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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훈 KAIST 교수]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할 단서 찾았다
[오지훈 KAIST 교수]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할 단서 찾았다
  • 장성환
  • 승인 2020.06.10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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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교수의 방 18

값싼 중성 전해물에서 다탄소화합물 선택 생성
이산화탄소 전환율 및 다탄소화합물 선택도 개선
공정 유지 비용 절감, 촉매 전극 수명 연장 기대

KAIST 연구진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산업적으로 고부가가치 물질인 다탄소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이산화탄소 농도 조절만을 통해 다탄소화합물 선택도를 크게 높인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살균·소독용이나 바이오 연료로 사용되는 에탄올, 화장품과 치과용 로션 또는 살균·살충제에 사용되는 프로판올 등을 생산하는 기존 석유화학산업의 지형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KAIST 신소재공학과 오지훈 교수 연구팀(사진)은 최근 이산화탄소 전기화학 환원 반응 시 값싼 중성 전해물(전해질)에서도 다탄소화합물을 선택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공정을 개발했다.

KAIST에 따르면 오 교수 연구팀은 중성 전해물을 사용해 구리(Cu)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기법을 도입했다. 그 결과 기존 공정에선 5.9%에 불과했던 이산화탄소 전환율이 새 기법에선 22.6%로 높아졌다. 다탄소화합물 선택도 역시 25.4%에서 약 62%로 향상됐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해 이를 고부가가치 물질로 전환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전기화학적으로 환원 반응시키면 수소, 일산화탄소, 메탄 등 다양한 물질이 동시에 생성된다. 이 가운데 2개 이상의 탄소로 구성된 다탄소화합물이 산업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녀 크게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전까지 학계에서 진행되던 연구는 탄소화합물의 선택도를 높이기 위해 주로 알칼리성 전해물에 의존하며 새로운 촉매 개발에 집중해왔다. 그러나 알칼리성 전해물은 부식성과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적용한 기존 공정은 유지 비용이 비쌀 뿐만 아니라 촉매 전극의 수명도 짧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오 교수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과 달리 역발상적 생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 구리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오히려 감소시켰음에도 성능이 떨어진다고 여겨졌던 중성 전해물에서 기존에 보고된 연구 성과를 뛰어넘는 고성능을 보여줬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중성 전해물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된 전극은 10시간이 넘도록 일정하게 높은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와 생성량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구팀은 구리 촉매 층의 구조와 이산화탄소 공급 농도·유량 제어를 시도했다. 여기에는 이산화탄소의 물질이동 모사 모델의 결과가 활용됐다. 그 결과 촉매 층 내부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내부의 농도가 최적일 때 다탄소화합물의 선택도가 높아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 교수는 “이산화탄소의 전기화학적 분해 연구의 경우 지금까지 촉매의 결정면, 크기 및 모양, 다른 금속 간의 계면 제어, 나노구조 제어 등에 초점을 맞춰 촉매 층의 구조나 이산화탄소 농도 및 공급 유량과 같은 전기 분해 장치의 시스템적 변수에 집중한 연구는 적다”며 “이번 연구로 산업적 활용 면에서 공정 유지 비용 절감은 물론 촉매 전극 수명 연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탄잉촨 박사 후 연구원과 이범려 석사과정이 제1저자, 송학현 박사과정 학생이 제2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셀 프레스(Cell press)에서 발간하는 에너지 분야 국제 학술지 `줄(Joule)' 5월 호에서 편집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특집 논문(Featured article)으로 게재됐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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