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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신청에 대기업 운영 포기설까지…경영난 심화되는 대학들
회생신청에 대기업 운영 포기설까지…경영난 심화되는 대학들
  • 장혜승
  • 승인 2020.05.21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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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지속적인 등록금 동결·인하 정책과 입학금 폐지 정책 등으로 대학들이 재정난을 호소하는 가운데 경영난이 심화되는 대학들이 늘고 있다.

대학들이 겪고 있는 경영난의 유형은 두 가지로 나뉜다. 법인 임원들의 재정관리 부실과 법인 운영을 맡은 기업의 실적 부진이다.

먼저 명지대, 명지전문대를 비롯한 대학과 초·중·고교 등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명지학원은 2018년 12월 채권자로부터 첫 파산 신청을 당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두 번째 파산 신청을, 그리고 지난 8일에는 SGI서울보증으로부터 회생 신청을 당했다.

파산이란 채무자의 모든 재산을 처분해 채권자들에게 나눠주는 과정을 말한다. 이에 비해 회생은 채무자의 빚을 일부 감면해주고 남은 부분은 앞으로 사업 등을 계속하면서 얻을 수입으로 변제하게 하는 제도이다.

발단은 2004년 명지대 용인캠퍼스 내의 실버타운 '명지엘펜하임 사기 분양 사건'이다. 명지학원은 명지엘펜하임을 분양·임대하면서 골프장도 조성하겠다고 광고했지만, 분양 당시 골프장 건설 허가조차 신청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명지학원은 2007년에야 도시관리계획 변경을 신청했지만, 용인시가 불허했다.

이에 33가구의 소유권자가 분양대금을 돌려달라며 손해배상 소송을 냈고, 2013∼2014년 최종 승소해 총 192억 원의 배상 판결을 받았다. 채권자들은 명지학원이 배상금을 주지 않자 2018년 서울회생법원에 명지학원 파산을 신청했다. 이후 일부 채권자는 명지학원과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권자들은 지난해 명지학원을 상대로 56억 원대 파산 신청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명지대 홍보팀 관계자는 “법인의 문제일 뿐 대학교는 영향이 없다. 오히려 인문사회캠퍼스의 경우 건물도 짓고 있고 법인도 계속 빚을 갚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앙대의 경우 학교법인을 운영하는 두산그룹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15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 순손실이 3799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 4분기 5249억원 순손실 이후 5분기 만에 최대 규모 적자다. 여기에 두산건설 실적 부진과 재계 15위로 순위 하락까지 겹치는 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두산건설의 실적 부진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부동산 경기 침체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중앙대 운영을 맡은 시점부터 위기가 시작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두산그룹이 중앙대 운영을 포기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중앙대 홍보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고 두산그룹 홍보팀도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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