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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비즈니스와 운동
공정무역 비즈니스와 운동
  • 조재근
  • 승인 2020.05.19 10: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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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무역 비즈니스와 운동
공정무역 비즈니스와 운동

장승권 김선화 조수미 황선영 응우엔하프엉 정지현 지음 | 한울아카데미 | 232쪽

공정무역은 20세기 중반 이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개도국 생산자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해 빈곤퇴치에 기여하고, 기존 무역 관행을 변화시키고자 시작되었다. 공정무역 기구들이 모여 결성한 FINE는 공정무역에 대해 “대화와 투명성, 존중에 기초해 국제무역에서 공평한 관계를 추구하는 거래 기반의 파트너십으로, 저개발국가에서 경제발전의 혜택으로부터 소외된 생산자와 노동자들에게 더 나은 거래조건을 제공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호해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라고 정의한다.

이렇듯 빈곤 감소와 사회 변화를 위한 실천운동인 공정무역은 주류화, 규모화, 다양화, 공정무역마을운동이 확산이라는 네 가지 흐름을 보이며 사업의 규모와 대중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공정무역마을운동은 유럽을 넘어서 북미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로 확산되어 왔다. 한국도 인천시, 부천시, 서울시, 화성시, 경기도, 하남시가 공정무역마을로 인정을 받았고 다양한 지역에서 공정무역마을운동을 추진하고 있다.

경영학 전공자, 공정무역 단체 임원 등 6명의 전문가가 뜻을 모아 출간한 이 책은 공정무역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거래관계에 집중해 다양한 연구 방식으로 공정무역을 톺아본다. 가치사슬, 제도실천행동, 포토보이스 등을 통한 분석, 실무자 및 관계자들을 면접조사를 했으며, 해외 연수 연구에서는 저자가 동행해 필리핀 현장을 생생히 전달한다.

저자들은 한국 공정무역의 주류화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적경제 기반 전략이 필요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비즈니스를 아우르는 비전을 수립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누구나 쉽게 공정무역에 관한 정보와 지식을 얻음으로써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저자들의 실천행동이다.

1장 ‘공정무역 가치사슬과 주류화’에서는 도허티, 데이비스, 트랜첼이 제시한 가치사슬 유형을 토대로 한국의 현황을 분석하고 시사점을 도출한다. 저자들은 관행 무역과 공정무역을 구별하는 핵심이 가치사슬이라 말한다. 가치사슬을 이해해야만 공정무역이 전개되는 전체 상황을 조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저자들의 핵심 주장인 공정무역 주류화의 의미와 과정, 그리고 일반 유통업체와 다국적기업이 참여하면서 불거진 페어워싱, 포섭, 희석 등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건강한 주류화 방안을 모색한다.

2장 공정무역마을운동에서는 국제적으로 통일된 정의를 갖고 있으나, 지역 특성이 제도에 반영되면서 제도를 생성하고 있는 과정을 문헌 연구와 면접조사를 토대로 제도실천행동 관점에서 분석해 다양한 행위자들에게 시사점을 제공한다. 정부, 사회적경제조직, 일반기업, 비영리조직 등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공정무역마을운동에 대해 저자들은 달성 시간의 단축보다도 상호 협의와 실천을 통해 지역사회에 건강하게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3장 ‘공정무역을 통한 협동조합 간 협동’에서는 정체성 형성, 네트워킹을 강화, 자산을 공유 등 공정무역 실천을 도입하여 국내외 협동조합 간 협동을 이끌어낸 두레생협의 사례를 고찰한다.

4장 ‘공정무역 실천공동체 학습’에서는 한국의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 필리핀 공정무역 생산지 해외 연수를 실천공동체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저자들은 학습자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이 일어나는 과정을 보토보이스를 이용해 상세히 드러냄으로써 기존 연구와 차별을 꾀했다.

5장 ‘생산국 공정무역의 발전’에서는 대부분의 공정무역 생산국 연구가 공정무역의 영향과 성과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이 장에서는 베트남 공정무역 조직들의 발전 사례를 통해 베트남 공정무역의 현황과 특수성, 시사점을 토론했다.

6장 ‘한국 공정무역의 발전 전략’에서는 공정무역 마을 만들기를 통한 민관협력 지역개발 전략, 글로벌 담론과 함께하는 국제개발협력 전략, 글로벌과 로컬의 공정무역을 통합하는 전략, 사회적경제를 기반으로 한 전략을 제시하며, “한국의 공정무역은 주류화되어야 한다. 그러나 주류화에 따른 문제를 해결할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 책의 핵심 주장을 다시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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