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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 조재근
  • 승인 2020.05.1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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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모든 책 위의 책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고운기 지음 | 현암사 | 228쪽

 

오늘날 우리는 『삼국유사』를 모르지 않는다. 교과서와 어린이 책, 인문 교양서에 이르기까지, 『삼국유사』를 변주한 책의 수는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삼국유사』는 낯설지 않다. 도리어 지나치게 친숙하다. 첫 페이지의 단군신화에 너무 깊숙이 매료되어, 『삼국유사』를 민족 신화와 역사의 교과서 같은 책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그 내용에는 이 땅에서 살아온 유명 무명의 수많은 사람들이 남긴 눈물 같은 이야기로 가득하다.
고려 국사(國師)를 지낸 일연이 고향으로 돌아가 필생의 작업으로 완성해낸 『삼국유사』에서는 일연이 직접 찾아다니며 듣고 보고 느낀 현장감이 그대로 느껴진다. 거기에 더해진 것이 바로 숱한 사람들의 눈물이다. 일연의 그 현장 감각이 담아낸 사람들의 숨소리, 그리고 눈물이 가득한 이야기는 『삼국유사』를 다른 책들이 따라가지 못할 우뚝한 경지에 서 있게 한다. 세상의 모든 논의 저 위에 있는 책, 그래서 『삼국유사』는 ‘모든 책 위의 책’이다.

일찍이 지은이 고운기 교수는 『삼국유사』를 “정녕 우리 역사를 지식인의 역사에서 민중의 역사로, 사대의 역사에서 자주의 역사로 바꿔놓은 책. 우리 문학을 지식인의 문학에서 민중의 문학으로, 사대의 문학에서 자주의 문학으로 바꿔놓은 책”이라고 평한 바 있다. 이 『모든 책 위의 책』은 지은이가 『삼국유사』 속에서 깊이 공감하며 읽을 만한 이야기, 다사다난한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삶의 지혜와 위로를 주는 이야기를 오늘의 우리 이야기와 함께 엮어낸 역사 에세이다.

이 책은, 첫째, 『삼국유사』로 ‘오늘’을 읽는다. 『삼국유사』 속 이야기의 어느 한 대목과 이에 견주는 지금의 이야기 한 대목을 자연스럽게 연결 지어 읽게 한다. 역사의 고금(古今)을 떠나 인정은 같은 것일 테고, 거기에 더해 일연의 심정을 한발 더 들어가 헤아리게도 된다. 옛날과 오늘이 이야기를 통해 만나는 것이다. 둘째, 사자성어로 읽는 『삼국유사』이다. 이야기의 키워드를 『삼국유사』의 원문 가운데 뽑아 새로운 사자성어(四字成語)로 만들었다. 그래서 그 사자성어가 『삼국유사』를 더 깊고 자세히 읽게 하는 돋보기와 같은 구실을 한다.

지은이 고운기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삼국유사』 전문가로 테마별로 다시 읽는 『삼국유사』 시리즈인 ‘스토리텔링 삼국유사’를 집필하고 있는데, 그동안 1차분으로 다섯 권(현암사)을 냈고 이어 2차분 다섯 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낸 이 『모든 책 위의 책』에는 좀 더 친근하게 핵심적인 『삼국유사』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지은이가 늘 마음에 새겨두어 ‘내 마음의 삼국유사’라 할 만한 이야기들을 실었다. 지은이가 찾았던, 일연의 숨결이 남아 있는 『삼국유사』의 역사 현장도 컬러 화보로 함께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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