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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충남대 의대 조교수] 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 당뇨병 발병률 낮춘다
[김형석 충남대 의대 조교수] 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 당뇨병 발병률 낮춘다
  • 장혜승
  • 승인 2020.05.06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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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교수의 방 13]

모유 수유가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률을 낮출 수 있음이 규명됐다.

KAIST 의과학대학원 김하일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장학철 교수 공동연구팀은 모유 수유가 산모의 췌장에 존재하는 베타세포를 건강하게 만듦으로써 출산 후 당뇨병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문준호 박사(서울대학교병원)와 김형석 조교수(충남대학교 의과대학)가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중개의학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IF: 17.16)’ 4월 29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임신성 당뇨병 및 출산 후 산모의 당뇨병 발병은 여성 평균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체 산모의 10% 이상이 임신성 당뇨병에 걸리고, 그중 절반 이상은 출산 후 당뇨병으로 연결된다. 또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당뇨병 발병률이 더 높다. 

당뇨병은 통상 심혈관 및 뇌혈관, 신경, 망막 질환 등의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여성의 건강과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위협적 요소로써 그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모유 수유의 당뇨병 예방 기전

모유 수유는 그동안 산모와 아기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다양한 이로운 효과가 있고 특히 당뇨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모유 수유는 산모의 에너지 대사를 개선해 대사적으로 이로운 효과를 유도함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유 수유의 대사 개선 효과가 어떤 병태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나타나는지는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논문 제1저자인 김형석 충남대 의대 조교수는 그 이유에 대해 “그동안 연구자들의 관심이 부족했고, 다른 인구 집단에 비해 산모를 연구하기 어려웠던 부분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모유 수유 중인 산모의 뇌하수체는 모유의 생산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프로락틴을 활발히 분비한다. 프로락틴은 혈당을 낮출 수 있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자극한다. 이때 합성되는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베타세포의 증식을 유발해 베타세포의 양을 증가시킨다. 뿐만 아니라 베타세포 내부의 구조물들의 손상을 유도하며 다양한 세포 기능 이상을 발생시키는 활성 산소를 제거해 산모의 베타세포를 보다 건강한 상태로 만든다. 따라서 모유 수유는 산모의 베타세포를 다양한 대사적 스트레스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연구팀은 174명의 임신성 당뇨병 산모들을 출산 후 3년 이상 추적·관찰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수유를 했던 산모들이 수유를 시행하지 않았던 산모에 비해 베타세포의 기능이 개선되고 혈당 수치가 20mg/dL 정도 낮아지는 현상을 확인했다. 또 수유를 시행한 산모들의 내당능이 수유를 시행하지 않았던 산모에 비해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의 기전은 임신 후 수유를 시행한 마우스와 시행하지 않은 마우스를 비교 분석 결과에서도 밝혀졌다. 수유를 시행한 마우스는 내당능과 포도당 자극 인슐린 분비와 같은 대사적 지표들이 개선되었으며, 이러한 효과는 췌장의 베타세포의 증식 및 기능 향상을 통해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 교수는 “모유 수유에 의한 베타세포의 기능 향상이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여성의 당뇨병 발병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모유 수유가 지닌 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수유가 끝난 후에라도 장기적으로는 당뇨병 예방 효과를 가진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혈당의 개선은 약을 복용하는 등의 치료나 개입이 있는 순간에 나타난다. 모유 수유는 당뇨병 발병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양을 증가시키는데 이런 베타세포 양의 증가 효과가 수유를 마치고 3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도 지속돼 혈당이 여전히 낮게 유지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아울러 김 교수는 “특히 모유 수유는 당뇨병 예방을 포함한 다양한 이점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으나 실제 어떤 기전을 통해 그러한 일이 일어나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많지 않았다”면서 “모유 수유의 이점에 대한 정확한 지식적 기반을 만든다면, 모유 수유의 권장을 통해 산모의 건강을 증진하고 나아가 보건의료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연구 주제를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연구를 수행하면서 흥미로웠던 점으로 김 교수는 수유의 당뇨병 예방효과가 기대보다 강력했다는 점을 들었다. 또한, 보통 연구 결과들이 실제 효용을 얻기 위해서는 많은 추가 연구와 개발 과정들이 필요하지만 본 연구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산모들에게 모유 수유를 권장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효용을 얻을 수 있어서 현실 문제 해결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의미가 컸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울러 김 교수는 “임상적인 연구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장기간 많은 사람의 도움과 양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힘든 부분들이 많았다”면서도 모유 수유와 세로토닌이 베타세포에 가지는 효과에 대한 추가적인 후속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고 향후 연구 계획을 밝혔다. 또한, 모유 수유 이외에도 장기적으로 여성 및 모성 건강에 대해 대사적인 측면에서 연구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보건장학회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김형석 조교수 약력>

2004 - 2010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2012 - 2018     KAIST 의과학대학원

2010 – 2012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조교
2018 – 2019    KAIST 연수연구원
2019 - 현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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