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5 (금)
동덕여대 학사분규 장기화 우려
동덕여대 학사분규 장기화 우려
  • 김조영혜 기자
  • 승인 2003.11.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육부, ‘일부 임시이사 파견’ 등 중재안 제시…교협 등 반발

▲11월 4일 수업거부 찬반 투표 이후 학생들이 강의실에 있는 책상을 건물 밖으로 빼내 강의실은 텅 빈 상태다. © 사진제공 잔다르크 동덕
학생 수업거부, 직원 파업으로 동덕여대가 학사운영에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부 이사진 개편을 중심으로 한 중재안을 내놨다. 그러나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등 학내 구성원들은 교육부의 중재안에 반발하며 ‘전원 임시이사 파견’을 요구하고 있어 동덕여대 학내분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 11월 17일, 교육부 사학정책과 관계자들은 동덕여대를 방문, △동덕여학단 이사진 9인 중 6인을 현 이사체제로, 3인을 동덕구성원이 추천한 사람으로 선임한다 △동덕여학단 정관, 학칙, 내부규정 등 구성원이 학교운영을 위해 수정을 요구할 경우 관련 제도 개정 △민주적인 대학으로 갈 수 있도록 교육부가 중재한다는 세 가지 조정안을 제시했다.

교육부의 이 같은 중재안은 법인이 교육부 감사 이후 새로 선임한 송석구 총장과 이은주 현 이사장의 대리인 자격으로 조원영 전 총장이 교육부에 출두해 면담 이후에 내린 결정이다.

사학정책과 관계자는 “동덕 구성원의 정서는 이해하지만, 현행 규정상 이사 전원을 승인 취소할 수는 없다”라며 송석구 총장에 관해서도 “송 총장은 법적으로는 적법한 총장이다. 송석구 총장을 중재대상으로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덕여대 교수협의회(회장 신동하 인문학부 교수 이하 교협)와 총학생회, 직원노조 등은 교육부 중재안에 강하게 반발하며 ‘현 비리재단 전원교체와 임시이사 전원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신동하 교협 회장은 “송석구 씨를 재단이 일방적으로 임명, 학내 분규를 첨예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부의 중재안은 시기상조”라며 “어떤 중재안도 송석구 총장 퇴진 이후의 문제”라고 못 박았다.

동덕여대 학내분규의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11월 4일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수업거부는 한달 남짓 계속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연일 거리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강의실 내 책걸상은 건물 밖으로 드러내져 있는 상황이며 건물 자체가 폐쇄돼 출입이 금지된 곳도 있다. 한 달째 책걸상이 운동장 등에 방치돼 비바람을 맞고 있는 셈이다. 교수 연구실도 폐쇄돼 교수들은 연구조차 할 수 없다.

학생들은 한 달째 이어지는 수업거부로 집단 유급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학생자치단체인 잔다르크 동덕의 방수진 씨(스포츠학과 4학년)은 “수업이 빨리 재개되려면, 임시이사가 파견되고 학사업무가 정상화 되는 길밖에 없다”라며 “학생들은 수업을 받고 싶다, 하지만 비리재단에 의해 선임된 송 총장이 있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싶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10월 30일부터 계속되고 있는 직원 파업으로 학사행정도 마비돼 있다. 입시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현재 입학관리실에는 과장과 조교만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실무인력이 없어 2004학년도 수시입학 합격자 발표 등 신입생 모집이 우려되고 있다.

교육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리지 않는 한 동덕여대는 학생 집단 유급 사태와 2004학년도 신입생 모집 불가 등 학사행정 마비 사태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신동하 교협 회장은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피해를 보는 것은 학생들”이라며 “교육부가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빠른 시일 내에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총학생회와 직원노조는 현재까지 이사진과 교무위원의 집 앞에서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연일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12월 2일에는 교수, 학생, 직원 대표가 머리를 삭발 할 계획이다.

지난 7월 교육부 감사에서 동덕여대는 보직자들에게 지급하는 정보비를 과대계상 해, 그 일부를 총장과 어머니인 이사장에게 지급하는 등 교비를 빼돌리고, 법인 직원의 인건비를 교비로 지급하는 등 대학의 교비를 총장과 이사장이 쌈지돈 주무르듯이 해온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