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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등록금 반환 요구 움직임…교육부와 대학은 난색
거세지는 등록금 반환 요구 움직임…교육부와 대학은 난색
  • 장성환
  • 승인 2020.04.28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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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넷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99.2% 등록금 반환 필요
서울·경기·대전 등 전국적으로 등록금 전체·일부 반환 요구
교육부는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 대학은 장학금 지급 방안 마련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총학생회가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서 '코로나19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학의 온라인 강의로 인해 양질의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등록금 반환 요구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 대신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라는 카드를 내놨고, 일부 대학은 특별 장학금 지급이라는 방안을 마련했다. 

27개 대학 총학생회로 꾸려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이하 전대넷)는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로 인한 학생들의 재난 상황이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며 "월세 지출, 구직난 등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을 위한 경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대넷이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국내 203개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 2만1천7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9.2%가 ‘상반기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학생들은 ‘원격 수업(온라인 강의)의 질이 떨어진다’, ‘학교 시설 이용이 불가능하다’ 등의 이유로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등록금 반환 형태에 대해서는 ‘납부한 등록금을 반환·환급해달라’는 의견이 87.4%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면 ‘학생 형편에 맞는 장학금을 지급해달라’는 데는 11%만 동의했다. 등록금 반환이 결정된다면 ‘절반을 반환해야 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55%였다. ‘20∼30% 반환’이 28.4%로 뒤를 이었고, ‘전액 반환’을 바라는 학생들도 9.5%에 달했다.

지난 23일에는 한국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 서울 소재 3개 대학 총학생회가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광장에서 ‘코로나19 대학가 대책 마련 촉구를 위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은 등록금 반환 요구에 책임 있게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지역 대학가에서도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재대 총학생회는 학생 교육권 보장과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는 대자보를 교내 곳곳에 붙였고, 한남대 총학생회도 학내 시설물 이용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등록금이라도 반환해 달라는 학생들의 여론을 학생복지팀에 전했다. 대전대 총학생회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시설 유지비 차액을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게 맞다며 학교 측에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다.

경기도대학생협의회 소속 15개 대학 총학생회도 지난 9일 교육부를 상대로 비대면 수업과 대면 수업 연기에 따른 상반기 등록금 반환에 대한 정확한 지침과 대책을 강구하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하지만 등록금 반환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대학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과 김헌영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 신임 회장은 지난 7일에 만나 대학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으나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지는 못했다. 게다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지난 1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등록금 반환은 대학 총장이 결정할 사안”이라고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대신 최근에 올해 2학기부터 학자금 대출 금리를 기존 2.0%에서 1.85%로 0.15%p 인하하는 대학생 지원책을 내놨다.

대교협 역시 지난 24일 전대넷과 처음으로 면담한 자리에서 등록금 반환은 어렵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학생 감소, 캠퍼스 방역, 온라인 수업 인프라 구축, 기숙사·식당과 같은 시설 미운영 등에 따른 대학 재정 악화로 등록금을 반환할 여력이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다만 대교협은 대학들이 긴축 재정을 통해 최대한의 가용 재원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에게 적절한 장학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각 대학들도 등록금 반환보다는 코로나19에 따른 특별 장학금 지급 형식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신학대, 계명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등은 재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10~2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중앙대와 한국외대 등 일부 서울권 대학에서도 장학금 지급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성금을 걷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사례도 있다. 이화여대는 동문, 교수, 교직원,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지난 8일부터 23일까지 '코로나19 극복 긴급 모금'을 진행한 결과 약 1억7천200만 원의 기금이 모였다. 동국대도 문과대학 교수 34명이 ‘코로나19 극복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1천만 원을 마련해 학교에 전달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내부에서도 대학 등록금 반환과 관련해 어떤 방안을 마련해야 좋을지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와 같은 대책으로 대학생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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