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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위기, 창직으로 해결하세요"
"청년 고용 위기, 창직으로 해결하세요"
  • 이진영
  • 승인 2020.04.16 12: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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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취업아카데미 운영기관 (주)아르케
'J크리에이터’ 등 창직과정 청년 1400명 연수
협약기업에 우수 청년인력 발굴·소개도

창간 28돌 교수신문·(주)아르케 공동기획

ⓒ픽사베이
ⓒ픽사베이

가파른 청년 고용절벽과 기업체의 경력자 채용 선호가 뚜렷한 가운데 대학졸업자가 곧바로 채용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생활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취·창업을 돕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우수 인재에 목마른 중소기업엔 적합한 인재를 발굴해 소개하는 기업 ㈜아르케를 방문해 청년취업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4년 디자인분야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글로벌 인재육성 취업과정 사업을 운영하며 출발한 ㈜아르케는 디자인과 IT분야를 융합한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해 지원해왔다. 2015년부터는 인문계특화과정을 운영하여 지난해까지 73개 대학 1,400여 명의 청년 대상으로 교육훈련을 진행한 기관으로 최근에는 교수신문과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특히 2017년부터는 기존 직무를 조사하고 분석하여 이를 바탕으로 신직업을 만들어가는 J크리에이터 창직과정을 신설해 전국 대학생을 모집해 운영해왔으며,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그들이 만든 300여 개의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청년의 경험을 설계하는 프로그램 구상

계무성 아르케 대표는 회사 설립부터 청년취업·창업 지원 교육훈련 서비스를 목표로 했다고 말한다. 십여 년의 공기업 근무와 문화콘텐츠 제작 벤처를 창업한 경험이 있는 계 대표는 인재양성(HR)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2010년부터 HR연구소를 설립해 청년의 직무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상상했다.

대졸 청년들에게 기본적인 디자인적 사고와 기술을 가르치면 취업 후 실무를 감당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란 생각을 하게 된 것도 그즈음이다. 스마트폰·PC·TV·태블릿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로 콘텐츠를 이용하는 엔스크린(N Screen Service) 시대로 사회가 빠르게 전환되는 만큼 디자인 요소의 중요성도 점차 커질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디자인을 보편적 직무로 규정하고 보편적인 디자인 스킬을 가르친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것이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이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지원으로 청년 미취업자에게 맞춤형 취업역량향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청년취업아카데미 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아르케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했다. 콘텐츠 개발에 필요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디자인 툴, 영상 편집 툴 등 꼭 필요한 프로그램도 기초부터 심화까지 단계별로 교육했다. 디자인, 영상 관련 직무에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들을 강사로 섭외해 기업에서 요구하는 직무경험과 신입직원이 겪는 경험 부족의 틈을 채워줄 수 있게 했다. 기업 CEO, 교수 등 연관된 이해관계자들의 강의도 마련했다.

수업 역시 실습 위주로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는 문제중심학습(Project Based Learning, PBL)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에 더하여 3회 이상의 기업탐방과 2회 이상의 워크숍, 노동인권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아르케의 구호가 ‘경험하며 배우자(Learning experiences)’인 만큼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우지 못하는 경험을 이곳에서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커리큘럼이다. 이러한 다년간의 프로그램 운영 경험을 토대로 올해도 대학 4학년 및 휴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스마트(UI/UX)웹디자인&모바일 콘텐츠개발 융합과정’이 개설되어 현재 참여자 모집 중이다.

왼쪽부터 계무성 (주)아르케 대표와 이문숙 이사. ⓒ아르케
왼쪽부터 계무성 (주)아르케 대표와 이문숙 이사. ⓒ아르케

창직과정의 꽃, J크리에이터

아르케는 청년들이 사회생활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는 기술 못지않게 태도와 마음이 중요하다고 보고 일에 대한 건강한 가치관을 스스로 세울 수 있도록 돕는 일에도 힘써왔다. 부모세대와 다른 사회·경제적 환경에서 성장한 청년세대가 조급한 마음으로 당장의 어려움에 좌절해 사회생활을 쉽게 포기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었다.

2017년부터 아르케는 그동안의 창직과정 내용을 종합한 성격의 청년프로그램 ‘J크리에이터’ 과정을 신설·운영해왔다. 창직이란, 창업과 구분하기 위해 고안된 말로 새로운 직업을 만드는 활동을 말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아르케가 운영하는 창직과정이란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 중 특별히 문화, 예술, 콘텐츠 분야 등 청년이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활동을 통해 개인의 직업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J크리에이터 창직과정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기존 운영기관의 창직사업은 운영과 활동편의를 위해 특정 대학을 선정하고 연수생을 모집하여 사실상 교내 창업동아리 학생들이 주로 참여하는데 그쳤다.

J크리에이터 과정은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참여자를 모집하는 만큼 관심과 열의만 있다면 지방소재 대학생들도 수도권 기업과 직업탐방의 기회를 얻을 수 있고, 다양한 지역과 전공 배경을 가진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운영기관 입장에서는 그만큼 실제 운영에 품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도 하다. 더 많은 청년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려는 아르케의 가치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2018년 5월 진행한 J크리에이터 2기 워크숍.
2018년 5월 진행한 J크리에이터 2기 워크숍. ⓒ아르케

2017년 1기 모집의 경우 120명 모집에 전국 92개 대학 403명이 신청하여 이 중 24개 팀이 선발되었다. 참여 대학생들은 팀을 만드는 것부터 활동을 시작하는데, 지역과 나이, 전공이 다른 학생들이 팀이 되어 활동하는 만큼 소통과 협력을 고민하면서 학생들은 사회를 배워간다.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이 모여 호흡하고, 시너지를 배가할 수 있다.

팀을 구성하면 첫 미션은 현재 있는 직업과 직무를 파악하는 일이다. 학생들은 관심 있는 영역의 기업과 직무를 조사하고, 5곳의 기업을 방문해 실무담당자와 인터뷰를 진행한다. 꾸준한 멘토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적인 직업세계를 경험한 뒤 관심 분야에서 창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취재결과는 또한 실무교육으로 습득한 기술을 활용해 영상과 카드뉴스 등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공유된다.

강소 협약기업과의 동행

2015년부터 현재까지 J크리에이터 1~2기 참여 학생 200여 명을 포함해 아르케가 운영하는 청년취업 아카데미에서 훈련을 마친 청년은 1400명이 넘는다. 연수생이 늘수록 이들이 나아갈 양질의 취업처 확보도 중요해졌다. 아르케는 신규 협약기업 발굴을 위해 고용노동부, 한국산업인력공단 및 SBA의 우수기업리스트에 올라 있는 2만 개의 기업리스트 확보하고, 기업들을 직접 만나 연수생들의 결과물을 소개하는 등 좋은 취업처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부분은 이문숙 이사가 담당한다.

이 이사는 직접 기업을 방문해 경영진을 상대로 청년취업아카데미 사업과 교육과정을 소개하는 것과 동시에 학생들이 취업하게 될지도 모를 기업의 면모를 직접 확인한다. 웹과 모바일, SNS를 적극 활용하여 꼼꼼하게 평판조사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한 번은 좋은 중소기업으로 언론에 자주 소개되던 기업체를 방문했다가 청결상태와 사무실 분위기에서 이상 흐름을 느끼고 여러 차례 추가로 방문하면서 실제로는 직원 급여가 수개월째 체불되었음을 알게 됐다. 건실하고 좋은 알아보는 일에 더 큰 책임을 느낀 경험이었다.

과정을 마친 학생들이 진출할 회사를 고른다는 마음으로 하나씩 확대해온 협약기업은 2015년 13개사(사원총수 325명, 매출총액 757억)에서 2019년 57개사(사원총수 2,600명, 매출총액 5,537억)로 증가했다. 올해도 꾸준히 확보해 협약기업 취업률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우수 인재가 우수 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해주는 일이 청년취업아카데미의 또 다른 목적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청년취업아카데미 전문가 특강
청년취업아카데미 전문가 특강. ⓒ아르케
전문가 특강에 참여한 청년취업아카데미 참여 대학생들.
전문가 특강에 참여한 청년취업아카데미 참여 대학생들. ⓒ아르케

 

믿어주는 만큼 책임을 다하는 청년들

아르케의 청년취업아카데미 과정을 경험한 학생들은 이듬해 선후배를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J크리에이터 창직과정 연수생은 모집인원의 40% 이상이 이전 기수의 추천을 받아 지원한 경우였다. 참여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는 양질의 프로그램에만 기인한 게 아니다. 학생들은 계 대표와 이 이사를 비롯한 운영기관 실무진의 믿음을 받는 만큼 개인과 팀에 부여된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다. 책임만큼 성장한 것은 물론이다.

이러한 아르케의 운영 철학이 드러나는 부분이 예산 집행 방식이다. 예산을 직접 운영하는 다른 기관들과 달리 아르케는 J크리에이터 팀별로 직접 집행해보도록 한 것이다. 참여 팀에 카드를 지급하고 지출계획 수립부터 증빙서류 준비까지 청년들이 직접 해보도록 안내한다. 학생들이 직접 돈을 써보는 것도 훈련이라고 생각해서다.

“거부도 당해보고, 잘못 사용하면 바로잡아보기도 하면서 모든 돈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걸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을 위한 예산 아닌가.” 이문숙 이사의 말이다.

팀당 최대 6백만 원까지 예산이 지원되다 보니 진행 과정에서 학생들의 문의에 일일이 답해주고 준비해온 회계서류를 세세히 확인하고 보완하는 작업도 적지 않은 품이 드는 일이다. 학생모임인 만큼 적은 금액의 편의점 영수증이 많아 회계감사 때마다 눈총도 많이 받는다. 그래도 이 방식을 고수하는 건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믿음과 책임의 가치를 깨닫기 바라서이다.

J크리에이터 참여대학생들의 팀 모임 모습.
J크리에이터 참여대학생들의 팀 모임 모습. ⓒ아르케

 

큰 나무가 모인 울창한 숲을 꿈꾸며

자사를 소개할 때 계 대표는 ‘업체’라는 말보다 ‘운영기관’이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이윤보다 가치를 우선하여 추구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는 공공사업을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했다.

계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만 해도 주어진 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런데 6년째 사업을 운영해보니 우리가 왜 다른지 알게 됐다. 우리는 교육대상인 학생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그들이 그다음에 가야 할 곳인 기업까지 바라보고 있어서 생각할 게 많았던 거다.”라고 말했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과 다른 교육기관에서 제공하지 못하는 직업능력 훈련기회를 제공하는 것, 그것이 아르케의 사명이라고 그는 믿고 있다.

(주)아르케의 로고
(주)아르케의 로고

아르케의 사명(社名)에는 ‘빅트리(Big Tree)’라는 독특한 수식어가 붙어 있다. 꿈꾸는 대로 결실을 맺는 나무를 상상하며 설립 초기에 지은 말이다. 아르케가 지금 만나는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꿈을 실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나무이고 싶고, 그들도 장차 어딘가에서 큰 나무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표현이다. 지금 심고 있는 씨앗들이 열매를 맺게 될 때쯤이면 좋은 인재들로 울창한 숲을 이룬 우리 사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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