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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김경헌 교수】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문을 열었다
【고려대 김경헌 교수】친환경 플라스틱 개발, 문을 열었다
  • 장성환
  • 승인 2020.04.01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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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무수당 성분 가공
생물학적 공정 통해 전환
협심증 치료제 성분 활용
김경헌 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기업이 경제성을 더해 대량생산 기술만 갖춘다면
석유자원 고갈돼도 다양한 친환경 물품 생산 가능

원료 고갈 걱정 없이 친환경 플라스틱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생명공학과 김경헌 교수 연구팀과 미국 일리노이대 진용수 교수 연구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홍조류 자원을 이용한 바이오에너지 및 바이오화학물질 생산에 성공했다.

지금까지 다수 연구자들이 화석연료로 만들어낼 수 있는 에너지와 다양한 물질들을 지속 가능한 미래 에너지 자원인 미생물, 식물, 동물 등의 생물체로 만들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사탕수수, 옥수수와 같은 식량을 이용해 바이오에탄올 등을 만들어 보고자 했으나 윤리적인 부분과 식량 가격이 급등할 거라는 문제점으로 인해 식품으로 이용할 수 없는 갈대·억새와 같은 비식용 작물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그러나 이들은 리그닌이라는 주요 구성 성분이 높은 함량으로 단단한 구조를 형성하기 때문에 쉽게 분해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해양식물자원인 해조류는 리그닌 함량이 매우 낮아 구조가 단단하지 않고 쉽게 분해돼 자원으로 이용하기 더 유리했다. 또한 해조류는 이산화탄소를 고정해 공기 중 탄소를 제거하는 효율이 매우 높으며 육상식물과는 달리 넓은 경작지나 비료, 농업용수가 따로 필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해조류들은 육상식물에는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탄수화물로 구성돼 있었다. 예를 들어 다시마와 같은 갈조류는 알긴산(alginate)이라는 구성 성분을 지니고 있으며, 꼬시래기 또는 우뭇가사리와 같은 홍조류는 아가로스(agarose)라는 구성 성분을 지니고 있다. 현재까지 갈조류에 대한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홍조류에 대한 연구는 미흡한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조류만 10년 넘게 연구해온 김 교수는 지난 2017년부터 ‘무수당(3,6-anhydrogalactose, AHG)’이라는 성분으로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 아가로스는 무수당과 갈락토오스로 구성돼 있는데 갈락토오스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흔한 당으로 미생물이 성장을 위해 쉽게 사용 가능하지만, 무수당은 육상식물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당으로 이를 대사할 수 있는 미생물은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무수당은 독특한 고리 형태로 인해 산과 열에 매우 취약해서 쉽게 변성되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서 다른 유용한 물질을 생산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연구진들은 무수당의 불안정성을 해결하고 다양한 플랫폼 화학물질로 전환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 화합물을 생산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홍조류의 대표 다당류인 아가로스로부터 무수당을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화학공정 및 생산된 무수당의 알데하이드 그룹을 생물학적으로 환원시킬 수 있도록 대사공학기법을 이용한 재조합 효모를 만들어 생물학적 공정을 통해 열 안정성이 높은 알코올 형태인 무수당알코올(AHGol)로 전환할 수 있는 통합 공정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이 무수당알코올은 비누, 화장품, 의약품, 살충제 등에 사용되는 중요한 플랫폼 화합물인 지방산에스테르로 전환될 수 있어 그 의미가 크다. 뿐만 아니라 물 한 분자를 더 제거함으로써 플라스틱, 습윤제, 협심증 치료제 등에 사용되는 범용 화합물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로 전환될 수도 있다. 이번 결과를 통해 앞으로 홍조류를 자원으로 이용한 여러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는 “홍조류의 경우 해조류 식물과 유사해 자라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장점이 있어 완벽한 친환경 생물 공정을 이룰 수 있다”며 “기업이 경제성을 더해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만 갖춘다면 석유 자원이 고갈되더라도 여러 친환경 물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지원사업 및 C1가스리파이너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지난 2월 24일 영국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 Green Chemistry에 게재됐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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