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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툭하면 "off"
온라인 강의, 툭하면 "off"
  • 장성환
  • 승인 2020.03.31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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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고도 온라인 수업 한다는데
앞서간 대학들 "우리도 벅차다"
노하우 고개 못넘으면 '교육 질' 추락 우려
온라인 강의, 대학 곳곳서 한숨소리
연세대학교 교수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연세대학교

전국 초·중·고등학교의 순차적 온라인 개학이 결정된 가운데 이보다 앞서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에서는 급작스러운 변화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각 학교·교수(교사)의 여건은 생각하지 않고 학사일정만 고려해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교육부는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협의해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및 특수학교의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4월 1일부터 일주일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9일에는 고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3학년, 16일은 고등학교 1~2학년과 중학교 1~2학년 및 초등학교 4~6학년, 20일은 초등학교 1~3학년 순으로 시차를 두고 온라인 개학을 진행한다. 유치원은 등원 개학의 기준이 충족될 때까지 휴업을 연장한다.

또한 신학기 개학일이 확정됨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 일정을 조정해 수능은 12월 3일로 2주 연기하고,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로 16일 늦춘다. 정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도 11월 30일에서 12월 14일로 연기한다. 이에 따라 기존 공표된 일정보다 수시 모집 기간은 3일 내외, 정시 및 추가 모집 기간은 11일 내외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미 온라인 강의로 학사일정을 시작한 대학에서는 인프라 부족과 수업 질 저하 등의 이유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전국 대학들은 지난 16일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개강을 했지만 서버가 다운되거나 강의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교수와 학생 모두 온라인 강의 방식이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갑작스러운 전환으로 대학도 준비가 안 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사이버 대학 강의와 다를 바 없다며 수업의 질이 낮고 불편하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고, 교수들도 처음 해보는 수업 방식에 힘들어하고 있다. 

김진균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부위원장은 “현재 대부분의 대학이 온라인 강의 관련 준비 부족으로 교수가 카메라 등의 필요 물품을 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게다가 오프라인 수업만 하던 교수들이라 노하우와 기술 부족 등의 이유로 평소 수업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함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강의 결과물 질이 떨어져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이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서울대·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중앙대·숙명여대·광운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3월 말까지 예정돼있던 온라인 강의 일정을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고려대와 동국대는 1주 연장한다. 성균관대는 아예 1학기 수업 전체를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기로 했다.

김용재 성신여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아무리 댓글과 채팅 기능이 있다고 해도 온라인 강의는 기본적으로 주입식 교육 형태가 될 수밖에 없어 교육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수업 외적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도 너무 많다”며 “현재 서버 불안 등 기술적인 문제로 실시간 강의가 아닌 녹화 방식을 쓰고 있는데 용량 때문에 15~20분씩 짧게 나눠 올려야 하기 때문에 수업 흐름이 너무 끊긴다”고 토로했다.

정부 대책이 학교와 학생 중심이 아니라 기존 학사 일정을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는 교육 편의만 생각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각 대학의 개강일이 더 늦어지더라도 정상 수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뒤 최후의 방법으로 온라인 강의를 시행했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정부가 유·초·중·고등학교의 정책에만 집중하면서 대학 관련 대책은 등한시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7일 교육 분야 추가경정예산 2천872억 원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이중 대학 온라인 강의에 지원하는 예산은 18억 원에 불과했다.

장승기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는 “학생들 얼굴을 못보고 허공에 얘기하니 제대로 수업하는 듯한 느낌이 나지 않는다. 온라인으로도 채팅을 통해 소통은 되지만 학생들과 교감을 할 수 없어 수업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며 “대학별 환경과 여건이 다른데 너무 급하게 온라인 강의로 전환돼 힘든 면이 있다. 이번 학기 강의 중 실습수업도 있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장성환 기자 gijahwan90@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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