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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호]전문대학 교수들 ‘수난시대’
[260호]전문대학 교수들 ‘수난시대’
  • 손혁기·허영수 기자
  • 승인 1970.01.01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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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마다 학생모집이 어려운 가운데, 몇몇 대학들이 "학생을 모집하지 못했다", "학생모집을 위해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고 기존의 과를 폐과시킨다" 는 등의 이유로 교수들에게 해임 또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내렸다. 그러나 해임된 교수가 ‘기부금 거절’ 등이 실제 이유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기부금 안 내서 해임됐다” 주장

성화대학2000년 3월에 전남 강진의 성화대학에 계약제 전임강사로 임용돼 3년 동안 행정계열 교수로 재직해왔던 ㄴ교수는 지난 1월 대학의 사무국장으로부터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말을 들었다.
ㄴ교수는 임용된 이후 임용장과 임용통지서를 받아본 적도 없고, 2001년, 2002년 1년씩 계약을 연장하면서 한번도 ‘계약서 부본’을 받지 못해 현재 이 대학과 계약했었다는 증명서가 아무 것도 없다.
다만 ㄴ교수는 학교측에서 기부금을 강요했으나 이를 거절한데 따른 보복성 인사라고 추정할 뿐이다. ㄴ교수는 “2002년 11월 부학장으로부터 학교측에 돈을 내고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게 어떻겠냐는 등 기부금을 강요받았지만 이를 거부하자 내쫓기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학측은 “학생감소로 인해 계약연장이 어렵다”며, ㄴ교수가 학생모집 실적이 저조하고, 대학의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전 아무개 부학장도 “당시에 만나서 학과운영에 대해 논의한 적은 있으나 기부금을 강요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ㄴ교수가 자신보다 학생모집 실적이 저조한 교수도 계약이 연장됐다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임용보장을 조건으로 한 금품요구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학과 명칭변경 ‘폐과’로 바꿔 해임

가톨릭 상지대학김종렬 가톨릭상지대학 교수(실내장식조형전공)는 지난 달 7일 대학으로부터 ‘실내장식조형전공 폐과에 따른 해임(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 김 교수는 2007년까지 부교수로 임용이 보장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2월 28일자로 해임된 것.
문제가 되는 것은 ‘실내장식조형전공’이 과연 폐과됐냐라는 부분이다.
가톨릭상지대는 지난 해 5월 교육부에 산업디자인전공과 실내장식조형전공 등 두 가지 전공으로 이뤄진 ‘산업디자인계열’을 산업디자인과로 변경하고, 실내디자인과를 신설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으며, 지난 해 10월 교육부로부터 확정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폐과된 실내장식조형전공(2002)과 신설된 실내디자인과 교육과정(2003)이 거의 동일하다는 점 △ 실내장식조형전공 학생들이 실내디자인과 학생으로 그대로 옮겨진 점 등에서 볼 때, 폐과라기보다 단순한 학과명칭 변경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김 교수는 “학장이 교협활동 등으로 밉보인 나를 지난 2001년 과원(초과)을 이유로 해임시키려다 실패하자, 이번엔 ‘폐과’를 이유로 해임시키려 한다”라면서 “일종의 위장정리해고”라고 주장했다.
류강하 학장은 “학생모집이 안돼 학과의 성격을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라면서 “학과명칭변경이냐 폐과냐의 여부는 법원이 판결할 것이며, 그 결정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김 교수는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 ‘임시직위보전 가처분신청과 교육부 교원징계재심위에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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