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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이 마음으로 쓴 인간학 교과서
사마천이 마음으로 쓴 인간학 교과서
  • 허정윤
  • 승인 2020.02.28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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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어록, 저자 김원중 |민음사 |페이지 424

『사기』는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는 치욕을 겪으면서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발분(發憤)의 마음으로 쓴 역사서다. 사마천의 『사기』는 2000년이 넘도록 ‘인간학 교과서’라고 불리며 생생한 인간상을 담아냈다. 2011년 9월 김원중 단국대 한문교육과 교수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인으로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사기』 전편을 완역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그중 가장 먼저 출간된 『사기 열전』은 <교수신문>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에서 최고 번역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 교수가 완역한 『사기』는 4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대작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기 열전』만 해도 전체 1800여 쪽에 달해 독자들이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에 김 교수는 현대의 독자들에게 가장 뜻깊은 명언을 가려 뽑아 해설을 달았다. ‘인간과 권력의 본질’은 무엇이며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파고든 사마천의 성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장들이다. 『사기어록』은 ‘나’로부터 ‘타인’으로, ‘세상’으로, ‘시대’로 이어지는 맥락을 따라 4부로 구별, 지금 당면한 과제의 기준점에서 그 역사적 의미와 삶의 지혜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사기어록』에서 백미를 이루는 것은 사마천이 인물을 총평하거나 상황을 빗대어 한 말들이다. 시대를 풍미한 자들은 왕후장상만이 아니다. 제도권 안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시대에 족적을 남긴 자들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아무런 지위도 없이 절치부심하면서 세상에 빛을 던진 사람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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