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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240)] 긴 꼬리 휘말리며 겨울 바다 가르는 깃
[권오길의 생물읽기 세상읽기(240)] 긴 꼬리 휘말리며 겨울 바다 가르는 깃
  • 장성환
  • 승인 2020.02.2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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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꿩
바다꿩(제공 - 아카데미서적)
바다꿩(제공 - 아카데미서적)

지난해 12월 말 강원일보(江原日報)에 속초 청초호에 유유히 떠있는‘바다꿩’사진이 났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좀이 쑤셔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고얀 버릇이 있는지라 녀석이 어떤 바닷새인가를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바다꿩이라는 이름 또한 궁금증을 부쩍 북돋웠으매….
  미리 말하지만 이 새는 긴 꼬리를 휘날리며 날아가는 모습이 천생 산자락의 장끼 까투리를 빼닮았기에‘바다꿩’이란 이름이 붙었다. 그리고 속초 영랑호와 청초호에는 이번 겨울도 희귀 철새들이 잇따라 관찰돼 서식지 따위를 관찰하는 탐조인(bird watcher)들과 생태사진작가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바다꿩은 이곳 말고도 강릉 경포호수에도 예전에 가끔 나타났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바다꿩(Clangula hyemalis)은 오릿과의 중간 크기(中型)인 바다오리 일종으로 수컷은 몸길이 57cm, 암컷은 31cm 안팎이고 몸 색은 띄엄띄엄 검은 갈색 무늬가 있고 머리․목․배는 희다. 
  바다꿩(sea pheasant) 수컷은 오리와 비슷하나 꽁지깃 두 개가 매우 길기 때문에‘long-tailed duck’이라 불린다. 겨울에 매우 드물게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겨울철새로 강물이 바다로 흘러드는 어귀(河口)에서 겨울나기(越冬,wintering)도 한다. 
  바다꿩은 해양성 오리로 암수가 매우 다르다. 수컷은 꼬리의 중앙 깃이 길기 때문에 암컷보다 더 커 보일뿐더러 매우 다양한 깃털 형태를 가진다. 크게 보아 늦은 봄, 여름, 겨울철에 따라 3가지 형의 깃털(feather)을 갖는다. 
  늦은 봄에는 수컷 몸이 거의 다 검은색이지만 어깨 사이는 밤색이 도는 담황색이고, 옆구리는 흰색, 눈 주변에는 회색 무늬가 있다. 그리고 여름에는 옆구리와 가슴 옆이 회색이고, 날개는 담황색이 더 짙다. 겨울 깃은 머리, 등과 배가 흰색이고, 귀․가슴․날개와 꼬리의 중앙 깃은 검은색이다. 그리고 겨울에는 머리꼭지가 검은색이고, 봄과 여름에는 목에 흰색의 띠가 있다. 암컷은 수컷보다 꽁지 깃이 짧고, 날 때 암수 모두 날개는 검게 보인다. 어린 새끼들은 털색이 흐릿한 암놈 어미를 닮았다.
  이 새는 주로 연체동물의 복족류(고둥무리)를 먹고, 갑각류와 환형동물, 곤충, 잔고기 따위도 잡아먹으며, 수생식물의 뿌리나 조류(藻類,algae)까지도 먹는다. 바다 가까운 곳에서 먹이를 찾지만 깊게는 60m까지 잠수하는데, 어느 오리보다 최고로 물속 깊이 잠긴다고 한다. 
  바다꿩처럼 암수 외부 형질이 매우 다른 것을 암수이형(雌雄異形,sexual dimorphism)이라 한다. 사람에서 남성의 튼실한 근골(筋骨)이나 터부룩한 수염이나 여성의 두터운 피하지방이나 유방 따위도 일종의 암수이형인데 이는 二次性徵(secondary sexual character) 탓이다. 
  아무튼 암수가 크기나 형태, 체색 따위가 다른 것이 암수이형인데, 암컷은 보통 정적이기 때문에 짝짓기(交尾,mating)를 하기 위해 수놈들이 적극적으로 찾아나서야 한다. 또 암수이형은 생식시기에 암수가 힘을 덜 드리고도 서로를 빨리 알아차리고 짝을 지을 수 있다.  
  그리고 곤충․거미류․어류․조류들은 수컷보다 암컷이 몸집이 훨씬 크다. 하지만 조류나 포유류들은 되레 수컷이 더 크다. 어쨌거나 암컷은 에너지가 많이 드는 아주 커다란 난자를 만들어야 하지만 수컷은 난자보다 수십만 배나 작은, 허접한 정자들을 만든다. 그리고 암컷이 클수록 건강한 후손은 많이 생산할 수 있고, 또 자손을 잘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바다꿩은 먼 바다(遠洋)에서 겨울을 나지만, 크고 깊은 담수호나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기수(汽水)지역, 석호(潟湖) 등 내륙에도 들린다. 여기서 석호란 사취(沙嘴, 모래가 해안을 따라 운반되다가 바다 쪽으로 계속 밀려 나가 쌓여 형성되는 해안 퇴적지형)나 사주(砂洲, 바닷가에 생기는 모래사장) 가 바다 입구를 막아 바다와 분리되어 생긴 호수를 이른다. 우리나라에서는 강릉 이북의 해안에 많이 발달하였고, 영랑호, 청초호가 대표적이다. 
  바다꿩은 유라시아 북부, 북미 극지방 등등 북반부 여러 곳에서 번식하고, 일본 북부․한국․중국 일부․유럽중부․바이칼호수 등지에서 월동한다. 가장 많이 겨울나기를 하는 곳은 유럽 대륙과 스칸디나비아반도 사이에 있는 발트해(baltic sea) 연안으로 450만여 마리가 몰려든다고 한다. 한국에는 매우 드문 겨울철새로 한국이 월동 분포권의 최남단이라 도래(渡來) 개체 수와 도래 빈도가 매우 낮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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