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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성질
효율성: 효과적이고 능률적인 성질
  • 교수신문
  • 승인 2020.02.20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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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우리가 가장 좋아하고 추구하며 이루고 싶은 성질을 나타내는 단어가 아닐까. 이공계, 특히 공학에서는 연구 목적의 핵심이라고도 볼 수 있는 가치로, 최소한의 에너지 또는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 결과, 이득을 얻는 것을 말한다. 에너지 손실 없이, 낭비되는 자원과 비용 없이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효율성 높은 이론, 소재, 실험방법, 장비 개발을 위해 우리는 오늘도 학습하고 실험하고 분석한다.

우리가 이토록 추구하는 효율성, 우리의 인생에서는 어떨까? 우리는 우리의 진로도, 크게는 인생도 효율적이길 바라지만 대부분의 실상은 조금 다르다. 학위를 위해 박사과정 연구를 시작하게 되면 연구뿐 아니라 연구실 잡무, 조교업무, 각종 행정처리 등 내 연구역량 키우기에 방해가 되고 낭비되어 보이는 시간들이 가득해 보인다.

이런 경우를 보고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아는 위대한 연구와 발견 역시 효율적인 진행 방향으로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견되기도, 전혀 다른 실험 설계에서 엉뚱한 결과로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의 연구역량을 키우고 더욱더 훌륭한 연구개발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교수님들과 선배들에게 배웠던 것들과 개인적으로 느꼈던 것들을 2가지 소개하고 싶다.

첫째, 그 어떤 것도 쓸모없는 지식이나 학습은 없다. 배울 수 있다면 배워라. 한 예로 박사과정 중 뜬금없게도 큰 도움이 된 것은 대학생 때 우연한 기회로 배워 놓은 포토샵(사진·그림 편집프로그램)이었다. 보고서 작성 때도, 발표자료를 만들 때도, 심지어 논문 graphic abstract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고 현재도 직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내가 포토샵을 배울 때 '뭐 공대생이 이런 거 배워서 쓸모가 있겠어?'라고 무시했다면 앞서 말했던 유익은 없었을 것이다. 현재 어떤 것을 배우고 싶거나 배울 기회가 있는데 고민이 된다면 그 학습이 내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그 당시에 보이지 않아도 그 유익이 미래에 있을 수 있으니 꼭 배우기 바란다.

둘째, 질문을 부끄러워하지 말아라. 박사학위 받을 때 지도교수님께서 해주신 말이 있다. "박사학위는 운전면허증과 같다. 운전면허증이 운전의 숙련도를 보장해주지 못하듯 박사학위가 내가 훌륭한 연구자라는 것을 보증해주지는 않는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박사가 모르는 것에 대해서 질문하기는 쉽지 않다. '나는 박사인데… 이런 것도 모르냐고 무시당하면 어떡하지?'하는 두려움에 질문을 삼키기도 한다. 그러나 ‘박사란 자신이 얼마만큼 많이 모르는지 아는 사람’이라는 말처럼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석사든 학사든 후배에게도 묻는 것을 두려워 말고 서로 도움받고 돕는 것이 서로의 연구역량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서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러나 쓸모없어 보였던 것들의 유용함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며 후회를 기대로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이성진 
한양대학교 에너지공학과에서 고분자 복합 소재와 고분자 전해질 소재 연구로 박사학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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