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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진단 : 사이버 대학 그 가능성 2 - 강의의 문제점
기획진단 : 사이버 대학 그 가능성 2 - 강의의 문제점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1.03.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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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20 11:48:24
최근 연세대가 2천1백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이버강의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6.3%의 학생들이 접속과 페이지 변환속도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응답을 했으며, 접속성공율에 대해서도 45.6%가 불만족이라고 대답했다. 가상대학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충남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통신속도의 불량이 가장 커다란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사이버교육에 있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문제점으로 시스템의 불안정으로 인한 접속불량이나 통신속도 등 기술적인 측면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꼽을 수 있다. 시스템지원 미비로 나타나는 문제는 학생들의 학습동기와 학습기회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며, 사이버교육의 존폐에 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강의는 사이버 과제는 오프라인

사이버교육은 강의실에서 실시하던 면대면 강의를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 옮겨놓음으로써 변화된 교육환경에 따른 요건을 충분히 갖추어야만 한다. 시스템과 관계된 부분들의 개선을 사이버교육의 전제조건이라고 할 경우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 바로 컨텐츠이다. 컨텐츠는 면대면 강의에서 교수의 역할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 사이버대학에 개설된 컨턴츠는 일률적으로 매뉴얼이 구성되어 각 강좌의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이인호 한양대 교수(중어중문학과)는 “각 대학마다 강의를 제작하는 포맷과 솔루션이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있어 강좌마다 독특함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학문 분야가 사이버 교육에는 적절하지 못한 과목이 개설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싸이버대학 운영에 참가한 김대원 명지대 교수(전기정보제어공학부)는 “디자인과목을 사이버강의로 개설해 놓고 강의는 사이버로, 숙제는 오프라인으로 실시해 학생들의 불만을 사 실패하는 경우가 있다”며 학문의 수준과 강의방식에 대한 고민도 없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사이버 강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인호 교수는 “사이버대학에 개설된 강좌가 고시를 위한 법학과나 경영, 정보통신기술 등 실용적인 분야에 국한돼 있다”며 “가상공간이지만 일종의 커뮤니티로써 인간의 냄새가 배어나는 인문학이 배제됨으로써 사이버교육은 잠재적 위기속에 출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사이버교육은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것이 전제된다는 점에서 교육공학적으로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컨텐츠의 개발이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깊지 못하다.
싸이버 교육은 쌍방향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현재는 교수대비 학생수가 지나치게 높아 그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전임교수 1명이 3백명 담당

현 평생교육법시행령 33조는 “사이버대학은 전임교원과 조교를 학과별로 각각 1인 이상 두어야한다”는 최소한의 기준만을 제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재 각 사이버대학의 교수는 전임교수가 4명에서 5명으로 교수 1명당 학생수가 1백명에서 많게는 3백명에 이른다.

김대원 명지대 교수(전기정보제어공학부)는 “교육공학분야의 전문가들은 25명 정도가 적절하다고 제안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이광준 교수(서울디지털대 법학과)는 “많은 신입생들이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몰라 공지사항의 내용조차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사이버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학습자들에게 기본적인 컴퓨터 교육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사이버교육이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학습활동지원 인프라, 인적조직 인프라, 시스템 인프라, 개발 및 관리 인프라, 연구지원 인프라 등 세부 평가 기준을 정해 교육에 대한 질적 관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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