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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왜 이렇게 늘었나? 
대학, 왜 이렇게 늘었나? 
  • 이진영
  • 승인 2020.02.07 1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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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 설립요건 완화
재원 확보 안 돼도 허가

한국에 대학이 급증하게 된 계기는 2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5년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부는 ‘대학교육의 획일화’라는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특성화된 대학 설립이 용이하도록 대학 설립 기준을 완화했다. 

4년제 대학을 세우기 위해서는 33만 m² 이상의 학교 부지와 부지 비용을 제외한 1200억 원 이상의 재원 확보 기준을 충족시켜야 했으나 이때부터 일정 요건만 갖추면 설립을 허가하는 설립준칙주의를 채택한 것이다. 그 결과 4년제 대학 37개와 전문대 18개 등 총 55개 대학이 새로 문을 열었다.

당시에도 부실대학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가 사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리·감독이 철저하지 못했고, 그새를 틈타 문어발식으로 세워진 부실 대학이 늘어났다. 대학을 세워 학생들이 납부한 등록금으로 다시 다른 땅을 사서 대학을 세우는 방식이었다. 재원이 시설투자나 학생을 위해 쓰이지 않으니 교육의 질도 좋아질 리 없었다. 

전국이 비리 사학의 학내 분규로 들끓는 가운데 2013년에는 관리·감독의 주체인 교육부 감사담당자가 교비 등 1000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남대 설립자로부터 장기간 돈을 받고 감사 정보를 넘겨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일까지 발생했다.

교육부는 비리·부실 대학에 한시적으로 학교 운영을 맡는 관선 이사를 파견했으나 이들은 대학 정상화 의지가 크지 않아 10년 넘게 관선 체제가 이어지는 대학도 다수였다. 관선 이사로 파견된 이들이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라 비판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덧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의 여파로 과도하게 늘어난 대학들 중에서 정원 미달 대학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진영 기자 jilongy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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