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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좌담] ⑧ 대학공동체의 지향 가능한가-신년 전망
[신년좌담] ⑧ 대학공동체의 지향 가능한가-신년 전망
  • 김범진
  • 승인 2020.02.01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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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

<교수신문>은 신년을 맞아 2019년을 결산하고 새로운 한 해를 그려보는 좌담회를 한국대학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했다. 지난 8월 시행과 함께 대학사회의 변화를 초래한 강사법과 오는 3월 31일 합법화를 앞두고 있는 교수노조, 대학평가, 사학혁신 추진방안, 국가교육위원회 이슈 등 대학사회 전반과 한국사회를 논한 이번 좌담에는 김종엽(한신대), 조상식(동국대), 홍성학(충북보건과학대) 교수가 참석하고 윤지관 전 한국대학학회장(덕성여대 명예)이 좌장을 맡았다. 기획 및 정리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신년좌담]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

참석자: 김종엽(한신대, 사회학) 조상식(동국대, 교육학) 홍성학(충북보건과학대, 산업경영학) 윤지관(덕성여대, 영문학, 사회)

좌담일자 및 장소: 2019년 12월31일 (화) 오후 1시, 교수신문 회의실

목차

  1. 대학과 교수사회, 지난 한 해 돌아보기 
  2. 조국 사태 논란과 교수사회의 분열, 교수의 정치적 참여 문제
  3. 대학입시와 공정성 문제, 대학과 사회 불평등 문제
  4. 대학구조조정의 정책방향과 대안의 문제
  5. 사학비리문제에 대한 정부대책과 공영형 사학의 가능성  
  6. 교수사회 구성 변화와 비정규교수 문제
  7. 교수노조 합법화와 대학 교수사회
  8. 대학공동체의 지향 가능한가-신년 전망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31일 교수신문사에서 열렸다.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 교수,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 교수,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 경영학 교수가 참석했다.
‘2020년 대학의 현황과 과제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한 좌담회가 지난 31일 교수신문사에서 열렸다. 윤지관 덕성여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 교수,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 교수, 홍성학 충북보건과학대 경영학 교수가 참석했다.

⑧ 대학공동체의 지향 가능한가-신년 전망

윤지관(이하 윤): 이제 마지막 주제다. 교수는 어쨌든 대학에 몸을 담고 있고, 대학을 토대로 활동하는 그룹이다. 여기서 제대로 그 일을 해내려면 대학이 제대로 된 학문공동체여야 한다. 교육으로 학생과 교수가 만나는 공간이라는 의미가 살아있어야만 한다.

그런데 대학의 이념, 공동체적 속성 등은 지금까지 여러 가지로 타격을 받아왔다. 근대 대학의 위기에 대한 담론도 많았다. 2020년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이야기한 구조조정 문제, 교수사회의 구조 변화 등의 문제 속에서 어떻게 대학이 기본적인 근대대학 이념이라고 할 학문공동체적인 속성을 살려 나갈 것인지, 그리고 어떤 전망이 있는지 이야기해보자.

홍성학: 대학교원의 직무는 고등교육법 15조에 적혀있듯이 초중등교원과 분명히 다르다. 초중등교원은 교육을 한다고 돼 있는 반면 대학교원의 직무는 교육뿐만 아니라 학문, 연구, 다양한 사회봉사활동을 하도록 나열돼 있다. 대학교원의 교권이란 임금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원 직무의 정체성의 문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대학의 정체성이 살아나는 문제와 연계돼 있다. 대학의 공공성, 민주성, 자율성, 자치성이 살아나지 않으면 교권도 같이 침체돼 버린다. 즉 교수노조를 만드는 것은 단순한 이익단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익과 연결돼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대학구조조정 문제, 대학서열체제도 분리해서 얘기할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저는 공동체라는 단어를 달리 표현하면 고등교육 생태계, 혹은 학문생태계로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어느 한쪽만 살아남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같이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과 생존의의를 같이 이야기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대학 공공성을 강화해가는 새해가 됐으면 좋겠다.

조상식: 아까 대학과 교수사회에 대해 비관적 이야기를 했다. 대학위기담론에 대학구성원들이 함몰돼 있다는 것이었다. 이 마지막 질문에도 마찬가지로 비관적인 이유는, 대학구성원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학의 위기뿐만 아니라 몰락까지도 언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일종의 냉소주의, 파편화된 자기생존에 대한 생각만 강화되고, 공동체성, 공적인 자아를 성찰적 의미로 되살려야 한다는 의식은 약화하고 있지 않은가 생각한다. 공동체성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 개인 주체 내지는 노조들이 과제로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김종엽: 대학이 위기라는 말에서 출발해보면, 대학이 종으로서 소멸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볼 수 있다. 대학의 기능을 누군가가 대신할 수 있다면 그렇게 될 수 있다. 그런데 대학이 해온 기능은 연구, 교육, 봉사 등이다. 오늘날 대학이 봉사를 얼마나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본질은 연구와 교육인데, 리서치기관들도 이런 일을 하지만 전 세계 어디도 그들로 대학을 대치하는 나라는 없다. 연구하는 법도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대학을 기능적으로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은 어떤 형태로든 존속할 것이다. 다만 모양과 구조가 변해가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한국 사회를 보면, 촛불 들어서 대통령을 쫓아내기도 하는 등, 그게 긍정적 의미든 부정적 의미든 어마어마한 역동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도 이것에 대해 단언하기 어렵겠지만, 한국 사람들이 왜 저렇게 욕망이 복잡하고, 열정적이고, 분노도 많고, 정서적으로 흥분해 있는 상태로 살아갈까 생각해보면, 저는 높은 대학진학률을 제외하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이 대학을 다니면서 매우 높은 수준으로 교양 있고 열망 있고 지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이다. 그들로 인해 대단히 역동적인 사회가 만들어져 있다. 근대사회는 지식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형태로 제도화한 사회다. 그런 것들 때문에, 대학의 기능 때문에 대학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이 공동체일 수 있을까? 교수들은 대부분 학문공동체에 속해있다. 그런데 대학공동체에는 속해있지 않은 것 같다. 대학 없이 학문공동체를 존속할 수 없다면, 대학공동체를 만드는 고민이 자존을 위해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오랜 시간 토론에 감사드린다. 오늘 제기된 문제의식들이 더 확산되고 현실적인 동력을 얻게 되는 새해가 되기를 바라면서 좌담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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