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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리뷰 : 『불평등한 세계를 바라보는 123가지 방법』(밥 셔트클리프 지음, 문화디자인 刊)
주간리뷰 : 『불평등한 세계를 바라보는 123가지 방법』(밥 셔트클리프 지음, 문화디자인 刊)
  • 정학섭 전북대
  • 승인 2003.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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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구적 불평등의 과학적 해부

정학섭 / 전북대·사회학

이 책은 저자가 밝힌 대로, 인간사회의 불평등 현상에 대한 거대한 양의 정보를 '시각적인 방법'을 통해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고 그에 충실하게 다양한 도표와 지도를 활용하고 있다. 모든 자료들은 이 책의 핵심 주제인 사회적 불평등에 맞춰져 구성되고 있다.


이 책은 불평등에 대한 일반적인 담론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그 보다는 강의실 안팎에서 사회적 불평등의 원인, 결과, 가능한 해결책에 대한 사유와 토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본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자료의 출처는 대체로 FAO, ILO, IMF, UN, UNDP, World Bank 등 국제기구의 자료집에 근거하고 있고, 이 자료들은 대부분 1999년을 전후로 발간된 것이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분야 또한 광범위하다. 생산과 노동, 소득, 생로병사, 토지 및 식량, 불평등의 원천(성, 도시편중, 지역격차, 인종), 국제경제(국제무역, 해외투자, 국제기구, 대외채무, 개발원조), 환경, 난민과 이민, 억압과 차별, 불평등과 역사 등 지적 관심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게 펼쳐져 있다.


사회적 희소자원을 사적으로 소유하고, 이의 배분을 둘러싸고 집단 및 조직끼리 직간접적 싸움을 벌여 오면서 '부의 편중과 빈곤의 상존'은 인류 역사가 경험한 가장 오래되고 끈질긴 일상의 모습이다.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평등한 사회 및 국가를 구축하려는 이론과 실천의 역사 또한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 캄캄한 여름밤의 불빛을 향해 뛰어들다 죽고마는 불나방처럼 평등사회 실현을 위한 제도적 방안들도 현실사회에서는 다양한 실험을 거치면서 실패하고 마는 참담함을 경험하고 있기도 하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세계인구의 상위 1%가 57%의 인구가 갖고 있는 부만큼을 소유하고 있고, 세계인구의 절반인 30억명이 하루 2달러 미만으로 빈곤선의 생계를 꾸려가고 있으며, 10억 이상의 사람들이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살고 있듯이 사회적 불평등의 상황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다. 이 같은 부의 편중과 양극화 현상은 선진국과 후진국, 일국가 내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에서 거의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이 같은 사회적 불평등의 양상이 전지구적인 문제임을 생생하게 실감할 수 있고, 시간의 경과에 따른 불평등의 확대 또한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형태로 정교하게 정리한 시각적 자료와 그림들을 통해 불평등의 현실성과 심각성을 확연하게 인식할 수 있다. 방대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정교한 담론체계 이상의 전달효과를 획득하고자 할 때, 시각적 메시지 전달방식이 얼마만큼 효율적일 수 있는지를 우리는 새삼 이 책을 통해 재확인하기도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완전 평등의 이상(ideal)'은 '불가능한 가능성(impossible possibility)'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가능성에 관심을 지니고 또 도전하려는 이들에게 밥 셔트클리프의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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