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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획일적 기준, 대학서열화 고착"
"획일적 기준, 대학서열화 고착"
  • 김봉억 기자
  • 승인 2003.10.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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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대학평가에 불참한 대학의 辯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중앙일보 평가에 70여개 대학이 계열평가에 응했고, 사회학과 평가의 경우 35개 평가대상 중 고려대, 이화여대 등 18개 대학이 불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일보 평가에 불참한 대학교수들은 "획일적인 잣대로 줄세우기식의 순위를 매기는 평가방식은 잘못이다"라는 입장을 보였다.

지난 7월 전국대학기획(처)실장협의회 하계 세미나에서 중앙일보 평가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 모아짐에 따라 실제 모든 평가에 응하지 않은 상명대 관계자는 "평판도의 경우 설문에 응한 처실장 등 개인의 의견에 따라 외형적으로 잘 나가는 대학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보통 알고 있는 수준의 집계라고 본다"면서 "결국 들러리 신세라면 평가에 응하지 않는 편이 낫다"라고 지적했다.

또 사회학과 평가에 불참한 고려대 한 교수는 "취재라면 모를까 언론사에서 자료제출을 요구하고 현장실사까지 진행하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전제한 뒤 "평가기준의 신뢰성도 검증이 안된 상황에서 순위를 매기는 자체가 문제다"라고 비판했다.

결국, 교수들은 중앙일보 평가를 비롯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대학평가와 관련 "각 대학의 특성과 고유 기능, 자체 발전성을 유도할 수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학평가제도에 대한 평가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지방 사립대의 한 교수(철학과)는 "대학여건 개선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제시 없이는 갈등이 계속 생길 수밖에 없다"라고 밝히고 현재와 같은 평가방식은 대학 서열화만 고착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중앙일보 평가에 참가한 지방대학의 한 관계자는 "다른 대학평가에 비해 평가준비의 부담은 적지만 신문지상에 순위가 공개되기 때문에 더 신경이 쓰인다"면서 "국립대, 사립대의 구분과 대학의 여건, 대학 규모에 따른 차이를 고려해 평가해야 평가의 실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앙일보 대학평가팀 관계자는 "평가지표나 방법상에 개선할 부분은 제기해 주기 바란다.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 것도 이해한다"면서 "상위권 대학보다 발전하고 있는 대학을 중심으로 기사화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또 "10년동안 대학평가를 해오면서 그동안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국·공립총장협의회, 올해는 기획처장협의회 등으로부터 반대의견을 듣기도 했지만 '선의의 경쟁을 통해 대학발전을 유도하고 대학교육 수혜자에게 대학정보를 제공한다'는 목적은 달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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