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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교육 기획] 거점기관 중심의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
[마을 공동체 교육 기획] 거점기관 중심의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
  • 교수신문
  • 승인 2019.12.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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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을교육 공동체 사례(2)

프랑스 교육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 협업의 성공은 지역사회의 다양한 거점기관 간 네트워킹에 의해 좌우된다.

학교, 지역교육청, 지역주민센터, 미디어센터-문화센터, 시청, 공공서비스 기관, 상공회의소, 청소년기관, 시민단체 등 지역사회의 다양한 거점기관은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크를 이루어 교육프로젝트와 교육환경개선, 고용, 교통, 환경, 안전, 문화와 스포츠 등 사회공공서비스 연계망까지 거시적으로 아우르는 상호의존적인 협업을 구조화시킨다.

이와 같은 다자적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은 관·민기관의 업무분담과 협조를 구조화시켜 관-민-학-가정의 소통 장치를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교육연계망과 사회연계망의 기능을 강화한다. 즉 학교, 시청, 지역사회개발팀, 관민기간 등 거점기관을 중심으로 작동되는 교육 네트워킹은 교육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 사회복지정책과 상호 보완되어 협력되는 일종의 ‘지역사회 공동 교육프로젝트’의 모습을 갖추게 한다. 파리 18구 아미로-쌩프롱 지역의 지역사회개발정책과 교육정책은 다음과 같은 지역사회 네트워크 협업의 양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 학교개방과 지역사회 발전 프로젝트 연계 
2. 18구 시청의 교육 성공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의 연계
3. 학교와 가정, 시청 간 ‘거리 좁히기’를 위한 공동 활동 프로젝트 장려
4. 중학교 문화 활동의 지역사회 차원 활성화 및 지역 교육프로젝트 강화
5. 지역거주민과 청소년‧청년세대와의 협업을 위한 새로운 문화센터 조성
6. 중소기업 유치를 통한 청년고용 활성화 및 청소년 실업교육 연계: 파리 지하철조합 공동프로젝트 진행;
7. 지역 주민활동을 위한 워크숍 활성화
8. 문화 관련 시민단체-시청-학교 간 교육협력 강화
9. 골목 및 상권 재조성하기(Projet de territoire. Quartier Amiraux-Simplon)

위 협업에서 중요한 점은 지역의 다양한 교육자원이 사회공공자본과 얼마나 잘 결합하고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개발되는지, 나아가 체계적인 시스템 안으로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된다. 즉 학교와 지역교육공동체, 그리고 사회 안전시스템이 상호연계 되어 생산성과 효율성을 촉진하고, 상호이익을 제공하는 공공재적 성격의 ‘사회자본’ 역할을 하게 됨으로써, 결과적으로 교육정책 및 지역사회개발·사회복지정책 차원에서 그 역할 배분과 기능이 구조화되어 네트워킹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여기에 각 기관에 속해 있는 구성원 간의 유대망은 촘촘하게 연결되며, 이는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제공하고 배분하는 구조화된 시스템으로 기능하게 한다.

이 협업은 바로 학교 안-밖의 교육협력으로 작동되는 ‘우선 교육정책’과 대도시 민감지역의 ‘도시개발정책’이 근간이 되어 ‘교육성공’과 ‘지역사회발전’이라는 두 가지 차원의  지역사회 모든 네트워크를 총 가동하는 촉매제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와 같은 노력은 프랑스 교육복지가 단지 교육부만의 정책이 아니라 노동 및 사회연대부, 청소년 및 보건 일상부, 문화 커뮤니케이션부, 도시주거부 등 다양한 부처가 상호 연계하는 종합적인 지역사회정책으로 발전하게 한다.

이는 지역사회 전체가 학교 안으로 들어가는 양상이 되어 학교-지역사회 파트너십이라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만들었다. 교육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과의 협업이 교육네트워킹 안에서 교육수월성과 교육출발점 기회의 평등을 어떻게 도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프랑스 사례는 보여 주고 있다. 프랑스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은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첫 단계로서 교육 성공을 ‘어떻게’ 이루어 낼 수 있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지는데, 이 ‘어떻게’는 모든 교육적 제반과 사회적 기능이 한 지역사회 내에서 어떻게 ‘최대화’할 수 있는지에 모아진다. 프랑스 지역사회 교육공동체의 교육네트워킹이 지역사회개발정책과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지역사회의 사회·경제·문화정책이 활발하게 기능하고 상호보완적으로 작동될 때 ‘교육성공’의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족한 곳에 더 주는 ‘차별적 평등의 원리’ 혹은 ‘긍정적 차별의 원리’를 통해 지역적 불평등을 해소하고자 하는 대도시 취약지역정책과 우선교육정책은 지역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투자를 활성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교육복지를 위시한 다양한 사회복지 제반을 상호보완적이고 역동적으로 기능하게 한다. 프랑스 지역사회의 교육네트워크가 지역사회개발정책과 같은 선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에 프랑스 지역교육공동체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가 있다.

국내에서는 교복투사업을 시작으로 하여 최근 아동친화도시, 혁신학교 등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크 구축과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실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단위의 교육지원 혹은 돌봄을 위한 지역사회기관 간의 초보적 수준의 교육복지네트워크에 머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프랑스의 경우에는 교육과 지역사회개발의 협력을 통해 성장세대는 물론이고 지역사회 구성원의 ‘지속 가능한 삶의 질 증진’과 긴밀히 연동되고 있다.

환언하면 한국의 교육네트워크는 학교단위를 중심으로 학생의 교육적 수준 제고라는 미시적 차원의 정책서비스를 강조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크는 지역사회 수준의 확실한 발전과 삶의 질 제고를 통해 성장세대의 삶의 질까지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책대상을 학교 또는 학생을 위주로 두고 있는 우리와는 분명히 다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크가 극복하고자 하는 대상이 단순히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이나 학교환경개선이 아니라 사회적 빈곤의 악순환 고리를 제도적으로 차단하려는 거시적 수준의 관점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서 교육은 사회적 빈곤의 악순환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는 제도적 수단이자 중핵적 사업의 영역이다.

따라서 교육네트워크는 교육복지를 통합적이고 유기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교육협력체제 뿐 아니라, 나아가 지역사회복지환경 개선이라는 지역사회개발과 교육적 관심이 함께 할 때 지역사회 다양한 주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결국 교육공동체를 궁극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지역사회 교육공동체 구축과 이를 위한 지원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는 더 이상 신화나 이상이 아닌 구체적으로 현실화해야 할 사회적 과제라는 점은 자명한 사실인 것이다.

이영란(순천향대학교 청소년연구센터 연구교수)
이영란
(순천향대학교 청소년연구센터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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