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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공동체 교육 기획] 학교와 지역사회개발정책의 네트워크 구축
[마을 공동체 교육 기획] 학교와 지역사회개발정책의 네트워크 구축
  • 교수신문
  • 승인 2019.12.13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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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을교육 공동체 사례(1)
이영란(순천향대학교 청소년연구센터 연구교수)
이영란
(순천향대학교 청소년연구센터 연구교수)

지역사회 공동체는 지역이라는 물리적 기반을 토대로 지역민의 공유된 가치와 정서, 관심과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것을 함의한다. 학교와 지역사회의 관계에 역점을 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는 지역사회의 교육력을 모으고 개발하며, 이를 상호 연계시켜 지역사회 교육자원을 학습의 도구이자 장으로 활용하되 지역주민의 참여와 협력이 함께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환언하면 교육의 기능이 전 지역 사회의 장에서 학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바로 이 점에서 교육과 지역사회 간 ‘교육네트워킹’이 현안으로 떠오른다. 여기서의 교육네트워킹이란 학교, 교육지원프로그램, 지역사회의 교육사업, 관민기관 교육협력이 제휴·연계되어 학교와 지역사회에 산재하는 인력, 기관, 지원프로그램을 양적·질적으로 세분화시키고 확대시켜 상호기능 할 수 있는 작동방식을 말한다.

이에 따라 교육네트워킹의 현안은 첫째, 지역사회에 산재된 다양한 교육자원을 어떻게 모을 것인가, 둘째, 공동사업 및 교육프로그램을 교류하는 교육주체 간 네트워킹을 어떻게 구조화 시킬 것인가, 셋째, 네트워킹화된 교육공동체 안에서 공공영역의 교육정책사업과 지자체, 그리고 지역구성원간의 지속적인 연계와 소통을 어떻게 극대화 시킬 것인가, 마지막으로 이 네트워킹을 통한 최대한의 교육적 결과를 어떻게 성취할 수 있는지로 모아진다. 결국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이 학교와 지역사회에 산재한 다양한 교육자원을 어떻게 촘촘한 연결망이라는 통로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지에 대한 질문인 것이다.   

프랑스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는 교육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의 네트워킹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각별하다. 프랑스 교육지원정책의 기본노선 중의 하나인 ‘우선교육정책’(Zone d'Education Prioritaire, 일명 ZEP)과 그 연계운영방식인 ‘교육네트워크’는 지역사회 교육네트워킹을 구조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이는 지역사회 교육공동체를 구축하는 근간이 되고 있다. 우선교육정책 네트워크의 작동방식은 한 개의 중학교를 교육거점으로 하여 다수의 초등학교가 이 교육거점에 속하며, 다수의 유치원은 다시 이 초등학교 연계망에 포함되어 학교집합체의 교육네트워크 단위가 형성되어 기능한다.

즉 교육네트워킹으로 이루어지는 우선교육정책이 프랑스 교육네트워크의 1차 기능을 하고 있다면, 이를 근간으로 한 지역사회 교육정책과 지역사회개발정책의 ‘다자간’ 협업으로 이루어지는 지역사회 교육안전망은 프랑스 교육네트워크의 2차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정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981년 입안된 우선교육정책은 학업실패가 가장 높은 교육취약지역을 ‘우선적’으로 선별하여 교육활동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사회 불평등을 시정한다는 취지에서 구상되어 2019년 현재까지 프랑스 교육지원정책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프랑스 교육정책에서 우선교육정책은 크게 2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 ‘부족한 곳에 더 주는’(Donner plus á ce qui ont moins) 보상적 접근의 시각에서 시작되어 제도권 교육의 개방’(Accès au système éducatif)으로까지 확산시켰다는 점, 둘째, 지역사회 교육파트너 간의 실질적인 교육제휴가 가능한 지역적인 교육연계를 활성화 시켰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학교간 연계망의 교육적 공동사업을 위주로 학교 내-학교 간-학교 밖 교육협력에 물꼬를 트게 하여 교육네트워킹을 가능하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교육취약지역이 당면한 문제를 교육정책-지역개발정책-경제정책-사회개발정책이라는 다차원적인 차원에서 해결방안을 찾게 했으며, 궁극적으로 교육과 지역사회의 사회·문화·경제 환경에 대한 논의를 동일선상에서 이루어지게 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는 지역사회교육정책이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대도시취약지역정책’과 ‘교육개발·지원정책’을 함께 마련하게 함으로써 지역교육공동체의 개념이 확립되는데 기여하게 된다.


프랑스 우선교육정책 38년의 역사는 한 마디로 ‘교육 네트워킹의 구축과 활성화’로 요약할 수 있다. ‘닫힌 학교’에서 ‘모두를 위한 학교’라는 인식의 변화, 이에 따른 학교-교원-학부모-관·민 교육기관 및 지역사회 연계기관과의 교육협력 활성화 및 지역사회 교육자원의 활용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우선교육정책은 그야말로 ‘교육적 실험의 연속’이었다. 그 결과 우선교육네트워크는 학습지원 및 교수법개발, 학교 내·외 교육협력기관으로의 교육개방, 지자체를 포함한 다양한 관·민교육기관의 교육협력을 이끌었을 뿐 아니라 제도권 교육시스템과 지역교육력 간의 교육연계를 활성화 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대도시근교 취약지역정책(La politique des Zones Unbaines Sensibles, 이하 ZUS정책)은 우선교육정책과 함께 프랑스 마을교육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교육네트워크의 또 다른 축이다. 1996년 시작된 이 정책은 임대주택보급율, 실업율, 최저임금수급-차상위비율, 학업중단율, 학업격차율, 무졸업장 주민 비율, 25세 미만 청소년비율 등을 기준으로 대도시 근교에 위치한 경제·사회·문화적 낙후지역을 선정하여 지역개발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비숙련 청소년고용을 위해 직업교육과 청년고용을 강화하며, 기업이전과 설립의 경우 행정절차 간소화와 10년 이상의 세금혜택을 주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ZUS정책 중 보다 더 취약한 지역을 “대도시민감지역(La politique des Zone Franche Urbaine, 이하 ZFU)”으로 선정하여 인구 10,000명 이상의 주민거주 지역을 대상으로 청소년 직업교육정책 및 고용정책, 주거정책 등을 실행한다. 대도시민감지역인 ZFU와 우선교육네트워크지역이 80%이상 일치하고 있는 현재, 교육정책과 도시개발정책이 큰 그림으로 함께 진행되고, 여기에 직업교육과 고용정책이 맞물리면서 지역사회 개발정책의 양상을 띠게 된다.1) 이는 대도시 취약지역정책의 목표인 첫째, 공화주의 협정보장, 둘째, 사회연대강화, 셋째, 지역사회 공동체 프로젝트 장려, 넷째, 지역주민을 위한 새로운 민주주의적 공간개발과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다.

2015년 기준 프랑스 전역에 751개의 대도시 취약지역(ZUS)이 있으며, 이 중 취약의 상황이 보다 심각한 416개의 대도시 민감지역(ZFU)이 있다. 대도시 취약지역은 파리, 리옹, 마르세이유, 릴 등 대도시 주변 사회-문화-경제-교육적 취약상황을 고려해서 대도시 주변지역 슬럼화 방지와 지역사회개발정책을 목표로 설정되었다. 정책은 지역마다 천차만별로 운영되고 있고, 또 정책의 성과와 한계 역시 지역특성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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