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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의 떨림’이 아닌, ‘악기의 울림’을 호흡하라
‘스피커의 떨림’이 아닌, ‘악기의 울림’을 호흡하라
  • 교수신문
  • 승인 2019.10.07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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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남북 뮤직톡 Music Talk
오늘의 톡: 집에서도 들을 수 있는데 굳이 음악회에 가야 하나요?

 

음악활동을 전뇌운동이라 하듯이 음악을 통한 시각, 청각 등 다양한 인지활동으로 우리의 심신을 활성화 시킨다. 이처럼 다양한 지적활동을 위해서는 음악회에 가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사진은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장면. 사진출처: 픽사베이
음악활동을 전뇌운동이라 하듯이 음악을 통한 시각, 청각 등 다양한 인지활동으로 우리의 심신을 활성화 시킨다. 이처럼 다양한 지적활동을 위해서는 음악회에 가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사진은 오케스트라의 연주회 장면. 사진출처: 픽사베이

음악은 소리예술이며 시간예술이면서도 종합예술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위의 질문은 매일 합창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한 회사에서 필자의 특강시간에 직원이 필자에게 던진 질문이다. 이에 대한 답은 음악회에 직접 가서 듣고 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동영상이나 CD를 듣는 것도 일상생활에 활력을 주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연주회장에 가면 연주자의 생생한 연주 모습을 직접 보고, 연주곡을 직접 듣고 이를 종합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음악활동을 전뇌운동이라 하듯이 음악을 통한 시각, 청각 등 다양한 인지활동으로 우리의 심신을 활성화 시킨다. 이처럼 다양한 지적활동을 위해서는 음악회에 가는 것이 크게 도움이 된다. 

예술의전당을 위시하여 인근에 지자체가 운영하는 많은 공간에서 음악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어 찾아보면 큰 부담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요즈음은 작은 공간에서 소규모 음악회가 많이 열리고 있으며, 연주자와 청중이 가까이 호흡하면서 연주를 감상하고 또 연주 후에 같이 대화를 나누는 등 소통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음악회에는 보통 지인들과 같이 가며, 지인들과 연주곡에 대해 이야기와 느낌을 나눈다. 미술작품을 책으로 감상하는 것보다 미술관에 직접 가서 감상하면 훨씬 효과적인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술관에 같이 가는 사람과 작품에 대해 공감하면서 느낌을 나눈다.

어느 음악회를 가더라도 공통적으로 느끼는 바는 연주자가 청중을 감동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최선을 다하는 음악활동처럼 다른 산업현장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이루어진다면 우리나라가 한층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음악생활은 작곡, 연주, 감상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중에서 감상영역은 음악활동의 원천이다. 청중들이 기반을 조성하며 가장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청중들이 없는 연주회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텅 빈 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베토벤이란 위대한 음악가는 당시 계몽주의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더하여 안목이 높은 청중들이 많았기 때문에 탄생되었다. 만일 베토벤이 아프리카 오지에서 태어났더라면 위대한 작곡을 하고 역작을 남길 수 있었을까?

각국마다 위대한 음악가들로 인해 국가의 품격이 높아지고 후손들이 관광자원으로 축복받고 있다. 페르긴트를 작곡한 노르웨이의 그리이그, 핀란디아를 작곡한 핀란드의 시벨리우스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페르긴트는 몰라도 그 속에 나오는 솔베이지송은 대부분 알 것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쯔부르크는 모짜르트로 인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실제로는 모짜르트는 잘쯔부르크를 떠나 다른 곳에서 활동했는데도 말이다.

우리나라도 이처럼 국가적으로 중요한 음악예술을 발전시키고 베토벤처럼 걸출한 인물을 배출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한마디로 요약하면 ‘청중의 관심’이다. 주말에 스포츠 경기장을 찾듯이 음악공연에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된다. 음악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회에 가서 작곡가, 연주자 등 음악가들을 지지하고 격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 스스로 먼저 음악에 대한 안목을 기르고 즐기는 것이 출발점이다.

근자에 인성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014년 말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되고 인성교육5개년 종합계획이 시행되고 있다. 인성교육과 관련, 초중고 커리큘럼에 음악교육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학창시절에 음악활동 한 사람들의 사회적응력이 높다.  이는 음악활동을 통해 협동과 배려심을 몸에 익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음악은 인성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프랑스의 음악교육강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는 2018년 9월부터 초등학교에 매주 2시간 합창수업을 의무화하고 (중학교는 선택과목), 2천만 유로 (약 260억원)를 배정하여 집행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이 “모든 아이들이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어야 하고 오케스트라, 합창, 연극 등을 쉽게 접하도록 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한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성을 높이고 인력 보강을 위해 음악 강사를 채용한다고 하였다. 

최근 9월 26일 저녁 창천홀에서 한 고교 동문합창단 발표회를 가 보았다. 지방에서 재학생 합창단도 상경하여 함께 무대를 꾸미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학교 음악교사의 열정으로 5년간 재학생 합창단을 운영해 온 것은 대단한 정성이며 타의 모범이 된다. 합창단에 참가한 학생들이 장차 사회에서 큰 역할을 할 것임은 자명한 이치라 하겠다.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음악 콩쿠르에 입상하는 등 훌륭한 음악가들이 많으나 음악을 전공하고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음악가들 또한 적지 않다. 프랑스 사례처럼 음악에 종사하는 분들이 설 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고, 음악가들이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훌륭한 음악가 배출은 물론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해 나가는데 음악이 커다란 역할을 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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