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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목표인가?
교수가 목표인가?
  • 교수신문
  • 승인 2019.09.2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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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호 성균관대 경영학 석박사 통합과정
윤진호 성균관대 경영학 석박사 통합과정

필자는 경영학도이면서 뇌인지과학에 몸 담고 있기에, 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중 하나인 뇌와 연결지어 철학, 심리 및 경영 융합연구 학문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 외적으로도, 20 대에게 있어 다양한 경험 또한 중요하기에 사회,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다. 국내와 호주에서의 대학생 생활, 일식 세프로서의 사회생활, 판문점 JSA에서의 군생활 그리고 대학원 생활로 이어져 박사수료생까지 이르는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고 사람을 좋아하다 보니 뇌과학과 경영학을 연구하고 있다. 

여러 일과 경험을 해봤지만, 교수라는 목표를 향하여 나의 주체성과 절실함을 담아 달려온 것은 처음이다. 이제는 연구라는 행위 자체를 즐기면서,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필자의 모습도 발견하곤 한다. 하지만, 문득 교수라는 것이, 직업을 목표로 삼고 있는지 수단으로 삼고 있는지 진실하게 고민을 해보기 시작했다. 

더불어 최근 사회적으로 여러 이슈들을 보며 인간의 본질적인 인성과 도덕성에 대하여 생각해 봤다. 특정한 직업이나 눈에 보이는 명예와 지위 같은 목표를 좇다 보면 변질된 본인의 도덕성을 뒤늦게 깨닫는 것은 아닐까? 

제 4차 산업혁명에서 요구하는 인재 상을 보면 창의성, 인성, 리더십 및 팀워크 능력과 같은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중요시 된다. 과거에는 가시적인 하드웨어적  스펙을 강조했다면, 이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능력 요소를 모두 강조하고 있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소프트웨어적 요소 중 하나인 사람 본연의 인성이다. 대한민국이 황우석 박사의 사태 이후 오히려 연구윤리가 첨예하게 악화되고 있는 기사를 접했다. 또한, 최근 국제학술지 철회 감시(retraction watch)를 살펴보면, 부끄럽지만 대한민국이 논문 철회 비율이 세계 6위라고 한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남들이 봤을 때는 성공의 가도를 달려가는 듯 했으나, 386세대를 대표하고 사회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조국, 안희정, 양현석의 사태를 지켜보며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 어느 세대보다 386세대는 투철한 희생정신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달려왔음은 틀림없지만, 결국 그 위 세대와 큰 다를 바가 없이 대한민국의 핵심 축인 기득권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돌아와, “나”라고 혹은 우리 2030세대는 달라질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전 세대들 보다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 2030세대의 인성과 도덕성은 좀 더 우월할까? 이 질문을 필자에게 던져보아도, 자신 있게 대답할 수가 없다. 그러하다면 지금 세대들이 후속 지식인으로서 생각하는 교수의 자질은 무엇인가?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에서 정치인이 필수로 가져야 할 자질이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으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더불어 강조한다. 이를, 교수의 자질에 적용해 본다면 신념윤리는 연구자로서 가지고 있는 연구윤리에 대한 신념과 철학이라고 생각하고 책임윤리는 연구자로서 사명을 가지고 해소되지 않는 사회, 경제, 과학, 교육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있어 기여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치가 좋은 정치인만으로 가능하지 않듯이, 단순히 좋은 교육과 과학발전이 좋은 교수만으로 가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교수는 교육자로서 그리고 연구자로서 올바른 인성과 성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정치가 세상을 나아지게 하는 수단이듯 좋은 교육과 연구 성과도 목표 그 자체가 아닌 세상을 더 진보하고 발전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장학금을 받는 필자부터 매사에 감사한 마음으로, 신념윤리와 책임윤리를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독자 여러분들도 다음 두 질문 중 어디에 더 가치를 둘지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 혹은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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