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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1 : 조국 딸 사태 “대학 서열구조가 원인”
쟁점1 : 조국 딸 사태 “대학 서열구조가 원인”
  • 김범진
  • 승인 2019.09.27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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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하지 않은 ‘느슨한 서열’을
해결책은 ‘좋은 대학 늘리는 것’
특권 대물림 교육 개혁이 시급
한국대학학회는 지난 20일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사회 불평등구조와 대학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한국대학학회 제공
한국대학학회는 지난 20일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사회 불평등구조와 대학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한국대학학회 제공

이른바 ‘조국 딸 사태’가 불거지며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교육개혁’을 천명한 것에 대해 교수 등 전문가들은 한국의 수직적 대학 서열구조를 근본 원인으로 지적하고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한국대학학회는 지난 20일 ‘교육의 기울어진 운동장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현재 모든 교육개혁 담론은 대학의 개혁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으며 요점은 대학 서열구조를 깨는 것”이라며, 정부의 고등교육 핵심 공약이었던 국립대학 통합네트워크가 조국사태가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답변이라고 주장했다.

김종엽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20일 심포지엄에서 “완전히 평등화된 대학체제는 아닐지라도 좋은 대학으로 인식되고 선호되는 대학의 수가 늘고, 서열이 존재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촘촘한 서열화가 아니라 상하 내지 상중하 정도의 느슨한 체제를 이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자사고와 좋은 고등학교를 늘리면 특목고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완화될 것’이라던 이명박 정부의 발상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었다며 “필요한 것은 좋은 대학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줄어든 자녀에게 많은 교육 투자를 하는 사회이며, 그런 사회는 높은 교육 투자를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진 생산성 높은 산업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럴 때만 우리 사회 성원들의 무제한 상속 경쟁 열기는 식혀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 자부심과 기술력 높은 산업과 연결되는 수준 높은 교육으로 해당 학교 학생들에 자부심을 불어넣는 좋은 대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뒤 “그런 대학, 기존의 서울대, 고대, 연대 같은 명문대와 당당히 경쟁할 만한 대학을 한 무더기를 공급할 수 있는 길이 바로 국립대학통합네트워크”라고 덧붙였다.

박정원 상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20일 같은 자리에서 “한국의 고등교육분야는 대학의 서열화가 고착되어 있어 유례없이 강한 지위재 성격을 띠고 있다”고 밝힌 뒤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법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들처럼 대학을 균등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거점국립대를 하나로 묶어 운영하고 공영형 사립대학을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회 부위원장도 19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학 서열구조를 타파하라고 주장한 뒤 “조국 장관 사태로 빚어진 현 사태의 본질과 민심의 요구는 명백하다. 국민들은 대입제도의 공정성을 넘어 특권 대물림 교육 자체를 중단하는 쪽으로 교육개혁을 추진하기를 원한다”며 “대입제도의 공정성은 특권 대물림 교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것에 불과하므로, 몸통 격인 특권 대물림 교육 정책과 체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범진 기자 j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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