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특징지어지는 ‘인류세’ 시대, 라투르의 표현을 빌리면 ‘새로운 기후 체제’는 이른바 ‘가이아의 복수’로 인한 인류 문명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는 묵시록적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비극적 체제 전환의 표층적 원인은 서구에서 태동하여 지구화를 이룬 ‘화석 자본주의’임이 틀림없지만, 라투르가 보기에, 이 사태에 대한 심층적 원인은 ‘자연의 이분화’ 관념, 즉 세상을 인간 세계와 비인간 세계로 분할하는 관념에 기반을 둔 서양의 인간중심적인 근대적 세계상이다.
그레이엄 하먼 지음 | 갈무리 | 5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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