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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아니키즘의 시대
21세기는 아니키즘의 시대
  • 김재환 기자
  • 승인 2001.03.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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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3-07 22:03:39
“방금, 한줄기 작지만 강한 불꽃이 동방의 등불 조선에서 타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불꽃은 21세기를 선도하는 아나키즘이라는 창조적 파괴의 빛입니다.”

지난달 17일 부산대에서 한국아나키즘학회(회장 김성국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가 창립됐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서울, 부산, 대구 등지에서 1백 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회원은 60여명 정도. 회원은 사회학, 정치학, 철학, 역사학, 문학 등 여러 전공의 연구자들로 박홍규 영남대 교수, 구승회 동국대 교수, 박연규 경기대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 학회는 대구와 부산의 아나키즘 연구회, 서울의 아나키즘 단체인 국민문화연구소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난 1999년 7월 부산의 아나키즘연구회에서 처음으로 학회 창립이 제안됐다. 그러나, 이 학회가 표방하고 있는 논리는 더 거슬러 올라가 신채호, 박열 등의 일제하 아나키스트, 하기락(전 경북대 교수)과 안의그룹 등 근대아나키즘의 전통과 이어져 있다. 회장 김성국 교수는 “근대 아나키스트들은 민족해방투쟁의 과정에서 가장 근본적인 방식의 해방을 실천했고, 만주에서 자치공동체운동을 펴기도 했다. 이런 운동은 현재의 공동체운동과 사상적으로 연관돼 있으며 우리 학회의 이념과 닿아 있기도 하다”고 밝혔다.

회장 김성국 교수는 “아나키즘은 21세기의 유력한 대안이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며 “과도한 중앙집권에 대한 비판으로 강력한 지방분권의 요구가 커지고 있고, 에코아나키즘의 등장, 차이의 정치를 내세우는 페미니즘의 주장이나 정보공유운동 등의 사이버해방운동도 아나키즘과 깊숙이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구승회 동국대 교수(윤리문화학과)는 “생명과학, 정보기술이라는 두 혁명이 주도하는 21세기는 맑시즘이나 다른 이데올로기로는 설명하지 못한다”며 아나키즘의 현실적 유효성을 강조하고 있다. 老子의 아나키즘, ‘아나르코 생디칼리스트’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아나르코 커뮤니스트’인 머레이 북친, 사이버아나키스트들인 존 발로우와 리처드 스톨만 등도 이들과 ‘이론적 동지’ 관계를 맺고 있는 사상가들이다.

이 학회는 학술대회, 세미나, 학회지 발간, 아나키즘 사이트 개설 등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꼽고 있다. 단재 신채호, 이봉창, 독립노농당을 결성했던 류자명, 허유, 하기락 등 ‘선배 아나키스트’들에 대한 재조명 작업도 활발히 벌일 예정이다. 이론 작업과 함께 자유학교, 생태운동과 같은 실천운동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051-510-2126)
김재환 기자 weiblich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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