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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리튬금속 배터리' 결함해소 상용화 주목
차세대 '리튬금속 배터리' 결함해소 상용화 주목
  • 교수신문
  • 승인 2019.07.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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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곽상규 교수팀
'물 접촉땐 폭발' 해결 방안 규명…저장용량도 5배 급증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용량이 큰 차세대 배터리로는 ‘리튬 금속 배터리’가 꼽힌다. 그러나 리튬 금속의 반응성이 크기 때문에 내구성과 안정성 면에서 취약했다. 이 문제를 탄소나노튜브로 해결한 연구가 나와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UNIST(총장 정무영)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이상영-곽상규 교수팀은 탄소나노튜브에 리튬이 갇히는 원리를 규명해, 물속에서도 안전하게 리튬을 저장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리튬 금속은 물만 닿아도 금방 반응해 폭발할 수 있는데, 이 문제를 풀고 안정성을 높인 것이다. 이 방법을 쓰자, 기존 리튬 저장 물질보다 5배 이상 용량도 커졌다.

왼쪽부터 조석규 UNIST 연구원, 정관영 UNIST 연구원, 이지윤 UNIST 연구원
왼쪽부터 조석규 UNIST 연구원, 정관영 UNIST 연구원, 이지윤 UNIST 연구원

탄소나노튜브는 수 나노미터 지름의 속이 빈 원기둥(튜브) 모양 탄소 소재이며, 상호작용에 의해 다발 구조를 이루고 있다. 소재 자체가 가진 공간에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어 배터리 소재로 활용할 수 있지만, 저장 효율이 낮아 쓰임이 제한적이었다.

낮은 저장 효율은 기존에 ‘탄소나노튜브의 표면 부반응에 의해 리튬 이온이 소모된다’는 가설로 설명됐다. 하지만 이로는 튜브 다발의 밀도가 높아 겉보기 표면적이 작아진 경우에도 부반응에 참여하는 리튬 이온 숫자가 그대로인 현상을 설명할 수 없었다. 표면적이 작으면 더 적은 양의 리튬 이온이 소모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공동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 표면이 아닌 ‘각 다발이 이루는 내부 구조’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튜브 다발의 밀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그 구조에 따른 현상을 관찰한 결과, ‘튜브 다발 사이에 리튬 이온이 갇히는 현상’을 입증했다. 표면 부반응에 의해 리튬 이온이 소모된 게 아니라 다발 내부 구조에 갇혀서 반응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걸 밝힌 것이다.

연구진은 이 현상을 거꾸로 이용해, 리튬 금속 배터리의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을 제안했다. 리튬 이온을 탄소나노튜브 구조에 가뒀다가 리튬 금속으로 추출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면 리튬 금속의 산화 반응성을 줄이고, 리튬을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진을 이를 슈퍼컴퓨터를 통해 열역학적, 동역학적으로 설명하였으며, 실제로 탄소나노튜브에 갇힌 리튬의 산화 안정성을 실험을 통해 평가한 결과, 물속에 넣어도 격렬한 산화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공동 제1저자인 조석규 UNIST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탄소나노튜브의 나노 다발 구조에 리튬을 저장할 수 있다는 걸 처음 밝힌 연구”라며 “탄소나노튜브에 갇힌 리튬이 손실 없이 리튬 금속으로 추출돼 리튬 저장 물질로 사용 가능함을 입증한 만큼 실제 응용을 위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상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안전한 리튬 금속을 연구하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차세대 리튬 금속 배터리의 상용화에 꼭 필요한 ‘고안전성 리튬 저장 기술’ 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라며 “특히 대기 중에 노출하는 것은 물론 물속에서도 산화 반응이 없는 높은 수준의 안전성을 구현한 점이 주목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중견연구자(도약)지원사업 및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KISTI의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연구성과는 나노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표지 논문으로 선정돼 출판을 앞두고 있으며, 지난 5월 29일 온라인으로 미리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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