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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싶은 책: “ ‘월든’, 다시 그 숲에서 읽고 싶다”
●함께 읽고 싶은 책: “ ‘월든’, 다시 그 숲에서 읽고 싶다”
  • 이은혜
  • 승인 2003.08.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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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열규/ 계명대 국문과  

같은 책을 몇 권이나 가지고 있다면 제 정신 아니라는 소리 들을까?

하지만 그 소리 들어도 되려 우쭐댈 수 있을 책을 몇 종류 나는 갖고 있다. 그 중에 서도 나는 Henry David Thoreaud의 ‘Walden'을 첫손으로 꼽는다. 원문의 문고본이 있고 호화장정본이 있고 일본어 번역본이 있고 우리말 번역본도 있다. 어느 것이나 나의 애장본의 또 애장본이다. 

 근 일년, 메사츄셋 주의 켐브리지에 머무는 동안, 너무나 자주 자주 콩코드 숲을 드나든 것은 바로 ‘월든’때문이다. 

 ‘지금은 근사한 오후다. 모든 사람이 하나의 감각에 젖을 시간이다. 모공(毛孔)들을 통해서 기쁨을 들여마시고 있다. 나는 야릇한 자유를 더불어서 대자연속을 오락라각한다. 나는 그 한 부분이다. “ 

바로 이 같은 너무나 고혹적인 귀절들을 실천하는 양으로 나는 콩코드의 숲을 산책했었다. 그리곤 ‘월든 연못’가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곤 했었다. 

 ‘쏘로가 끼니 짓노라고 불피운 아궁이의 연기가 여기서 피어올랐다’

그의 작은 오막집 , 그 무너진 폐허의 굴뚝에 새겨진 이 글발 따라서 나는 연기의 자국을 쫓고 그리고 그의 상념의 자취를 더듬었었다. 

‘월든’은 결코 은둔의 기록이 아니다. 현실 사회와의 너무 잦은, 너무 직접적인 접촉이 초래할지도모를 ‘사색의 초점 잃기’를 그는 경계했다.  단일자로서 갖는 자연과의 깊은 교감, 영성(靈性)이 어린 교감이 삶의 통찰력 그리고 인간에 관한 통찰력이 되기를 소원하면서 그는 깊은 숲속, 외딴 호수가에 그의 생활을 은둔(隱遁)시켰다.

오늘날 새삼스레 생태환경론의 ‘성서’가 되어서 되살아 나고 있는, ‘월든’의 정신을 콩코드의 숲에서 다시금 확인하고 싶다. 온 모공으로 빨아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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