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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교육이념 홍익인간
대한민국의 교육이념 홍익인간
  •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경영대학
  • 승인 2019.02.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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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경영대학

올해는 1949년 대한민국 교육의 기본원칙을 정한 교육법이 제정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다. 교육법 제1조와 1997년 개정된 교육에 관한 기본법 제2조에는 홍익인간을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으로 명시하고 있고 대한민국헌법 전문에도 그 정신이 행간에 깔려있다. 그러나 홍익인간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나 참뜻을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홍익인간의 유래는 朝鮮 三世 檀君 嘉勒 時代에 弘益人世(弘益人間)의 구체적인 설명을 천명한 "神市開天之道 … ①弘道 ②益衆 … 主 ③人間 … 是爲居發桓也" 이상의 133자 중에서 ①·②·③을 단어화한 말로 배달국과 고조선의 우주관·윤리관·가치관을 나타내고, 신시개천지도의 내용을 압축한 개념어로 대한민국의 건국·통치·교육·윤리 이념이다. 홍익인간은 "널리 인간 세상에 道를 넘치게 하여 골고루 인간을 이롭게 한다"로 종래의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단순한 해석에 머무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사적 배경에 따른 사서의 조작·파기·왜곡된 해석 등의 위험 요소가 적으면서도 역사의 화석이라고 볼 수 있는 자전(字典)을 통해 자형학적으로 접근하면 훨씬 더 홍익인간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해석에 따라 홍익인간의 이념이 지나치게 경시된 경향과 근본적 이해가 가능하고 제한된 사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어 반도사관이나 식민사관 논자들에 의해 간과되었거나 은폐되었던 역사의 실체를 바르게 밝혀낼 수 있다. 

弘은 ‘넓을 홍’의 뜻으로 사용하고 발음하는데 별다른 이의가 없으나 益은 훈(訓)과 음(音)에 문제가 있다. 흔히 益을 ‘익’으로 발음하고 그 뜻도 ‘더하다’로 받아들이는데 자전에서 益은 물이 그릇에 넘쳐흐르는 모양을 표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益 =  물수 水 + 그릇 명 皿). 益의 訓音은 ‘더할 익’과 ‘넘칠 일’의 두 가지가 있다. 이것은 물이 넘쳐 메마른 곳을 적시고 목마름(渴症)을 풀어주는 것(解渴)은 결국 물을 필요로 하는 모든 생물에게 큰 이익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人間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로서 속세의 대명사가 되어 홍익인간에 대한 정의가 종래의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다”에서 ‘널리 인간 세상에 道를 넘치게 하여 골고루 인간을 이롭게 한다”로 달라지면서 범위가 훨씬 넓어지고 의미도 깊어진다. 

홍익인간은 ⑴ 治者의 道와 被治者의 道로 二分된다. ⑵ 천도의 구현이 목적이고 국리민복은 복본의 수행과정에서 얻어지는 과실일 뿐이다. ⑶ 군사부는 배달국 삼륜의 도로 임금은 임금다워야 하고, 스승은 스승다워야 하며, 아버지는 아버지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⑷ 天地人合一思想으로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것이다. ⑸ 弘益人間 理化世界는 세상을 보다 좋게 고쳐 나가며 세상에서 더 높은 도덕과 정의를 실현한다는 것으로 개척정신과 기술혁신의 동기가 되는 정신이다. 

이것이 주는 현대사회에서의 가치 지향점은 인본주의로 세상에 지식·인정·意思·情報·일자리·물자 등이 물처럼 넘쳐흐르게 하는 것이고, 막힘이 없는 원활한 소통을 의미한다. 따라서 홍익인간은 한국적 인문학·사회과학·자연과학의 출발점으로서의 의의뿐만 아니라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과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弘益人間은 한국의 교육이념으로 명시되기 전에도 한국의 인적자본 형성에 많은 영향을 주어 한국인의 뜨거운 교육열로 나타났고, 이렇게 형성된 인적자본은 한국의 건국, 산업화 및 민주화의 원동력이 됐다.

한국의 경제발전 요인은 인적자본이었다. 1948년 건국 당시 국민적 역량의 극대화를 위해 ‘새로운 국민’을 창출하기 위해 제시된 교육이념이 태초부터 한국인의 가치체계를 줄곧 지배해 온 정신적 지주였던 홍익인간이었다. 대한민국의 건국은 일제가 병탄하기 이전의 조선 왕조를 복구하거나 그 시대의 문명 회복을 시도하기보다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에 따른 정부수립으로 과거와의 확실한 단절이자 새로운 탄생을 의도한 것으로 당시 국정 주역들은 전체 국민의 사회적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제도개혁을 단행하여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새로운 국민’을 창출하려고 했다. 조선시대 양반제도와 식민지시대 폐습의 근절은 물론 남녀평등사상을 실현해 인적자본이 형성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이 새로운 국민에게 제시된 교육이념이 홍익인간이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인적자본이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이는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회자하는 화두인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이 일류 선진국이 되기 위한 세계적인 교육·과학기술·경제·문화 생태계 중심지의 기반이 되는데 공헌할 것으로 확신한다.
 

 

강정모 경희대 명예교수·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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