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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마라!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가 좋은 연구도 할 수 있다
지치지 마라!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가 좋은 연구도 할 수 있다
  • 홍명희 연세대·의과대학 연세의생명연구원 박사후연구원
  • 승인 2019.02.1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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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후속세대의 시선]

대부분 연구자가 느끼는 부분이겠지만 연구한다는 것은 끊임없는 도전이며, 끝나지 않는 마라톤과 비슷하다. 박테리아와 세포 실험만 했던 필자가 지난 2010년 처음 유전학 연구를 시작했을 때에 모든 일이 새로운 도전이었다. 질병 유전체 빅데이터를 다루기 위해 익숙한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를 배우고, 통계를 이해하는 각각의 과정이 모두 그랬다.

박사과정 내내 새로운 방법을 도전할 때 마다 어려운 문제에 당면하게 되면 좌절도 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다가오기도 했다. 그럴 때 마음을 잡으며 되뇌곤 했다. “이 문제는 나만 어려운 문제가 아니야, 이게 쉬운 연구였으면 다른 연구자들이 이미 발표했겠지.” 이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해가며 질병 유전체 연구를 지속했고, 드디어 공동저자로서 좋은 논문을 낼 수 있었다. 2014년 한국인 크론병 환자에서 면역억제제(thiopurine) 약물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증과 연관된 유전자를 발굴한 것이다. “세상의 중요한 것 중 대부분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한 사람들이 이룬 것이다”는 데일 카네기의 명언이 떠오르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졸업 후에도 꾸준히 연구한 끝에 공동 제1저자로서 의미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또한 처음엔 한국연구재단의 과제 신청도 막막하고 버거운 도전이었지만 박사후국내연수, 리서치펠로우 과제를 수행해 연구에 매진할 수 있었다.

일본의 연구자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는 50년 동안 ‘자가포식’ 현상에 매달려 연구한 끝에, 201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한 매체에서 “젊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도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자의 한 사람으로써 그의 50년간의 끊임없는 도전과 인내의 결과물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학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 지치지 않는 끊임없는 도전이 과학의 발전을 이루는 밑받침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덧붙여 연구에 도전하고 매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졸업한지 얼마 안 된 신입 박사의 연구비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연구에 도전할 용기와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인내심을 갖추는 것이 중견연구자로 발돋움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박사후연구원 및 비전임 교원의 창의적?도전적인 아이디어 탐색과 연구활동 지원이 지속돼야 대한민국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기반이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현재 필자는 새로운 연구원에서 심방세동의 유전체데이터를 이용하여 임상 표현형에 대한 유전자 연구를 하고 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고,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하며 좋은 결실을 기다려 본다.

대한민국 모든 연구자분들!! 2019년도 좋은 연구 결과 이루시길 바랍니다. 건승하십시오.


 

 

홍명희 연세대·의과대학 연세의생명연구원 박사후연구원

울산대 의과학과에서 유전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장유전체연관검색을 이용한 한국인 염증성장질환의 감수성 유전자 발굴에 관한 논문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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