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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 듯 말듯 ‘암흑물질’ 검출 방법 재정비하다
보일 듯 말듯 ‘암흑물질’ 검출 방법 재정비하다
  •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 승인 2018.11.05 09: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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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과학자들이 암흑물질 검색 방법을 개선했다. 지난달 29일 <사이언스데일리>는 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스웨덴의 룬드대학교 연구진은 우주의 암흑물질의 단서를 찾는 좀 더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 시설에선 오랜 기간에 걸친 일련의 실험이 진행 중이다. 바로 대형 강입자 충돌기(LHC: Large Hardron Collider) 가속기로 거의 빛의 속도를 통해 양성자를 충돌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는 양성자를 충돌시켜 이론물리학에서 주로 다루는 기본 입자와 에너지 및 차원 문제, 암흑물질 등 관련 데이터를 뽑아내려는 실험이다. 

가속기 용량이 증가하면서 관련 데이터는 끊임없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양산되는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건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그동안 연구원들은 어떤 데이터를 더욱 면밀히 살펴야 하는지 계속해서 평가 및 선별해 왔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건 언제나 골치 아픈 일이다. 중요한 충돌 실험의 주요 사건들이 저장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 CERN

양성자 충돌, 데이터 처리와 저장은 어떻게?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검출기 ATLAS의 실험 구성원이자 룬드대학교 입자 물리학자 카테리나 도글리노이는 “우리가 신중을 기하지 않으면, 우리가 아직 모르는, 전혀 새로운 입자에 대한 단서를 포함하고 있는 데이터를 버릴 수 있다”면서 “예를 들면 암흑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입자들을 놓칠 수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ATLAS는 CERN의 실험실 중 한 곳이다. 이곳에선 가속기 고리의 두 개의 양성자 빔(광선)이 상상할 수 없는 에너지 밀도로 충돌한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지금껏 밝혀진 양성자, 중성자, 전자(랩톤)나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쿼크 등 외에 다른 입자들이 있는지, 물질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알기 위해 충돌을 이용한다. 

새로운 방법은 실험에서 나오는 모든 정보를 기록하고 나중에 분석하는 게 아니다. 데이터 분석은 충돌 사건의 훨씬 더 작은 부분이 포함(유지)되도록 짧은 순간에 끝난다. 이 기술은 LHC의 다른 실험들에서도 전개된다. 이로써 연구진들은 더 많은 충돌 사건들을 저장하고 기록하여 새로운 입자를 추적하도록 해준다. 

최종 목적은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입자의 신호를 찾는 것이다. 보이는 물질과 암흑물질의 연계성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의 운반자로서 입자 말이다. 이런 입자를 중재자로서 입자(mediator particles)라고 부른다. 중재자로서 입자는 극도로 짧은 수명을 가진 쿼크쌍으로 분해될 수 있다. 즉 원자의 양성자와 중성자의 기본 블록으로 분해되는 것이다. 쿼크들이 분해되면, 일종의 입자 샤워가 형성되어 연구진들이 장비를 통해 감지한다.  

양성자 충돌의 의미는 뭘까

연구 공동체는 오랫동안 찾기 힘든 암흑물질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노력해왔다. 암흑물질은 우주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수소, 탄소, 질소 등으로 이뤄진 보통의 물질들은 5%밖에 안 되고, 나머지는 전부 암흑물질(27%)과 암흑에너지(68%)이다. 우리가 인식하고 측정할 수 있는 것들은 보통의 물질뿐이다. 무엇보다도 은하들이 회전한다는 가정에 비춰보면, 우주에는 우리가 볼 수 있는 물질보다 분명히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과학의 표준 모델은 보통의 물질들만 다룬다. 하지만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는 표준 모델에서 잘 다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가 알고 있는 기본 4가지 힘, 즉 강력, 약력, 중력, 전자기력 외에 다른 힘이 있는지, 인간이 인지하는 3차원 이외에 추가적인 공간 차원이 있는지, 세계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을 얼마나 작은지(쿼크보다 작은 게 있는지) 등과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물질들 외에 분명히 또 다른 물질이 있는 것처럼 공전한다는 사실이 암흑물질의 존재를 부각시킨다. 암흑에너지는 우주가 끊임없이 가속도로 팽창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구진들은 10월 31일을 '암흑물질의 날'로 선언하고 전 세계에 암흑물질의 존재성을 알리고 있다. 암흑물질은 과학자들의 측정 장비를 통과하지만 데이터로선 등록될 순 없다. 그래서 중재자로서, 연결고리로서의 입자를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김재호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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