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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이 내게 부정적인 이유
그 사람이 내게 부정적인 이유
  • 양도웅
  • 승인 2018.08.13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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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진 고려대 교수팀, 평가와 자기방어욕구 관련 연구 발표
김학진 고려대 교수(심리학과)

나에 대한 타인의 부정적 평가가 강한 자기방어욕구를 자극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6일 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김학진 고려대 교수(심리학과)팀이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김학진 교수팀은 다른 사람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을 시 자존감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방어욕구가 공격적 행동으로 표출될 수 있으며, 이런 공격적 행동이 사회적 규범과 부딪힐 때, 자기방어욕구는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착안해 이 연구를 시도했다. 

김 교수팀은 구체적으로 이번 연구에서 타인의 부정적 평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욕구가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어떻게 미치는지를 신경학적으로 규명하고자 했다. 

실험에서 김 교수팀은 10세에서 25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에게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도록 요구했다. 2주 뒤, 참가자들에게 MRI 장비 안에서 자신의 파트너와 서로의 작품을 상호 평가하는 과제를 수행토록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파트너 작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관찰했고, 이 관찰 결과를 자기방어욕구의 정도로 판단했다.  

실험 결과, 사춘기 청소년들은 자신의 작품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파트너의 작품에 부정적 평가를 즉각적으로 내리는 경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경향성은 약해지는 대신, 과거 파트너들로부터 받은 누적된 부정적 평가들을 근거로 현재 파트너의 작품을 평가하는 경향성이 커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기법(fMRI)를 통해 뇌 반응을 측정해 본 결과, 누적된 부정적 평가에 기초한 정교하고 복잡한 자기 방어 행동은 내측 전 전두피질(Rostromedial prefrontal cortex)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전두피질은 충동을 통제하고, 과거 경험을 근거로 미래를 예측하며,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는 기능 등을 갖는다. 만약 전 전두피질의 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 충동적이고 주의가 산만하며 감정을 표현하는 데 서툴 가능성이 커진다.

한편 김 교수는 “나아가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그 정교함의 수준만 달라질 뿐,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인간의 논리적 판단과 의사결정을 이끄는 핵심 동력일 수 있다”고 이번 연구결과의 또 다른 의의를 설명했다.  

양도웅 기자 doh0328@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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