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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대학총장 선출제도, 언제 정착될까?
한국의 대학총장 선출제도, 언제 정착될까?
  • 강원근 전주교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7.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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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강원근 전주교대 명예교수·교육행정학

한국의 고등교육 역사를 약 100년으로 본다면, 대학총장 선출제도의 변천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일제강점기에 출발한 경성제국대와 사립대의 전신인 보성학교, 연희전문학교, 이화학당, 그리고 평양의 숭실학부 대학당은 학교장을 임명했다. 8·15 광복 후 미군정하에서는 교육자치의 출발과 더불어 대학총장을 교수회의 동의를 받아 문교부장관이 임명했고, 5·16 쿠데타 이후에는 대학정비 정책과 더불어 임명제로 환원됐다. 6·29 선언 이후는 정치·사회적 민주화 영향으로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까지 교수 직선제를 선호했다. 교수 직선제는 1996년에 정점을 찍고, 직선제의 부작용으로 대부분의 사립대가 임명제 또는 간선제로 환원됐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는 교육부가 대학총장 선출제도 개선 여부를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대학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했고, 모든 국립대가 직선제에서 간선제(추천위원회)로 전환됐었다. 그러나 시민들의 촛불집회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다시 대학총장 선출을 대학 자율에 넘김으로써 현재는 6·29 선언 이후와 유사하게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까지 구성원의 직선을 통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다시 말하면, 한국의 대학총장 선출제도는 임명제, 교수회의 동의, 정부 임명제, 교수 직선제, 간선제(추천위원회), 다시 구성원 직선제로 약 20~30년을 주기로 임명제와 직선제가 반복돼 왔다고 할 수 있다.

대학총장 선출에서 쟁점이 되는 것은 '누가(선거권), 누구를(총장 후보자), 어떻게(선거절차의 정당성)' 선출하는가이다. 총장 선출의 역사적 변천과정은 총장 선거권 행사 주체의 변화와 연결돼 있다. 총장 선출의 주도권을 정부 또는 재단이 행사했는가, 교수 또는 구성원이 가졌는가에 따라 임명제와 직선제가 반복돼온 것이다. 정부 또는 재단은 대학경영의 합리성과 경제적 효율성 측면에서 대학 경영에 관여하려 하고, 교수와 대학 구성원은 대학의 자율성과 학문의 자유를 내세워 대학 자치를 주장하고 있다.

6·29 선언 이후 교수 중심의 직선제가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대학 구성원 중심의 직선제로 선거권이 대학 관련 구성원 전반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 또한 사립대 재단이사회도 구성원의 의사를 무시하고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할 수 없는 분위기로 변화돼 가고 있다. 사립학교법 제53조는 재단 이사장에게 인사권을 준 것이지 총장 선출과정에서 대학 구성원들의 의견수렴을 배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재단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총장을 임명하는 것을 제지하기 위해서는 사립대학 정관에 총장선출 규정을 명시해 놓을 필요가 있다. 

한편, 이화여대와 성신여대가 대학 구성원의 직접선거로 총장을 선임하자, 다른 사립대들도 총장직선을 위한 구체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립대는 물론 사립대도 대학 구성원을 중심으로 한 직선제로 바꿔 가는 흐름이지만, 직선제의 문제점은 여전하다. 또한 직선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들도 선거권 비율을 놓고 교수, 학생, 직원 간에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직선제의 문제점은 명시된 총장선출규정을 통해 어느 정도는 완화할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국회의원, 지역단체장, 지역의원 등 정치권의 선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직접선거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점은 벗어날 수 없다. 학문과 진리를 추구하는 신성한 대학사회에서 정치권의 권력다툼의 추한 꼴을 보고 싶지 않다는 주장도 많다.

또한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당의 성향에 따라 대학총장 선출제도가 흔들려왔기 때문에 교육부가 일관된 교육정책을 지속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해 보인다. 각 대학은 외국의 대학총장 선출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총장 선출제도를 개발해 가야 한다. 정부와 재단은 대학 구성원들이 대학 스스로 그 대학 실정에 적합한 대학총장 선출 모델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것이 대학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대학 자치를 실현하는 지름길이다.

 

강원근 전주교대 명예교수·교육행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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