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0-22 18:49 (금)
“生不如死 상태였던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벗어나 凡부처 아우르는 정책 시행되도록 힘쓸 것”
“生不如死 상태였던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벗어나 凡부처 아우르는 정책 시행되도록 힘쓸 것”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8.06.25 1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기남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인터뷰

대통령 소속 위원회 중 하나인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지난 2006년 설립됐다. 한상완 전 연세대 부총장이 1대 위원장으로 시작해 다섯 명이 그 자리를 거쳐 갔으며, 지난 4월 4선의원 출신인 신기남 변호사가 6대 위원장으로 임명됐다. 정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신 위원장은 사실 책과도 인연이 깊다. 지금도 세계도서관대회 사상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가장 호평을 받았다고 회자되는 2006년 서울세계도서관대회 조직위원장으로 그 소임을 톡톡히 해낸 바 있기 때문이다. 유럽국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세계도서관대회 유치를 위해 신 위원장이 뛰어든 때가 2001년이었으니, 그와 도서관의 인연은 어느덧 17년째.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발족한 지 11년에 접어들었지만 그간 이렇다 할 활동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이 부임한 지 2개월여 만에 굵직한 가시적인 변화들이 감지된다. 전국 2만2천여 개 도서관 그리고 대학도서관 관계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신기남 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부산=글·사진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11년 동안 위원회의 활동이 미미했던 이유가 있었나요?

“2006 세계도서관대회 조직위원장으로 일을 해보니 현재의 도서관법 체제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대통령 소속으로 도서관위원회를 만들어야 범정부적인 대책이 나오겠단 생각으로 노무현 대통령 앞에서 브리핑을 했어요. 그때 문재인 현 대통령이 민정수석으로 함께 배석했죠. 노 대통령의 용단으로 통과가 돼 위원회가 설치됐지만, 출범 7개월째 노 대통령 임기가 끝나고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가 들어가지 않은 위원회들은 많이 사라졌어요. 인수위 결정사항이고 여야합의까지 한 상태라 위원회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지만, 겨우 존속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지원은 없었어요. 10년간 위원회 사무실도, 사무기구도 없었죠. 그때 아마 많은 도서관인들이 실망하셨던 것 같아요.” 

△취임사에서 언급한 4대 긴급사안(대통령 소속위원회로서의 위상 확립, 사무공간 복원, 사무기구 구성, 위원회 지원 강화)는 어느 정도 진척됐나요?

“11년간 生不如死 상태였던 위원회였지만 위원장으로 부임해달라는 전화를 받고 나흘간 고민 하다가 結者解之의 마음으로 수락하고 뛰어들었습니다. 지금은 남북문제로 정국이 바쁘게 돌아가니 대통령이 저에게 전권을 맡겼다고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뛰고 있어요.  제가 인적 네트워크가 좀 있잖아요. 위원장으로 위촉되자마자 청와대 수석들, 비서관들을 다 만났어요. 도종환 문체부 장관도 예전 국회의원 도서관 문화포럼에서 함께 활동했던 분이라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고요. 이제 두 달 남짓 됐는데, 일단 위원회 사무실을 국립중앙도서관 7층에 마련했어요. 리모델링이 끝나는 9월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그리고 15명 규모의 사무기구도 만들기로 했어요. 아직 행안부 시행령을 통과해야 하지만요. 그리고 위원회의 정책개발비도 올해는 적지만, 내년에는 여유롭게 확보하려고 노력중이에요. 문체부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죠. 마지막으로 위원들의 활동비나 TF팀 구성운영비도 확보했습니다. 청와대, 문체부가 도와주니 11년만에 희망이 보여요. 다만 많은 도서관인들이 너무 기대를 많이 하시니 부담은 되죠.”

△도서관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통적 도서관은 하나의 건물에 책, 장서 공간, 학습 공간이 확보된 것이라면, 지금의 도서관은 놀이, 소통의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하고요.

“도서관은 끊임없이 시대에 맞춰서 ‘진화’해야 합니다. 도서관의 본연의 모습, 기능, 형태가 있죠. 영국 옥스퍼드 도서관이나 케임브리지 킹스컬리지 도서관을 보면 수백 년 된 돌집으로 고즈넉한 분위기가 느껴져요. 그런 고유의 도서관 형태가 있는가 하면, 시대에 맞춰 진화하는 도서관도 있습니다. 우선 도서관 형태, 위치부터 문제가 돼요. 시민들이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쉬워야 하고 아름다운 주변환경이 있는 부지를 택해 건축전문가와 도시설계전문가가 도서관을 설계하도록 해야 하거든요.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도 지하철과 거리가 먼 산속, 언덕에 지어졌는데, 이게 우리나라 문화예술행정이었던 거고 도서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앞으로는 위치를 포함한 형태부터 달라져야 할 거예요. 그러면서 도서관이 시민들의 휴식처, 문화활동의 공간으로 도시의 중심지가 돼야겠죠.”

△대학출판부에서 생산되는 학술서적들을 예산 확보를 이유로 대학도서관들이 외면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도서관에서 기초학문, 학술서적들을 일정량 구매하는 이른바 ‘쿼터제 도입’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도서관이야말로 책의 최대 소비처인데, 그래야 출판계가 살고 학자들도 살고, 학문이 사는 선순환이 되는 거죠. 대학출판부 관계자들이 계속 제안을 해주시면, 우리도 적극 검토해볼 의향이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를 통해서든 대학도서관연합회를 통해서든 이런 아이디어들을 계속 내 주시면 같이 논의해볼 수 있고, 이것들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까요.”

△전자도서, 전자저널 이용비율이 급상승하는 데 비해 안정적 재원확보가 어렵습니다. 전자저널서비스업체들과의 상생이 시급한데, 어떤 대책이 있나요?

“대학도서관측에서 우리 위원회에 여러 요청을 하는데, 가장 시급하고 가장 중요한 게 그겁니다. 교수들이 계속해서 연구를 해야 무언가 성과가 나오는데, 대학의 예산은 너무 적고, 자료 가격은 계속 올라가니…. 해결하기 위한 여러 아이디어 중에 우선 국가, 교육부가 되겠죠. 학술정보 확보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는 게 있을 수 있죠. 여기에서는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각 대학에 자료구입비를 지원하거나 여러 방법이 논의될 수 있을 텐데요, 대학도서관연합회 측과 계속해서 논의중입니다.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안으로 의견을 통일하면, 그걸 위원회에 갖다 달라고요. 그럼 우리도 검토를 해서 대통령께 건의할 겁니다. 교육부만으로는 어려울 거예요. 결국 예산의 문제이기 때문에 기재부도 설득해야 하고요. 많은 저항이 있겠지만 대통령 소속 위원회 역할이 그거니까 한번 해보려고 합니다.”

△도서관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이며, 왜 우리에게 도서관이 필요한가요?

“21세기를 지식정보사회라고 하잖아요. 소프트웨어 시대죠. 이 사회를 건설하는 최고의 사회적 인프라가 바로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고, 훌륭한 인성을 기르며, 좋은 정보를 얻어 지적인 창조물이 나오는 그 중심체 역할을 도서관이 해야 합니다. 도서관 스스로 진화해야겠죠. 시설, 도서관 운영방침도 그렇게 바뀌어야 해요. 사서들도 이전의 업무에서 벗어나 정보의 전문가가 돼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정부차원에서 사서 자질을 향상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서자격제도, 사서교육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봐요. 또 지역분권화 시대, 개인화 시대를 맞아 각 지역 도서관들이 지역문화의 중심지 역할도 수행해야 할 겁니다. 개인 학습이 중요한 시대에 학교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는 사회화 교육, 인적네트워크 형성이라는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인데요, 도서관도 이런 역할을 해야 합니다. 시민들이 집에서 모바일, 컴퓨터만으로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접하고 학습을 하는 거죠. 앞으로 도서관의 역할을 더 중요시 될 것이기에 도서관의 진화는 멈춰서는 안 됩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