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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둔 자동차 산업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둔 자동차 산업
  • 김필수 대림대·자동차과
  • 승인 2018.06.04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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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하나의 무역전쟁을 선포했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차량을 검토해 25%의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폭이 큰 철강이나 자동차 분야가 첫 번째 고려 대상으로 간주됐고, 철강분야는 이미 고관세가 결정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는 철강분야의 고관세 대상국가에서 제외되기는 했으나, 수출 할당량이 크게 줄면서 타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떤 분야보다 자동차 분야의 문제가 심각하다 하겠다.  

자동차는 대한민국의 경제를 이끄는 양대 축 중 하나이며, 대미 수출에서 가장 중요한 품목 중 하나다. 약 430만대의 국내 생산 차량 가운데 90만대 이상이 미국에 직접 수출 중이고, 한미FTA에 의해 무관세로 수출돼 국내 자동차 부품 산업의 활성화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자동차는 다양한 중소 협력업체로부터 많은 양의 부품을 공급받기 때문에, 어떤 산업보다 고용창출 효과가 큰 영역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제조회사 당 크게는 약 5천개의 부품사가 포진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국내 생산 완성차의 미국 수출은, 효자종목으로 국내 경제 활성화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폭탄 같은 고관세 발표는 다른 국가보다 우리에게 여러모로 큰 충격을 주는 선언이라 할 만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우리에게는 어떤 대안이 있을 것이고, 어떻게 해야 이 변화의 시대를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물론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이고 이해 당사자인 현대차 그룹의 준비 자세도 중요할 것이지만, 현재 상황과 관련해 필자는 세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우선 다행인 것은 우리에게 시간적인 여유가 조금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의 실태조사가 진행될 것이고, 약 반년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에서 무역적자를 가중시키는 유럽이나 일본, 물론 우리도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아마도 미국에서 가장 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에겐 가장 큰 관세 부과가 이뤄질 것이다. 따라서 현재 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파악해 그들의 향후 계획을 파악하는 일이 급선무일 것이다. 

취임 초반만 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중구난방식 폭탄을 터뜨렸으나, 1년이 지난 현재 그가 어떠한 전략을 구사하는지 전체적인 윤곽 정도는 파악 가능하게 됐다. 현재 북한과의 문제에서도 우리가 큰 중재역할을 하고 있고, 지난 한국GM 문제에서도 결국 8천억 원 이상의 공적 자금 투입을 결정해 미국 정부와 원만한 협상을 진행한 만큼, 수단·방법을 가리지 말고 국익 차원에서 미국 정부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해 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한다. 

다음은 자동차 산업분야는 다른 산업과 달리 협력업체가 광범위하게 포진해 있고 고용창출이나 다른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자동차 수출의 위축은 당장 경제적 주름살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의 철강이나 알루미늄 등과 달리 자동차는 바로 산업계나 경제계에 큰 영향을 주는 만큼, 더욱 냉철하고 정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 이를테면 이 사안에는 유럽이나 일본 등도 포함되기 때문에 국제적 관례 등을 고려해 다양한 공동 압력 수단 등도 고민하고 공동보조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미 재개정 논의된 한미FTA의 비준을 하루 속히 마무리해, 이번 자동차 관세 현안에 대응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협상이 잘 돼 관세 대상 국가에서 제외된다 해도, 장기적으로 미국에게 일정 정도 양보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관세 부활까지는 아니어도 수출 물량을 조정하거나 쿼터제를 도입하는 (최악의) 대안도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있는 현대·기아차 공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것도

‘미국에서’ 제조 및 생산하라는 뜻인 만큼, 공장 증설 등의 고민도 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미국에 공장을 증설할 시 국내 생산 물량이 줄어드는 만큼, 우리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대안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수출 다변화 전략의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 동남아 시장 등은 현재 급격히 커지고 있음에도, 우리가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국가가 많은 만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소위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에게 현재 상황은 분명 위기 상황이다. 현재진행 중인 북핵 문제도 당연히 해결해야 하지만, 동시에 자국중심주의에 ‘올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문제들은 언제 어디서 어떤 형태로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대비도 항상 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미 지난 24일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그 이후에 어떤 행보를 보였는지 똑똑히 목도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과
동국대에서 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계인명사전 ‘후즈 후 인 더 월드’에 2000년부터 2018년까지 19년 연속 등재됐다. 환경부·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여러 정부 부처에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미래의 자동차 융합이 좌우한다』, 『친환경 운전 실천하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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