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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지역거점대학, 어떻게 살릴 것인가?(2)
위기의 지역거점대학, 어떻게 살릴 것인가?(2)
  • 김동원 전북대·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 승인 2018.05.2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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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2017년까지 실시된 월드클래스300 기업 육성 사업(매출액 400억원 이상, 1조원 미만, 중소, 중견 제조업 대상)에 선정된 전라북도 기업은 모두 3개이다. 전국의 1% 수준에 해당하는 월드클래스 기업 선정현황은 지역경제의 발전이 얼마나 더디고, 지역균형발전이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역경제가 활력을 갖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제품 경쟁력을 갖춘 월드클래스(WC) 기업이 많아야 한다. 따라서 WC기업의 육성을 위한 신기술 기반의 R&D 역량이 강화가 요청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지역기업에 대한 우수한 인력 수급 모델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거점대학을 우선 육성해야 한다는 논리가 최근 널리 공감을 얻고 있다. 정치권에서 논의된 거점 국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사업도 이러한 배경에서 시도된 것이다. 지역거점대학 육성의 한가지 대안으로, 필자는 교수신문 26주년 창간호 특집호에서 우수학생 유치를 위한 지역거점대학의 국제화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성장 잠재역량이 큰 아시아지역에 많은 학생을 파견하여 교육시키고, 아울러 우수한 아시아지역 학생을 유치하여 친 한국 인재로 양성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이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선행 조건이 있다. 즉, 우수한 인재들이 지역의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수한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들의 물꼬를 돌리는 데에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우수한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는 이유는 크게 보아 양질의 일자리와 문화적인 환경이다. 따라서 우수한 학생들이 지역의 대학을 선택하게 하려면, 이를 보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지역에서 당장 제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대표적인 대기업이 지역의 대학과 함께 인재양성의 일부를 담당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일례로, 수원의 성균관대학교에는 지난 10여년 사이에 수많은 우수학생이 몰려들고 있다. 삼성전자, 삼성 반도체 등과 관련된 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지역에 삼성그룹 관련 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어서 취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의 거점대학에 우수학생을 유치하는 첫 번째 방안은 지역대학의 인력양성 프로그램에 대기업이 파트너로 공동 참여하는 것이다. 즉,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처럼 삼성, 엘지, 기아, SK 등 대기업이 지역에 연고를 두고, 지역대학의 교육에도 참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대자동차가 지역 대학의 부지 안에 자동차융합교육관(가칭)을 설치하고, 특화된 교육과 연구를 대학과 공동으로 실시하는 방식이다. 자율주행, 빅데이터 분석, 스마트센터, 차세대 에너지 등과 관련한 학부특화 교육과정, 실무 석· 박사과정 등을 개설하면 지역의 우수한 인재는 물론이고, 전국에서 재능있는 인재들이 몰려들 것이다. 지역의 WC기업 혹은 강소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참여 기업은 기업의 유보금을 전문 인력양성과 지역 인재 양성을 위해 기꺼이 기부하는 것이다. 물론 국가와 지방 정부의 세제지원과 재정지원 사업을 통한 교육, 연구 프로그램의 지원은 당연히 뒤따라야한다.

두 번째 방안은 이공계를 중심으로, 우수한 대학원 석· 박사 학생들에 대한 병역혜택 부여이다. 한국은 70, 80년대 고도 성장기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설치하고, 우수한 이공계 석· 박사 인력을 양성하여 산업발전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당시에 우수인재 유입을 위해 학생들에게 모두 병역혜택을 부여하고,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 혹은 기업에서 의무 복무를 하게했다. 유사한 기회를 지역거점대학에 진학하는 석· 박사 과정의 우수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지역의 거점대학을 졸업한 우수 인력이 지역의 기업에서 일하고, 지역 출연기관에 일정기간 의무 복무하도록 해야 한다. 인재난을 겪는 지역의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마지막, 세 번째 방안은 정부의 특별법 제정 및 인프라 지원이다. 지역거점대학을 육성할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기업의 참여와 병역혜택 등을 뒷받침할 제도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우수한 학생 및 석· 박사급 연구원이 거주할 기숙사 시설, 양질의 기혼자 숙소 등이 대학의 캠퍼스에서 제공되어야 한다. 또한, 정부는 기업이 대학 캠퍼스에서 공동 교육, 공동연구에 참여하도록 범부처적인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앞선 기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지난 10년간 꾸준히 감소한 정부예산 대비 교육예산의 비율을 조금만 늘리면 가능한 일이다. 

지난 정부의 창조경제센터 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관계를 전제로 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대학과 기업은 서로 갑을관계나 종속관계가 아니다. 오히려 협력의 접점을 쉽게 찾아가는 상호 보완관계가 성립된다. 이러한 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함께 나서서 지역대학, 지역경제 살리기 방안을 찾아야 한다. 지금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4차 산업혁명의 시기이다. 기존의 패러다임은 바꾸어야 한다. 혁신적인 구상과 대담한 시도는 지역거점대학 발전에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다.

 

김동원 전북대·산업정보시스템공학과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졸업한 뒤, 일본 훗카이도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북대 공대학장과 산학협력단장을 역임했다. 주요 연구분야는 CAD/CAM/PLM, 지능생산시스템, 반도체 생산 및 일정계획, 기술경영 및 연구관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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