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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발레부터 모던 발레까지…“대중 속으로 다가가 발레 저변 확장시킬 것”
클래식 발레부터 모던 발레까지…“대중 속으로 다가가 발레 저변 확장시킬 것”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8.05.2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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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제8회 대한민국발레축제, 5월 31일~6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대한민국발레축제조직위원회(조직위원장 겸 예술감독 박인자)와 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4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제8회 대한민국발레축제’를 개최한다. 박인자 예술감독(숙명여대·무용과)은 지난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8회를 맞이한 대한민국발레축제를 통해 발레의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2019년에는 좀 더 대중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축제에는 총 10개의 단체가 참여해 10개의 작품이 공연되며,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클래식 발레부터 독창적인 모던 발레까지 ‘발레는 어렵다’, ‘발레는 여성스럽다’는 편견을 깨는 작품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기획공연 초청 안무가: 김용걸, 김세연

올해 초청 안무가는 김용걸, 김세연이다. 김용걸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발레축제의 모든 회차에 참가했고, 김세연은 작년 발레축제 기획공연을 통해 안무가로 데뷔해 신인답지 않은 기량을 발휘하며 2년 연속 초청 안무가로 선정됐다. 김용걸은 올해의 첫 신작 「The type B」를 선보인다. 자신의 인생을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발레’라는 답변을 내놓은 발레리노 김용걸이 ‘본연의 나’를 주제로 다양한 생각들을 무대 위에 풀어낸다. 그는 가장 진심을 다해 풀어낼 수 있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오랜 시간 고민했고, 발레 움직임의 테크닉도 타 무용수의 인생도 아닌, 결국 ‘자기 자신’을 주제로 선정한 것.

이번 기획공연에 초청된 안무가 김세연은 CJ토월극장에서 'Triple Bach'를 공연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이번 기획공연에 초청된 안무가 김세연은 CJ토월극장에서 'Triple Bach'를 공연한다.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김세연은 올해 초 스페인국립무용단과 마드리드에서 초연해 극찬을 받은 「Triple Bach」를 재구성한다. 「Triple Bach」는 스페인국립무용단 예술감독 호제 마티네스(전 파리오페라발레단 에투왈)가 이제 막 프로 무용수를 시작하는 무용단원들을 위한 안무를 스페인국립무용단 수석 무용수인 김세연에게 제안하며 시작된 작품이다. 하얀 도화지에 맘껏 색을 칠하듯, 무용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로 펼치며 원 없이 춤 출 수 있는 네오 클래식 작품으로, 군더더기 없는 클래식 동작부터 화려한 파트너링까지, 다양한 구성이 명쾌한 바흐의 음악 위에 그려진다. 특히 이 작품에 쓰인 바흐의 브랜든부르그 콘체르토 J.S. Bach - Brandenburg Concerto No.2,3,4,6 는 발레 안무를 입히기에 어려운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음악과 어우러지는 안무를 자신있게 선보이며 초연 시 음악 및 발레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남자 주역 3명(현 베를린슈타츠오퍼발레단 타일러 걸페인 Tyler Gurfein, 현 와이즈발레단 주역무용수 멘드바야르 남스라이 Mendbayr Namsrai, 전 바이에른뮌헨발레단 수석무용수 및 전 취리히발레단 주역무용수 티그란 미카엘리안 Tigran Mikaelyan)과 여자 주역 3명(현 스페인국립무용단 사라 카티분 Sara Khatiboun, 현 와이즈발레단 주역무용수 이현정, 전 유니버설발레단원 조한나), 그리고 군무 7명(김다빈, 김윤아, 김태린, 김한샘, 서혜주, 오진주, 윤소미)이 출연한다. 축제의 개막을 알리는 기획공연은 5월 31일과 6월 1일, CJ 토월극장에 오른다.

국내 대표 발레단: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국내 대표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각각 「안나 카레니나」와 「발레 춘향」으로 발레축제 무대에 선다.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는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1천200쪽에 달하는 동명 소설을 두 시간짜리 발레로 압축한 작품이다. 「안나 카레니나」는 인간의 삶과 모습을 완벽하게 구현해 낸 인류 보편의 걸작으로 작년 아시아 초연 이후 큰 반향을 일으키고 감동의 무대로 극찬을 받으며 국립발레단의 새로운 레퍼토리로 자리 잡았다. 19세기 러시아 귀족 사회를 배경으로 귀족 부인 안나 카레니나가 젊은 장교 브론스키와 사랑에 빠지며 얼마나 가혹하고 비극적인 운명과 마주하게 되는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강렬한 눈빛과 애절한 몸짓의 여주인공 ‘안나’는 인간이 지닌 다양한 내면의 모습을 고전, 모던, 드라마 발레로 다채롭게 펼쳐내며 초연보다 한층 더 깊어진 풍부한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위스 취리히발레단 예술감독인 크리스티안 슈푹이 안무하고,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연주한다.

국립발레단은 다음달 22일부터 24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안나 카레니나'를 공연한다.
국립발레단은 다음달 22일부터 24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안나 카레니나'를 공연한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발레 춘향」은 1986년 탄생한 「심청」에 이은 유니버설발레단의 대표작이자 두 번째 창작 발레이다. 창작 발레의 글로벌화를 목표로 한국의 고전 ‘춘향전’에서 스토리를 가져와 2007년 세계 초연했으며, 이후 한국의 아름다운 움직임을 꾸준히 세계에 알려왔다. 2014년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안무, 무대, 의상을 改備하고, 초연의 창작곡을 차이코프스키 모음곡으로 전면 수정하며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 2015년 오만 로열 오페라하우스 무스카트 초청 공연에 이어 올해는 콜롬비아 보코타 홀리오 마리오 산토도밍고 마요르극장에 공식 초청되었고, 국내 관객과는 발레축제를 통해 만난다. 예술감독 유병헌과 의상디자이너 이정우, 새로운 영상디자인으로 한층 더 세련되진 무대를 선보이며, 한 폭의 동양화처럼 매혹적인 장면들을 연출한다. 춘향과 몽룡의 아름다운 사랑의 2인무, 남성 군무의 폭발적인 역동성이 느껴지는 암행어사 출두 장면, 단오날 창포물에 머리 감는 처녀들의 군무 등 명장면들이 연속된다. 「발레 춘향」은 6월 9일, 10일 CJ 토월극장에서, 「안나 카레니나」는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남녀 안무가의 2인 2색 

초청 안무가로 선정된 김세연-김용걸 무대를 포함하여, 올해 공모로 선정된 작품들 모두 남녀 안무가의 조합이다. 차진엽-정형일, 김지안-김성민, 임혜경-윤전일의 안무작이 한 무대에 오른다.

■CJ 토월극장: 안데르센 원작 동화를 재해석한 서울발레시어터의 「빨간구두-영원의 춤」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안무감독으로 주목받았던 안무가 차진엽, 음악감독 최우정, 그리고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27인조)가 협업한다. 틀을 깨는 자유로운 몸짓과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품마다 큰 호응과 이슈를 몰고 다니는 차진엽의 안무는 리스트 F. Liszt의 「죽음의 무도」(Totentanz Danse Macabre), 스트라빈스키 I. Stravinsky의 「봄의 제전」(The Rite of Spring) 등의 기존 클래식 곡을 포함해 현대음악, 창작곡 등의 음악적 스토리를 이어갈 최우정의 음악과 함께 강렬한 시너지를 무대에서 뿜어낼 것이다.

2014년 이후, 정형일은 오랜만에 발레축제를 찾았다. 300년 발레 역사에 일곱 번째 포지션을 제시하며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이후, 정형일은 오랜만에 발레축제를 찾았다. 300년 발레 역사에 일곱 번째 포지션을 제시하며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2014년 이후, 오랜만에 발레축제를 찾은 정형일 Ballet Creative는 발레의 기본 포지션은 다섯 가지로, 프랑스 루이 14세의 무용 교사로 궁정 발레 안무가였던 피에르 보샹이 창안한 발레의 기초이다. ‘발레 기본 포지션이 다섯 가지가 아닌 그 이상이라면, 움직임은 어떻게 진화했을까?’ 라는 흥미로운 가정이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 새로운 포지션과 함께 인간이 몸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범위는 무한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예술가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그 과정에서 반복되는 실패와 고뇌를 무대 위에 그린다. 6월 4일, 5일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자유소극장: 김지안 발레단,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 임혜경 Le Ballet, 윤전일 Dance Emotion: 고국을 떠난 지 49년, 사후로는 23년 만에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온 윤이상을 기리며 김지안 발레단이 「윤이상의 귀향」을 선보인다. 「윤이상의 귀향」은 윤이상을 주제로 한 최초의 발레 작품으로, 천재적 작곡가로서의 윤이상의 모습부터 인간 윤이상의 면면들까지 그의 명곡 위에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윤이상 역의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훈을 비롯해 미국 조프리발레단 솔리스트 정한솔 등이 참여한다.

2017년 5월, 차세대 발레 안무가 김성민을 중심으로 창단된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은 2014년 한국무용음악협회 기획공연 「무용과 음악의 만남」에서 선보였던 「Combination」을 확장시켜 재안무한 「Combination 2」로 발레축제 무대에 선다. 강하고 웅장하게 시작한 음악은 모데라토, 알레그로, 아다지오 그리고 다시 모데라토로 이어지고, 단조롭던 움직임은 어느덧 폭발적인 군무에 도달한다. 피아노와 일렉트릭 기타가 만들어내는 선율에 움직임이 완벽하게 들어맞으며 환상적인 콤비네이션을 이룬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젊은 발레 단체 중 하나인 프로젝트 클라우드 나인은 대구 아시아무용축제, 대한민국무용대상, 서울무용제 등을 통해 호평을 받으며, 창단 고작 1년 만에 유망한 무용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사제지간으로 만난 적이 있는 김지안과 김성민이 이번 발레축제에서는 안무가로서 이름을 나란히 올리게 됐다. 6월 5일, 6일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 임혜경이, 자신이 생각하고 경험한 이야기들을 해설과 함께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이야기가 있는 발레」 그 두 번째 이야기도 무대에 오른다. 「이야기가 있는 발레 Part 2」는 휴식과 여행, 여유로움의 낭만을 그린 ‘여름밤’, 각기 다른 춤의 언어가 하나의 하모니를 이루는 과정을 보여주는 ‘Embrasse’, 삶에 힘을 더하는 사람들의 의식적 습관들을 임혜경의 시선으로 바라본 ‘Ritual; 신뢰와 용기의 문’ 세 가지 에피소드로 구성된다. 화려한 무대장치와 의상 또는 부풀려진 감성이 아닌 발레와 움직임 자체에 집중하고, 사람들이 사는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며 관객과 소통하고 감성을 나누고 싶다는 임혜경은 인간미 넘치는 ‘휴먼 발레’, ‘힐링 발레’로 관객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예정이다.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엄재용과 김나은, 전 솔리스트 오혜승, 전 서울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김은정, 그리고 국립현대무용단 안남근이 출연한다. 

안무가들이 사랑한 무용수 윤전일이 안무가로 데뷔한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사랑에 미치다'라는 제목으로 공연할 예정.
안무가들이 사랑한 무용수 윤전일이 안무가로 데뷔한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 자유소극장에서 '사랑에 미치다'라는 제목으로 공연할 예정.

안무가들이 사랑한 무용수 윤전일은 안무가로 데뷔한다. 「사랑에 미치다」라는 다소 직설적이지만 꾸밈없는 솔직한 제목의 작품으로 안무가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불치병에 걸린 여자와 이를 모른 채 사랑에 열중하는 남자의 절절한 러브스토리를 발레, 한국무용, 현대무용으로 풀어낸다. 감성 전달 능력이 뛰어난 무용수가 직접 안무하는 작품이라 이미 관객들 사이에서는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으며, 이를 반영하듯 티켓은 일찌감치 전 회차 전석 매진됐다. ‘사랑에 미치는 것만큼 예술적인 것은 없다’고 말하는 윤전일은 사랑과 슬픔, 환희와 절망과 같은 섬세한 감정들을 각각 성격이 다른 세 가지 무용 장르에 녹인다. 스타 무용수 김현웅, 신승원, 장혜림, 한선천, 오정윤이 출연해 그의 첫 안무작을 더욱 빛낸다. 6월 9일, 10일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되며, 자유소극장에서 올리는 위 4개의 작품은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진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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