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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장 직선제, 대학 민주화 노력의 결실입니다”
“교수회장 직선제, 대학 민주화 노력의 결실입니다”
  • 문광호 기자
  • 승인 2018.04.02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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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를 찾아서 ❿ 전남대 : 이근배 교수회장 

전남대 교수회는 설립된 지 50년이 넘은 전국 교수회의 맏형 격이다. 지나온 세월만큼 교수회는 전남대 교수들의 교권 확립, 권위 보호를 위해 다양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총장 직선제 도입을 위해 앞장섰고 교수회장 선출방식 역시 직선제로 바꿨다. 학내 민주화뿐 아니라 교육정책 개선에 있어서도 전남대 교수회의 역할은 크다. 교수회뿐 아니라 평의원회 의장도 겸하고 있는 이근배 제39대 교수회장(정형외과)에게 고등교육법 개정, 총장 직선제 등 현안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osu.net

▲이근배 교수회장(앞줄 왼쪽에서 6번째)는 지난해 9월 직선제로 선출됐다. 사진제공=전남대 교수회
▲이근배 교수회장(앞줄 왼쪽에서 6번째)는 지난해 9월 직선제로 선출됐다. 사진제공=전남대 교수회

 

△전남대 교수회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한다.

“전남대학교 교수회는 1965년 7월 6일 교수협의회(초대 회장 변극)로 발족된 이래 교수의 권익보호와 교권확립, 교수상호간의 친목도모를 위한 임의기구로 존재해왔다. 그러나, 2014년 학칙 기구화되며 교수회로 명칭을 바꿨다. 지난해 9월 1일 첫 교수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돼 민주적 거버넌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전남대 교수회 최초로 직선제 회장으로 선출되셨다고 들었다. 이번에 직선제로 전환하게 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이명박 ·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대학교 ‘선진화 정책’에 따른 폐해가 극에 달했다. 국립대 총장선거를 치른 많은 대학들이 총장 미임용 사태를 겪었고, 설상가상으로 교육부는 2순위 총장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해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을 훼손했다. 이를 계기로 전남대학교 제38대 교수회에서는 교수회 규정을 개정해 교수회장 직선제 선출, 단과대학교수회 자율 설립, 단과대학장 선출방식의 자율성 보장 등을 명시함으로써 교수회 위상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대학의 중요한 의사결정구조를 민주적 거버넌스 체제로 바꾸려고 노력했다. 전남대 교수회장 직선제 선출은 국립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 그리고 학내의 민주적 거버넌스의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커다란 노력의 결실이다.”

△최근 고등교육법 개정은 평의원회에서 교수회의 역할과 권한을 축소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은 국공립대와 사립대의 특수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대학평의원회가 잘 운영돼 개정 법률에서 규정한 것보다 진일보한 심의, 의결권을 가지고 있는 대학에서는 국공립대학교의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거버넌스를 후퇴시킬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개정 법률의 문제점을 인식해 지난해 12월 ‘고등교육법 개정법률 재개정 입법청원 서명’을 진행했고 전남대 교수 707명(대상 1171명/ 60.4%)의 참여를 이끌어 낸 바 있다.”

△전남대 교수회는 지난해 총장 직선제 실현을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간선제가 유지됐다. 교수회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하다. 

“우선 총장선거제도 개선특위가 마련한 직선제 안과 간선제 안으로 2016년 4월 교수총투표를 실시했고, 투표자 50.50%의 지지를 받은 직선제안을 확정해 추진했다. 그러나 교육부와 대학본부의 반대에 직면해 이후 평의원회는 총장항의방문, 성명서발표, 1인 피켓시위, 그리고 종국에는 평의원회 의장이 단식을 강행했다. 결국 2016년 8월 총장과 평의원회가 합의해 교수, 직원, 조교, 학생이 참여한 대학 구성원 투표를 통해 50.47%의 지지를 받은 직선제적 요소를 반영한 간선제 안을 확정하게 됐다. 간선제 안을 통해 총장후보자 2인을 선출, 교육부에 추천했다. 결국 박근혜 정부 하에서 국공립대학 최초로 대학 구성원이 합의한 방식에 따라 총장 선출 방식을 관철하고 총장후보자 선출 및 임용추천을 마무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총장선출방식은 여전히 간선제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어 이번 전남대학교 제39대 교수회에서는 향후 총장 직선제를 도입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자 한다.”

△대학의 민주화를 위해 전남대 교수회가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전남대 교수회는 학내 민주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대표적으로 총장불신임 제도의 도입, 교수회장 직선제 선출, 교원 공채 최종면접위원회와 인사위원회에 평의원회 구성원 참여 제도화, 여교수회와 단과대학 교수회의 교수회 산하기구 제도화 등이 그러한 예다. 
전남대 교수회는 이러한 학내 민주화 이외에도 전국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이하 국교련)와 함께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서 추진됐던 신자유주의적 ‘대학선진화 사업’에 따른 교육정책의 적폐를 청산하고 대학의 공공성과 자율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성과급적 연봉제 폐지, 국립대 총장 및 학장 선출방식의 자율성 보장, KORUS 개선, 교육연구학생지도비 문제 해결, 대학구조개혁평가 폐지, 국립대학법 입법 추진 등은 여전히 실현해야 할 과제다. 이러한 도전적 난제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교수회는 더욱 더 힘찬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남대 교수들 그리고 교수신문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남대 교수회는 지난 1965년에 창립되어 다른 어떤 대학보다도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성 확보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그럼에도 지난 해 11월 고등교육법이 일부 개정됨으로써 대학평의원회 재구성을 요구받는 등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런 당면한 난제들에 대해 실사구시적인 자세로 대응해 나가고자 한다. 이와 함께, 타 거점국립대에 비해 교수들의 복지수준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남대학교 교수회와 평의원회는 실천적 대안을 마련해 강력히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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