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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 임용대란은 국가적 문제 … ‘교대 간의 통합’도 한 가지 해법이 될 겁니다”
“학령인구 감소, 임용대란은 국가적 문제 … ‘교대 간의 통합’도 한 가지 해법이 될 겁니다”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8.03.05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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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여성 교대 총장으로 취임한 오세복 부산교대 총장

 

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교대에 첫 여성 총장이 탄생했다. 지난해 10월 부산교대 7대 총장으로 취임한 오세복 총장이 그 주인공이다. 오 총장은 총장 임기를 시작하며 교원양성 교육시스템을 개편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도 반드시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의 의지는 ‘메가 융합역량’이라는 단어로 정의된다. 부산교대를 졸업한 학생들은 적어도 지식과 생각을 융합해내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 앞에서 그의 대응은 다행스럽지만 부산교대 안팎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원자의 서울·수도권 쏠림현상, 교사 성비 불균형, 교권 추락이라는 교대의 고질적인 문제부터 비교적 최근 사안인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교사 수요 축소,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 압박 등의 대내외적 문제까지. 오 총장이 부산교대에서 맞닥뜨린 사안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셈법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기에 그가 ‘여성’ 총장으로서의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시선들이 많다. 남녀가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세상을 통찰하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그에 앞서 사회 구조와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하는 오 총장. 취임 100일을 맞은 그를 만나봤다.

•인터뷰 윤상민 선임기자 cinemonde@kyosu.net
•정리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총장 취임을 축하드린다. 이번에 첫 ‘여성’ 교대 총장으로 임용되셨다. 여성 비율이 높은 교대에서 이제야 첫 여성 총장이 나왔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놀랍기도 하다. 그만큼 총장님의 취임이 갖는 ‘의미’도 남다를 것 같다.

“여성과 남성의 위상을 확연히 구분했던 문화가 우리에게 아직 남아있어서인지, ‘첫 여성 교대 총장’이라는 사실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 같다. 여성의 지위가 남성보다 현저하게 낮았던 문화는 서양이나 우리나 큰 차이가 없었는데, 우리의 경우 양성평등을 이루는 시간이 좀 더 길었다. 그런 탓에 아직도 우리나라에는 여성의 지위와 남성의 지위가 서로 대등하지 않은 문화가 남아 있고, 이를 넘어서려는 노력과 희망들이 어우러져 있다고 본다. 그런 노력과 희망이 현재진행형이기에 다들 ‘여성 총장’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여성 스스로 세상을 통찰하고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 필요하지만, 사회 구조와 인식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직업을 갖고 어떤 지위에 도달해야만 ‘성취를 이루었다’고 평가하는 압박도 없어져야 한다. 여성 가운데는 직업을 갖지 않고 전업주부로 살고자 하는 분들도 많다. 다른 한편에는 직업을 가진 채 전업주부와 다를 바 없이 살아가야 하는, 육아독박 혹은 가사독박의 상황에 처한 분들도 있다. 이런 분들에 대한 사회의 배려와 통찰이 필요하다. 남성들의 인식변화도 절실하지만, 여성 스스로도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고, 당당하게 자신의 위상에 따라 도움을 요청하거나 배려를 요구해야 한다. 따라서 여성 총장이라는 점이 ‘특별한 의미’여서는 안 될 것이다. 이는 그저 세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고, 우리 사회가 여성을 배려하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중 하나로 비쳤으면 한다.”

△어려운 과정을 지나 총장으로 숨 가쁜 100일을 보내셨다. 여러 가지 일들을 하셨겠지만, 2019년 신입생들부터 적용될 새 교육과정 개편 작업이 어느 정도까지 진전됐는지 궁금하다.

“교육과정 개편은 여러 면에서 절실한 문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맞추면서 미래 교육과정에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흐름을 초등교육에 반영하는 차원에서도 교육과정 개편은 필요하다. 그러나 대학교육이 반드시 시대의 흐름과 함께 흘러가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학은 섣부른 논란을 교육해 오해를 자초하기보다는 검증된 학설과 논란의 결과를 교육해야 하는 고전적·아카데미적 관점도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 개편만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교육과정 개편이 선의의 목적으로 진행되더라도 학교 구성원들의 현재적 문제와 관련돼 있기 때문에 개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개편이 어려운 상황을 저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개편의 목적과 진행상황을 서로 잘 연계해 구성원들을 설득해야 할 것 같다. 저 역시 구성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조화’와 ‘소통’을 통해 진행하고자 한다.”

△교대에 가면 교사가 된다는 건 옛말이 됐다. 학령인구 감소로 ‘교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선발 인원을 줄이고 있고, 임용고시에 합격하고도 발령을 받지 못하는 교사가 늘어나고 있다. 외면했던 한국의 인구문제가 교대에도 도착한 셈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학령인구 감소와 임용대란 문제는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와 관련되는 국가적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구증가를 위해 80조를 들여도 출산율은 올라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제도, 복지제도, 인식변화 등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등,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통계에 따르면, 2017년에 태어난 아이의 숫자가 40만 명이 되지 않는다. 학생 수가 적으면 교육환경이 좋아질 수도 있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구조로 볼 때 ‘교육’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현재의 교대학생 수를 유지할 수가 없게 된다. 현 제도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임용대란 문제뿐만 아니라 교육 전반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 이에 대비해 미리 교대학생 수를 조절하고 학급당 교사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 등을 현재의 교육과정과 교육상황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앞으로 이 문제와 관련해 교육부, 교육청과 긴밀히 논의하고자 한다. 물론 국가와 지자체의 재정상태도 고려해야 하고, 정치적 난관이 있을 수도 있겠다.
언론이나 여론상에는 교육부와 교대가 이 문제에 미리 대처하지 않는 것처럼 보도되거나 비난하는 경우도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조건을 고려해 대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국의 교대들이 교대생 숫자를 대폭 감소시켜 왔지 않나. 장기적으로 보면 ‘교대 간의 통합’도 한 가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대학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면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생 수가 있다. 교대생 수를 줄이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교대에서 좋은 교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교대생 숫자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기에, 교대 간의 통합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다고 이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다.”

△교사로 임용되는 것이 끝이 아니다. 지원자의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 ‘교사 성비 불균형 문제’, ‘교권 추락’ 등 교대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이런 일련의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이를 극복해 나갈 부산교대만의 묘안이 있는지 궁금하다.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 교사 성비 불균형 문제, 교권 추락의 문제는 2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된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가산점이나 남녀 일정성비 유지, 기피지역 근무자 우대 등 여러 가지 제도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재의 제도로는 이 문제의 악화를 막을 수 없게 됐다. 그래서 좀 더 구체적인 제도를 시행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동의’가 필요할 것 같다.
예를 들어, 교대생의 성비는 대체적으로 7:3(여:남)정도인데, 이 비율을 5:5 정도로 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교대생 가운데 남성이 많으면 교사성비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고,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에도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어느 섬 지역에서 초등 여교사를 상대로 육체적 폭력이 가해진 일이 있었다. 치안불안 지역, 지역민의 왜곡된 성의식이 퍼진 곳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싶어 할 여교사는 없을 것이다. 그런 곳에 여교사를 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도 문제지만, 그런 곳에 여교사를 보낸 점에 대해 국가와 사회는 통렬히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
서울·수도권의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지역가산점 제도나 월급 인센티브제도를 둘 수 있다. 교대생 남녀비율 조정 등의 문제와 함께 사회적 동의가 선행되면 가능한 일이다. 서울·수도권 쏠림 현상은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제와 관련돼 있다. 서울·수도권에 경제와 산업이 집중됐기 때문에 인구가 집중되고, 인구가 집중되니 학교가 많이 생기고 교사를 많이 충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교육문화시설 등이 풍족한 도시로 교사 지원자가 증대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교육문화시설이 열악한 지역에서 자녀교육을 시키고 자기 삶을 영위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도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한 가운데, 2022년까지 입학금도 폐지하기로 해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 대교협 2018년 정기총회에서도 ‘교원양성대학’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는데. 교원양성대학은 2011년부터 시행된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에서 철저하게 배제됐다는 지적이었다. 어떻게 헤쳐 나갈 생각인가.

”교원양성대학의 재정 상태는 매우 심각하다. 교육부나 사회에서는 이에 대해 세심한 관심이 없는 듯하다. 건물이 있고 교수들이 있으면 교사양성은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동화’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부산교대의 경우에는 10여 년째 등록금이 동결되고 있다. 등록금 동결로 생긴 재정적 필요부분의 일부는 교육부에서 지원되고 있지만, 이 지원도 학교 운영에 있어 최소한에 불과하다. 교수들의 연구를 위해서는 컴퓨터 등 여러 가지 인프라가 필요한데, 현재 부산교대 교수들의 컴퓨터는 6년째 교체가 안 되고 있다. 그리고 국가공무원 월급체계에 의한 월급은 몇 퍼센트씩 인상되고 있지만, 교수들의 연구목적을 위해 필요한 연구비 등은 5년째 정체되고 있다. 공학·수산·의료 등에 지원되는 연구비와 교원양성대학에 지원되는 연구비는 천문학적으로 차이가 난다. 당연히 동일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오히려 손실일 것이다. 다만 교원양성대학의 연구비를 ‘현실화’ 할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물가가 오르고 국민소득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대학등록금이 ‘동결’되는 것은, 우리 사회가 교육에 대한 열정이 무너지고 있거나, 대학 교육에 대한 불신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 대학등록금을 올려서라도 우리 자식을 잘 가르쳐 달라거나, 등록금을 올려서라도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해 달라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이런 요구들이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학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일말의 책임도 느낀다. 하지만 외국의 경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나 기업인이나 사회의 기부를 통해 교육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되고 있다. 기부문화가 뚜렷이 형성되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는 정부의 지원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교육에 대한 지원은 십 년, 백 년 후에 나타난다. 당장의 성과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원을 망설인다면 미래를 포기하는 일이 될 것이다.”

△부산교대는 미래의 교사를 교육하고 양성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교육’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부산교대는 어떤 ‘역량’을 갖춘 초등교사를 양성하고자 하는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창의적인 한국인’과 조화되는 시대인 것 같다. 이 시점에서 초등교사가 할 일은 ‘근간’을 다지는 일이다. 초등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실질적 문제들과 연계된 테크닉을 가르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보다는 자유로운 상상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드높이고, 이를 위한 생각들이 머릿속에서 마음껏 피어나도록 아이들에게 환경을 조성하며 미래를 가르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이 시대에 필요한 초등교사의 역량은 사회에 필요한 역량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소통하고 격려하고 존중하는 역량을 우선시하면서, 세상에 퍼져 있는 많은 생각과 지식을 융합할 수 있는 힘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기 위한 ‘메가 융합역량’을 가져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총장 임기 내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앞으로의 계획과 이루고 싶은 일은 너무 많다. 학생들의 임용합격률을 높이고,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을 부산교대에 개설하며, 교육여건과 교육환경이 대폭 개선되는 것을 희망한다. 이들 중에는 쉽게 이룰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소통하고 설득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이러한 희망과 계획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저 스스로도 묵묵히 노력하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 하겠다. 부산교대는 전통적으로 훌륭한 교사를 양성해 사회에 배출해왔다. 이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대에 맞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부산교대 구성원 모두가 한국교육을 위해, 그리고 부산교육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마음을 모으기를 희망한다. 그건 우리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세복 총장 상명대 체육학과를 졸업하고 부산대 이학박사를 거쳐 1988년 부산교대 교수로 부임했다. 교육과학기술부 교원정책 특별 자문위원, 부산 연제구 공직자 윤리위원회, 한국체육학회 고문 등을 거쳐 한국초등체육학회 부회장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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