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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시대, 전문대 도서관에 대한 지원 절실
평생교육시대, 전문대 도서관에 대한 지원 절실
  • 임신애 한국전문대학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
  • 승인 2018.02.2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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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전문대를 생각한다

보다 신속하고 보다 편리한 형태의 추구는 모든 영역에서 하나의 추세이며, 대학의 연구 성과를 담아내는 전달 매체도 단행본에서 인쇄 저널로, 2000년대 이후 전자저널로 변화하고 있다. 현재 국내 대학의 전자정보 구독 예산 비율은 60~80%에 이르고 있는데, 총 자료구입비가 동일하거나 감소하는 가운데 전자정보의 구독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현상이다. 2008년 565억 원 수준이던 전자자료 구입비는 2016년 1천563억 원으로 150%이상 증가했으며, 이는 2016 결산 기준 전체 대학 도서관 자료구입비의 64.6% 수준이다. 일부 대규모 대학의 경우 80%에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자 자료의 구매 수요가 증가해 해당 자료에 대해 더 많은 비중의 예산을 편성하는 이유보다는, 독점적 공급구조에서 기인해 매년 높은 수준으로 이어지는 구독료 인상에 보다 주요한 원인이 있다. 총 자료구입비가 동일한 상황에서 해마다 높아지는 전자정보 구입비용은 필연적으로 여타 자료의 구입 비중을 축소시키고 있다. 이는 전자저널 생산과 이용량이 많은 이공· 의학 계열 중심 자료구입비 집행이라는 불균형과 대학의 연구 환경 악화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 저널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에는 모두 비슷한 형편으로, 많은 국가에서 국가 차원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대응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1990년대 분담수서와 공동구매, 2000년대 이후 국가 주도의 KERIS, KESLI 컨소시움 2017년부터 대교협-대도연 컨소시엄을 통해 독점적 공급사를 상대로 합리적 구매를 하기 위한 대학의 공동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대학라이선스사업 지원 사업비는 현재 50억 원 수준이나, 등록금 동결과 학생 자원 감소로 고심하는 대학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핵심 자료에 대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대학라이선스)이 확대돼야 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대교협에서는 2018년 총회에서 전자 자료를 국가가 지원하는 현재의 대학라이선스 사업에서 특히 세 개의 메이저 출판사인 Elsevier, Wiley, Springer 3종에 대해 1종당 약 50억 원씩 150억 원을 확대 지원하는 방안을 건의한 바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 대학의 재원으로 연구되는 연구성과물에 대한 오픈엑세스 인터페이스를 일원화하고 상업출판사 수준으로 개선해, 상업출판사의 더블디핑(double dipping: 게재료와 구독료의 이중지급)을 해소하고 공공자원에 의한 연구 성과물의 공공 활용 시스템을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대학도서관과 국가의 협력을 통해 오픈 액세스 연구를 본격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   

대학도서관 컨소시움에서는 대표 협상단을 통해 매년 가격 협상을 하고 있다. 불필요한 정보까지 모두 포함해 구독해야 하는 패키지 단위의 전자저널 유통 구조와, 논문 가격 책정 근거, 기관 연구자들이 생산한 논문을 기관에서 다시 돈을 내고 구독하는 이중 지불 문제, 독점을 저지할 대체자료 개발 등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위한 컨소시움의 대응 과제들은 상당하다.

그러나 대학 도서관 인력의 감소와 타부서 전출 등으로 인한 담당자의 변경, 인력 감소로 인한 업무량 증가 등 대표 협상단을 통한 지속적이고 일관된 대학도서관의 대응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1~3명의 사서가 근무하는 전문대학도서관에서는 현장의 업무 외에 협상단에 참여해 활동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글로벌 기업의 마케팅 논리에 전문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대동연을 중심으로 컨소시움 대표 협상단이 지속적이고 전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해 보인다.

2017 회계연도 기준 평균 자료구입비는 4년제 대학이 10만1천837만2천931원, 전문대학이 8천413만3천907원으로 전문대가 4년제 대학의 1/10에 불과하다. 한 해 자료구입비가 평균 1억 선인 대부분의 전문대에서 종당 억대가 넘는 경우가 많은 해외 전자 해외 전자정보를 구독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가의 핵심 자료일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보건 계열이나 공학계열을 가지고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전문대에서 극소수의 해외 정보를 구독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전문대학 재직 교원이 해외 저널에 수록된 특정 주제의 논문을 보고자 할 경우 FRIC 이나 대학 라이센스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 출신 대학의 도움을 받거나 개인적 연고를 통해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 형편이다.  

해외 학위를 지닌 전문대학 교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그에 따라 해외 정보 요구, 대학 평가 등에 대비한 연구 성과와 교육과정 개발 등 전문대학 교수들의 해외 전자정보 이용 요구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문대학 재직 교수의 경우 이러한 해외 정보에 대한 접근이 매우 제한적이므로 핵심 정보에서 소외되고 이는 다시 연구 성과의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해외 전자정보의 경우 현재도 FRIC을 통한 복사 방식이나 RISS 대학라이선스의 일정 시간 이용 지원 등의 보조적인 방식이 있지만, 즉시 전자 원문에 대한 익숙함과 요구에 비해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불편한 것이다. 전문대학 재직 중이거나 재학 중인 이용자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해 패키지 단위 구매가 아닌, 종량제 방식의 해외 정보 이용 등 전문대학의 재정 형편을 고려한 현실적인 전자정보 지원 정책 개발이 필요해 보인다. 국내 전자정보의 경우에는 가장 많이 이용되는 2~3종을 대학라이선스로 편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지원이 될 것이다.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과는 달리 뚜렷한 교육목표를 가진 특성화된 교육기관이며, 산업구조에 맞는 전문 인력 양성이자 평생교육기관이다. 전문대학이 안고 있는 공통의 어려움인 해외 전자정보나 국내 전자정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통해 비효율적인 중복 투자를 배제하고, 각 대학에서는 전문대학에서 집중해야 하는 특성화된 교육에 재정과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임신애 한국전문대학도서관협의회 사무국장
서울예대 예술정보센터 예술정보지원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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