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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글깊은생각] 두가지 신화 (강월도/한성대·철학)
[짧은글깊은생각] 두가지 신화 (강월도/한성대·철학)
  • 교수신문
  • 승인 2001.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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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20 14:42:20
우리 나라에 고려장을 다시 시작하는 것 같네. 이 추운 겨울 날씨에 늙은 부모를 길에다 내다 버린다니.”“자네, 고려장이 정말 무엇이었는지 아나?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고려장은 진짜 고려 시절의 고려장이 아니네.
우리가 고려장이라 하면 조선 이전 고려 시대의 관습을 말하는데, 뭐 흉년이 든 지역에서 노쇠한 부모를 자식이 지게에 지고 산골에 들어가 버리고 짐승의 밥이 될 것을 알고 내려오는, 비인도적, 비인간적 관습쯤으로 알고 있겠지. 그게 그런 것이 아니네.
조선 건국 전에 백성들이 어렵게 생계를 꾸려 왔고, 유교 사상을 건국이념으로 삼은 조선사대부들이 고려를 비하하는 정책으로 고려는 고려장 같은 비인륜적 세습이 있었다 떠벌렸지.
실은 자식이 노부모를 산에 지고 가 버린 것이 아니라, 노쇠한 부모들이 가계에 도움이 안 되고 남들에 의존해 사는 것이 어렵자 자기들이 산속에 걸어들어가 죽음을 자처했다는 걸세. 그게 고려장이야.”“그게 사실인가?”
“그렇다니까. 중요한 점은 자식이 부모를 버린 게 아니라, 부모들이 자진해서 죽을 때를 알고 집을 걸어 나갔다는 걸세.”“어허, 정말 부모들이 죽을 때가 된 것을 알고 자진해서 걸어 나가? 고려 시대가 그렇게 현명했던가?”“그럴 수도 있지. 관습으로.”

“우리가 플라토닉 연인이라고요? 그래서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저분하게 사랑할 수는 없다고요. 오로지, 순수하게, 깨끗하게, 그 자체로 끝나게, 뭐 창녀같이 보상을 기대한다든지, 권력의 호의를 요구한다든지, 그래서는 안 된다고요.
다만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순수하게, 깨끗하게, 그 자체로 끝나는 육체적, 정신적 사랑을 하는 것이라고요.”“네 그래요. 정신적으로 순수하게, 육체적으로 순수하게, 그 자체로 끝나는 사랑. 성춘향과 이도령은 플라토닉 연인이 아니었지. 춘향이는 백년가약을 요구했고…”“수녀가 하느님을, 예수를 사랑한다는 것도 플라토닉 사랑이 아니지. 그들은 천상의 보상을 기대하고 있느니.”“플라토닉 사랑은 지상에 사는 인간들의, 인간들과의 순수 사랑이거든. 지상에서 인간은 기본 본능, 생명력과 능력으로 살아가는 것이고, 사랑은 이를 승화하는 것이지. 순수한 사랑에 어떤 외적인 조건이나 요구를 결부시켜서는 안 되지.
순수 플라토닉 사랑은 정신적/육체적 이분의 문제가 아니고 사랑의 순수에 있는 거지. 지상의 인간에, 사랑이 인간의 기본 생명력, 능력을 권장하고 승화하는가, 건전하게 고취하는가, 이것이 플라토닉 사랑의 기본 요소이지.
사랑은 아름다움을,/ 살아있는 것을 잘 살게 하고/ 더 활기차게 살게 하는 것,/ 그것이 아름다움의 사랑이지./ 조화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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