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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물리학, 대교협 평가 거부
경제학·물리학, 대교협 평가 거부
  • 허영수 기자
  • 승인 2003.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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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평가, "1등에서 꼴찌까지 줄세울 참인가"

올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우식, 이하 대교협) 학문분야 평가에서 경제학·물리학 분야의 교수들이 '심사 방식'에 문제가 많다며 '평가'를 거부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7면>

▲5월 19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된 대교협 주최 '2003년도 학문분야평가추진전략과정' / 대교협
경제학 물리학 분야 교수들은 지난 달 19일부터 23일가지 실시된 대교협 주최 '2003년도 학문분야평가추진전략과정' 연수과정에서 '대교협경제학분야평가개선추진위원회', '물리학과 연합(가칭)' 등을 결성, 이번 대교협 평가에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

교수들은 △대학서열화를 심화시키는 상대평가 실시 △평가대상기관의 의사 수렴 없는 일방적 평가편람 작성 △학문 분야의 다양한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연구업적평가 기준 △방대한 양의 자료 요구 및 불필요한 통계자료 및 증빙자료 요구 등을 문제점으로 열거하고, "대교협의 평가 방식대로 진행된다면 학과 존폐의 위협이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시도되는 '상대평가'가 물리학·경제학 등 학생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초학문 분야의 고사를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정진수 충북대 교수(물리학)는 "상대평가될 경우, 낮은 등급 판정을 받을 지방의 크지 않은 사립대에 그 영향이 심각해, 학과 존폐의 위협이 가중된다"라며 "그렇지 않아도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상황에 낮은 등급 판정은 재단에서 학과를 없애는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교협의 방침대로, 전체 평가 대상자들을 상대평가해서 '최우수', '우수'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면, 점수를 아무리 잘 받더라도 타 대학과의 경쟁에서 밀려 보통이하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그동안 대교협은 평과점수를 절대평가해 90점 이상은 최우수, 80∼90점 미만은 우수, 65∼80점 미만은 보통, 65점 미만은 '개선요망'이라는 등급을 매겼었다.

이와 관련, 경제학 분야 교수들은 지난 달 20일 "대교협은 객관적 평가를 상대평가로 오해해 오로지 언론의 흥밋거리에 불과한 대학의 서열화를 평가의 목표로 두고 있다"라며 "줄세우기식 평가작업이 대학발전과 관련이 없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현재 대교협에 '평가편람의 조속한 시정과 평가의 무기한 연기'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제출한 상태.

한편, 이현청 대교협 사무총장은 "그동안 국정감사마다 대교협의 평가가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라면서 "각 대학의 교육 여건과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상대평가 실시를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이 사무총장은 "현재 상대평가 실시, 평가 항목의 가중치 비율 등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 중에 있으며, 평가의 목적에 맞게 교수들의 의견들 중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고 지나친 요구 사항은 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향후 대교협은 6월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평가 기준 개발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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