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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 변화와 농업문명의 전환
기후환경 변화와 농업문명의 전환
  • 윤석원 중앙대 명예교수
  • 승인 2018.01.2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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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칼럼] 윤석원 중앙대 명예교수·농업경제학

새해부터 우리나라는 물론 지구전체가 폭설과 한파로 온통 난리다. 기후·환경 변화와 지구온난화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정초부터 찾아온 이상기후의 징후는 다시 한 번 기후, 환경, 그리고 인류문명과 농업문명을 생각하게 한다.

약 500만 년 전 이 지구상에 출현한 인류는 끊임없이 기후와 환경에 적응하면서 그 명맥을 유지해 왔고, 다양한 인류문명은 탄생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지속해 오고 있다. 특히 인류는 수백만 년 동안 야생의 자연에서 수렵과 채취를 통해 먹거리 문제를 해결해 오다 약 1만8천 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끝나고 온난한 기후가 도래하면서부터 야생동물을 길들여 가축을 사육하고 농지를 개간해 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싹트기 시작한 농경사회의 농업문명은 수 천 년 동안 인류문명 발달의 핵심을 차지해 왔다. 인류문명의 흥망과 성쇠는 필연적으로 기후·환경의 변화와 농업문명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약 200년 전 산업혁명에 의한 산업문명의 발달은 농업문명과 인류문명의 획기적인 전환을 맞이하게 된다. 산업문명의 발달은 자연스럽게 농업문명에도 엄청난 변화를 초래하게 됐다. 기후와 지구환경에 순응적이던 농업문명은 기계화, 화학화, 유전자조작화 등을 통한 지구환경훼손형 농업문명으로 전환되게 됐다. 인간이 하던 농사일을 기계가 하게 되고, 그로 말미암아 동력원인 원유나 에너지를 투입해야하는 고에너지 농업으로 전환됐으며, 농약이나 제초제, 화학비료 등을 사용하는 고투입 농업으로 전환됐고그것을 우리는 녹색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녹색혁명을 통해 인류의 식량문제를 해결한 측면도 있다. 산업혁명 이후 폭증하는 세계인구 증가를 상쇄할 만한 농업기술과 농업생산력의 증대는 녹색혁명에 기인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 중심의 21세기 농업문명은 분명히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고, 고에너지, 고투입형 농업은 결국 농업도 자본이 투입되지 않으면 존립할 수 없는 산업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시대의 농업문명과 인류문명이 반 지구환경적이고 반 인간적이라면 그것은 영원할 수 없는 것이고 또한 지속가능하지도 않을 것이 자명하다. 그러한 농업문명과 인류문명이 지속된다면 지구환경이 피폐화되고 인류는 점차 비인간화되기 때문이다. 인류문명사에서도 자연에 순응하지 못하고 필요 이상으로 물질과 인력이 고투입된 문명은 결국 사라지고 말았음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이집트 피라미드 문명이 그렇고, 그리스·로마 문명, 인더스 문명, 아메리카의 잉카, 마야, 아스텍 문명,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문명, 만리장성을 쌓은 황하문명의 진나라도 마찬가지로 멸망했다.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사라질지도 모르는 현재의 인류문명에 대한 성찰에 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이를 위해 최우선적으로 인류문명의 근간이 되는 농업문명을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그 농업문명의 전환은 이미 각종 다양한 시민사회단체와 농민단체가 중심이 되어 펼치고 있으니, 생명역동농업, 친환경유기생태농업, 로컬푸드 운동, 슬로푸드·슬로시티 운동, 도시지원농업(CSA), 윤리적소비 운동, 어메니티 자원의 활용, 토종종자지키기 운동, 귀농·귀촌현상, 지역공동체 운동 등이 그것이다.

금년 새해에는 더욱더 이러한 농업문명전환 운동이 전 지구적으로 확산되기를 소망해 본다. 그것이 진정으로 환경과 지구환경을 살리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중요한 길이기 때문이다.
 

 

윤석원 중앙대 명예교수·농업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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