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09:25 (목)
프리미엄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한국의 「라이온 킹」 될까?
프리미엄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 한국의 「라이온 킹」 될까?
  • 윤상민
  • 승인 2018.01.22 12: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월 25일까지 강동아트센터에서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연출 이종석).       사진 제공 = 아담스페이스

1347년 중세시대. 고양이들은 그들만의 왕국 ‘이페르’를 건국한다. 수백 년 동안 평화로웠던 ‘이페르’ 왕국은 어느 날, 왕자 오드를 찾아 인간 세상에서 온 길고양이 미미(최미소 분)의 등장으로 발칵 뒤집힌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명탐정 ‘조르바’(김순택 분)는 인간 세상에 대한 호기심에 실종사건을 도와주다가 ‘이페르’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고 나라에 반기를 드는 마법사 ‘피타’(임재현 분)의 무서운 계략까지 알아챈다. 과연 고양이 명탐정 ‘조르바’는 마법사 ‘피타’의 반란을 막고 고양이 왕국 ‘이페르’를 지켜낼 수 있을까?

겨울방학을 맞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 피타의 퍼즐」(연출 이종석, 이하 캣 조르바)가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 지난 12일부터 시즌3 공연을 진행중이다. 뮤지컬 「캣 조르바」는 기획 단계부터 한국의 「라이온 킹」을 지향점으로 삼았다. 이종석 연출은 “‘가족’, ‘아동’이라는 단어 속에 장르를 제한하는 것을 탈피해 전 연령이 함께 볼 수 있는 가족뮤지컬 만들겠다”고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는 배우들의 캐스팅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보통의 가족뮤지컬에서는 만날 수 없는, 현재 대학로를 주름잡고 있는 주연급 배우들이 대거 무대에 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명탐정 조르바 역에는 「엘리자벳」, 「레베카」의 김순택 배우, 마법사 피타 역에는 「시라노」, 「레미제라블」의 임재현 배우, 길고양이 미미 역에는 「담배가게 아저씨」, 「배쓰맨」의 최미소, 여왕 프레야 역에는 「조로」, 「프랑켄슈타인」의 최미용이 캐스팅됐다. 대극장 뮤지컬을 풍성하게 채웠던 그들의 열정적인 연기력와 폭발적인 성량은 「캣 조르바」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캣 조르바」 초연부터 시즌3까지 함께 하고 있는 김순택 배우는 “정말 좋은 가족뮤지컬을 만들고 싶은 마음 하나로 시작했고, 그 노력들이 더해져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작진도 화려하다. 「스프링 어웨이크닝」, 「쓰릴 미」의 이종석 연출, 「1446」, 「비스티」, 「배쓰맨」의 임세영 음악감독, 「벤허」, 「삼총사」, 「레드북」의 홍유선 안무감독, 「라디오스타」, 「레미제라블: 자베르」의 강보람 작가까지, 믿고 보는 제작진과 배우 사이의 팀워크는 「캣 조르바」에 대한 기대를 한층 더 높인다.

그런데 왜 고양이일까? 제작진은 전 세계 가족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탄생시키기 위해 숱한 밤을 머리를 맞대며 지새웠다. 지구상에서 오늘날의 인간과 가장 닮아있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기 위해 고민하던 제작진의 결론은 바로 고양이. 고양이를 의인화해 현 시대를 풍자하고, 나아가 지금의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화합을 꾀하자는 메시지를 담으려 한 것이다. 특히 고양이의 특징인 자기중심적 사고방식과 개인주의 성향, 수수께끼 같은 동물적 이미지를 차용했다.

여기에 고양이 전문가인 노진희 수의사가 자문을 맡았다. 캐릭터마다 실제 고양이 품종을 대입해 보다 입체적이고 사실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것. 그렇게 탄생한 캐릭터들은 고양이의 모습과 똑 닮아 있어 더욱 눈길이 간다.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으면서 명석한 두뇌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 ‘조르바’는 사람을 좋아하는 스타일로 호기심이 많고 모험적인 성격인 ‘코리아 쇼트 헤어’ 종이다. 조르바와 대적하는 마법사 ‘피타’는 머리가 좋고 민첩하며 최고만을 지향하는 ‘봄베이 캣’ 종으로 샘플링 됐다.

고양이왕국 ‘이페르’에 얽힌 배경스토리도 사연이 있다. 극 중 중세 유럽, 인간의 오해로 흑사병의 주범으로 몰린 고양이들을 구하기 위해 달의 여신이 고양이왕국 이페를를 건국했다는 배경스토리는 3년마다 5월에 열리는 ‘벨기에 이프르(Ypres) 고양이 축제’ 설화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인간의 이기심으로 희생된 고양이들의 넋을 기리는 이 축제의 의의는 자연스럽게 ‘공존’과 ‘화합’이라는 작품의 주제의식의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 연구, 인간과 가장 닮은꼴 동물인 고양이를 캐릭터화한 것, 극중 문제 해결의 매게체로 사용된 만국공통어 수학과 감수성을 일깨워 줄 고풍스러운 유럽 배경까지, 「캣 조르바」는 가족뮤지컬의 수준을 몇 단계나 격상시켰다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이는 「캣 조르바」가 그간 거둬온 성과들에서 쉬이 확인된다. 2015년 초연을 시작으로 2015 융복합콘텐츠공모전 G19, 2016 K-Musical Roadshow, 2017 KNock(Kocca’s New Offer Content of Korea) 등 국내외 여러 축제에 당선작으로 선정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중국 하이난 그룹과 MOU 체결, K-CON(미국 로스엔젤레스), 라이선싱 엑스포(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도 작품을 출품해 미주, 유럽으로의 진출을 꾀하고 있다.

뮤지컬 「캣 조르바」를 제작한 (주)문화공작소 상상마루는 한국 창작뮤지컬로 세계 진출을 통해 한국 창작 뮤지컬의 발전에 기여하길 꿈꾸는 제작사다. 지난 2015년 뮤지컬 「캣 조르바」 초연을 시작으로 2017년 연극 「배쓰맨」 초연을 했고, 올해 연극 「마당씨의 식탁」과 음악극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을 기획중에 있다. 가족뮤지컬 「캣 조르바」는 다음달 25일까지 공연을 이어간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