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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를 구상한다 <중> : 도시의 생태적 구성
생태도시를 구상한다 <중> : 도시의 생태적 구성
  • 교수신문
  • 승인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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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2-19 17:27:55
이은희 / 서울여대·원예학

소비주의와 개발만능주의로 횡행한 현대사회에서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본질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종의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생태계는 에너지와 같은 물리적 요소, 화학물질로 이루어진 무생물 환경적 요소, 그리고 생산자, 대형소비자, 분해자인 생물적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생태계는 에너지흐름과 물질순환을 통해 작용, 반작용, 공작용을 하면서 연계되고 무엇인가 끊임없이 들고나면서 동적 평형상태를 이루고 있다.
인공생태계인 도시는 자립할 수 없는 종속영양계로써, 농촌지역 등의 이른바 ‘순치환경’에 의존하고 있고, 에너지와 물질 수요가 과다하고 폐기물을 생산하는 해악을 끼친다. 현대도시는 선형적인 소비경제로 많은 자원을 소비하여 토양과 자연을 혹사시키고 있을 뿐더러, 폐기물은 순환되지도 않고 생태계와 안정적으로 결합되어 있지도 않다. 이로 인해 자연의 균형이 깨어지고 인간 존재는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집도 하나의 작은 생태계

생태적으로 연결된 순환경제가 장기적으로 볼 때 더 경제적일 것이다. 선형적인 발전에 대한 맹신은 생태적인 균형경제사고로 전환되어야 한다. 우리는 현대적인 지식과 기술로 파괴된 환경을 고쳐놓아야 할뿐 아니라 도시내부를 연계시키고, 주변의 자연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도록 인공적으로 조절된 생태적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
자연적인 생태계의 다양성과 복잡한 연계성은 인공적인 생태계에도 효능과 안정성을 제공한다. 이를 다양하게 이용한다면 지속적으로 에너지와 식량, 필요한 물질을 서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작고 다양한 단위는 변동에 유동적이고 그들은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므로, 개개의 구성요소가 빠진다해도 스스로 평형을 이룰 수 있다. 따라서 그림에서 보듯이 작게는 집 하나에서도 다양성과 연계성을 갖추는 내부의 순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생태적 원리를 인공환경에 적용시키는 것은 집이나 주거단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보는 사고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집, 주거단지, 도시가 생태적으로 구성되어있다면 자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가령, 주거단지 안에는 수많은 비오톱(동식물의 서식처)이 형성될 것이고, 이 인공적인 구조에 연계된 특별한 종류의 생태계가 다시 형성될 것이다. 이러한 인공생태계는 주변의 작은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연공간과도 연계되어야 한다.
최근 들어 녹지의 네트워크화 등이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녹지는 ‘점’, ‘거점’, ‘핵’으로 나뉘는데, ‘점’은 도시 내의 개인정원과 같은 소공원 녹지, ‘거점’은 공원이나 호수, ‘핵’은 규모가 큰 자연공원이나 산을 말한다. 녹지가 부족한 도시에서는 건축물의 벽면이나 옥상녹화 등으로 ‘점’적인 공간을 늘릴 수 있다. 이러한 녹화지역은 작은 ‘점’에 해당하지만 이러한 ‘점’적인 공간들이 모여서 ‘선’적인 하천의 녹지대와 ‘핵’적인 녹지공간, 즉 공원이나 산 하천과 연결되어 하나의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다.
이러한 녹지들은 모두 인위적인 조절없이도 식물의 신진대사과정을 통해 에너지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유지가능하다. 가령, 하수처리장의 부지는 야생동물의 서식처이자 도시의 쾌적성을 높일 수 있는 공간, 나아가 동물의 이동통로가 될 수도 있다.

“자연이 오히려 경제적이다”

이제는 자연과 녹지가 비경제적이라는 발상에서 벗어나야한다. 오히려 도시에 다양성을 제공하고 환경외압에 견뎌낼 수 있는 안정된 도시생태계구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작게는 집과 외부공간, 주거단지와 녹지공간, 그리고 도시와 자연까지 연계시키는 생태계개발이 이루어지도록 도시환경계획을 추진하여 생태계의 구조와 원리를 닮아 가는 지속적이고 안정된 생태도시로의 전환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ehlee@s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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