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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총장직선제’ 본격 서막 오르나? … 사립대도 투명성 모색
국립대 ‘총장직선제’ 본격 서막 오르나? … 사립대도 투명성 모색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2.22 1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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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선출제도 매만지는 대학들
제주대는 지난달 23일 제10대 총장선거를 직선제로 치렀다. 사진=제주대

총장직선제 논의가 대학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5월 이화여대가 총장직선제로 김혜숙 총장을 선출했다. 8월에는 교육부가 국립대 총장 임용의 자율권을 각 대학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두 기류가 만나면서 국립대·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총장선출제도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과거 정부의 강력한 재정지원 연계 정책으로 ‘간선제’를 유지하던 국립대들은 하나둘씩 총장직선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현재 경북대, 광주교대, 군산대, 전북대, 제주대 등이 총장직선제로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제주대와 군산대는 이미 직선제로 총장 선거까지 마친 상황이다. 제주대는 지난달 23일 제10대 총장선거에서 최다 득표를 한 송석언 교수(법학전문대학원)를 교육부에 1순위 임용후보자로 올릴 예정이다. 군산대도 지난 21일 열린 제8대 총장 선거에서 곽병선 교수(법학과)를 1순위 후보자로 선출했다. 교육부는 이들 대학이 올린 총장임용후보자의 적격 여부를 검토한 뒤에 국립대 총장임용절차에 따라 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총장직선제로 가닥을 잡고 마무리 작업을 진행 중인 국립대들도 있다. 경북대, 전북대, 광주교대 등은 학칙 개정과 구성원 간 참여비율 논의만을 남겨두고 있다. 경북대는 교수평의회에서 총장직선제 규정안을 의결했고, 현재 개정안을 대학 본부로 보내둔 상태다. 대학본부가 구성원들의 의견수렴 및 법제심의위원회의 검토 과정을 거쳐 ‘최종안’을 제출하면, 교수평의회에서 최종 의결을 내려 총장직선제로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된다. 경북대 교수회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교수평의회에 최종의결안이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북대도 교수회에서 총장직선제를 결정했다. 지난 19일에는 개정안 시안을 마련하기 위해 ‘총장임용후보자선정에 관한 규정개정위원회’를 발족했다. 규정개정위원회가 2월 중순까지 시안을 만들면 4월 초에 대학본부로 보내 학칙에 반영토록 제안할 계획이다.

총장 장기공석 사태로 골머리를 앓아온 광주교대도 교수회에서 총장직선제를 결정했다. 광주교대는 교수·학생·직원이 참여하는 ‘연구위원회’를 꾸려 규정안을 만드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연구위원회가 1월 4일까지 규정안을 만들면 1월 9일 교수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광주교대는 3월 2일 개강에 맞춰 구성원들의 투표로 새 총장을 선출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재단과의 불협화음으로 몸살 앓는 사립대들도 총장직선제를 염원하기는 마찬가지다. 박순준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이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간 교수 사회가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도 못하고 많이 약해졌다. 총장선출 논의를 공론화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았다”고 토로하면서 “최근 전국 곳곳의 사립대들이 민주적 총장선출제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내년부터는 교수회장들이 힘을 모아서 공론화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성신여대는 총장직선제 논의를 일찍 시작했다. 심화진 전 총장의 공금횡령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성신여대는 임시이사가 파견되고 김호성 총장 체제가 출범함에 따라 총장직선제의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다. 성신여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교수·학생·직원·동문 4주체 대표단의 구성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왔다. “직원과 동문들은 이미 준비가 됐고, 학생들은 내년 3월에 총학생회장이 선출되면 논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교수들은 단과대별로 대표를 선출해 ‘교수회 대의원회’에서 총장 선출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사회의 독단적인 총장연임 결정에 반대해 지난 15일 삭발식을 거행한 중앙대 교수협의회도 민주적 총장선출제 마련을 누구보다 염원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의 회원교수회들을 비롯해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서울소재대학교수회연합회도 잇따라 지지성명서를 내면서 중앙대 구성원들의 뜻이 반영된 민주적 총장선출제도가 시행돼야 한다며 힘을 보태고 있다. 국립대·사립대를 가리지 않고 뜨겁게 일기 시작한 총장직선제 바람이 과연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대학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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