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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구슬땀 흘린 교수회장들 … “대학 민주주의를 위하여”
올 한해 구슬땀 흘린 교수회장들 … “대학 민주주의를 위하여”
  • 한태임 기자
  • 승인 2017.12.18 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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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 우수회원상·우수회원교상 시상

김성복 한성대 교수협의회 회장, 김창민 전주대 교수회 회장이 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이하 사교련, 이사장 박순준) 우수회원상을, 인하대 교수회와 부산외대 교수협의회가 사교련 우수회원교상을 수상했다.

사교련은 교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대학 경영의 민주화와 투명성을 확립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교수와 교수회를 대상으로 매년 우수회원상(개인상), 우수회원교상(단체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 시상식은 지난 8일 사교련 정기총회 자리에서 열렸다.

우수회원교상을 수상한 인하대 교수회(회장 박우상 교수)의 올 한해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다. 130억 한진해운 투자손실에 대한 검찰 고발, 교육부 감사 요청, 신임 교수에 대한 불법적·기습적 연봉제 실시에 대한 노동청 고발, 박우상 평의원회 의장에 대한 폭력 사태에 대한 검찰 고발 등. 박우상 교수회 회장은 “상을 받고도 기쁜 마음으로만 얘기를 할 수 없어 속상하지만, 우리 대학이 정상적으로 운영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한 해였지만 분명 성과도 있었다. 130억 한진해운 투자손실과 관련해 총장 및 관련자 6명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고, 본부에서 불법적·기습적 연봉제의 문제점을 인정해 합의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박 회장은 “대학에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민주시민을 육성하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대학이 민주적으로 운영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그러지 못한 경우에는 어떤 안이라도 저지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산외대 교수협의회(의장 김홍구 교수)도 여느 때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지난 5월 31일 최초로 ‘사립대 적폐청산’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사회적 논의에 불을 지폈고, 사교련 측에 의견을 전달해 2주기 대학평가를 대학기본역량진단으로 개편하는 과정에서 지표상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김홍구 교수협의회 의장은 “대학기본역량진단에 우리가 얘기했던 것들이 조금씩은 반영됐다. 교수회가 법정기구가 되진 못했지만, 평의원회에서 평교수들의 목소리가 좀 더 강화될 수 있도록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부산외대 교수협의회는 조만간 민주총장 선출을 위한 논의도 시작할 계획이다. 김 의장은 민주적 총장이 선출되면 교수회 법정기구화, 연봉제나 비정규 임용 문제가 모두 해결될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의 문제, 즉 민주주의다. 부산외대 교수협의회는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민주총장 선출모델’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면서 포부를 밝혔다.

우수회원상을 받은 김성복 한성대 교수협의회 회장도 녹록하지만은 않은 한 해를 보냈다고 회고했다. “총장이 교협을 대학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았고, 급기야 대학 본부와 대립각을 세우던 전임 교협회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와 불공정한 절차로 해임됐다. 당시 교협 부회장이었던 제가 누구도 나서기 힘든 상황에서 교협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이다.” 그에게도 쉬운 선택은 아니었지만, 부당해임을 당하고 6년 반의 소송과 투쟁 끝에 복직한 남편(김민수 서울대 교수)과 함께한 아픈 경험이 용기를 내게 했다. 교협 회장직을 맡아서는 징계위원회 재구성 및 재심의 요청과 이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였고, 개방이사 취지에 어긋나는 ‘총장의 개방이사 겸직’에 대한 문제제기 및 사임 요구도 해왔다. 김 회장은 향후 과제로 ‘교협의 학칙기구화’를 꼽았다.  “교협이 교수들의 합법적인 대표기구로서 대학 경영에 참여하려면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2018년 대학기본역량진단 사업에 신설된 ‘대학 구성원의 참여·소통’ 지표는 더 이상 대학 본부가 교협을 임의단체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이를 의식한다면 대학 본부가 교협의 학칙기구화 요구를 막무가내로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민 전주대 교수회 회장 교수회-총장 간 갈등을 슬기롭게 풀어나간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회원상을 수상했다. 전주대의 학내 갈등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6년 프라임 사업 대면평가장에서 교수회장이 학교에 불리한 진술을 했다는 것을 이유로 총장이 교수회장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급기야 학칙 개정으로 교수회의 ‘무력화’를 시도했다. 이런 가운데 이사회가 총장의 연임까지 결정하자 전주대 교수회는 총장 연임 반대 운동을 전개해 나갔다. 결국 총장 연임을 번복하기 어려운 법인의 입장과, 총장 개인이 아닌 총장의 리더십이 문제라는 교수회의 입장 사이에서 절충점을 찾는 것으로 갈등은 마무리됐다. 지난 8월에는 총장이 직접 리더십의 전환을 약속했고, 학교 발전을 위한 협치 문화도 발전시켜 나가는 중이다. 김창민 교수회 회장은 전주대 교수회의 향후 과제로 ‘민주총장 선출제도 마련’을 꼽았다. “내부에서 두 명을 추천해 그 중 한분을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방식이나, 이사회에서 총장을 결정하면 구성원들이 찬반 의견을 내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어떤 것이든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되는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대학의 ‘리더십’을 바로 세우는 중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태임 기자  hantaei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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