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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벽 넘은 세 교수의 소통…학생들이 먼저 알아본 ‘유기적인 강의’의 매력
전공벽 넘은 세 교수의 소통…학생들이 먼저 알아본 ‘유기적인 강의’의 매력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7.10.10 12: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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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문학가, 과학자의 코티칭과 토론으로 인간 본질 파고든 연세대 명강의 「위대한 유산」

인간은 누구인가. 생명의 본질을 둘러싼 이 오래된 질문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인간과 함께 해 왔다. 수천 년 동안 철학자와 신학자, 과학자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답을 찾았지만, 그럴수록 점점 더 “알 수 없다”는 미궁을 헤매었을 뿐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호기롭게 나선 세 교수가 있다. 「위대한 유산」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강의하기를 7년. 이 강좌는 이제 연세대(총장 김용학) 학생들이라면 한 번은 꼭 듣는다는 명강의 반열에올랐다. 매년 400명의 학생들이 강의실을 빽빽이 채운다. 강의록은 동명의 책 『위대한 유산』(arte 刊, 2017.9)으로 출간되기도 했으니 세 교수의 시도가 학생들에게나 사회적으로나 일정부분 호응을 얻은 셈이다.

이슬비가 촉촉이 캠퍼스를 적시는 9월 27일 오전, 새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연세대 외솔관에서 세 명의 주인공, 조대호 교수(철학과), 김응빈 교수(생물학과), 서홍원 교수(영문학과)를 만났다. 세 사람 모두 연세대에서 학부를 했지만 정작 학교를 다니면서는 교류가 없었다. 학위를 받은 후 모교에 부임하고 2004~2005년 무렵 논술문제 출제위원으로 서로를 알게 됐다. 시험문제를 출제하려면 며칠씩 합숙을 하게 되는데 자연스럽게 서로를 알게 됐고, 교육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확인하게 됐다.

출발점은 조대호 교수였다. “고등학생 때 한 주간지에서 그 당시 도쿄대 교양강좌 연재를 보고 감동했던 기억이 있어요. ‘무한’이라는 하나의 개념을 두고 도쿄대 문학, 철학, 과학 교수들이 이야기를 이어가더라고요. 대학에 들어왔는데 우리나라엔 그런 강의가 없었죠. 일본에서 35년 전에 했던 강좌인데, 나라도 뜻 맞는 교수들과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게 된 거예요.”

강의의 유기적 연결에 주안점… 억지 융합 아닌 ‘선순환’

학제를 넘나들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고 싶었던 세 교수이자 철학자, 문학가, 과학자가 머리를 맞댄 강의가 태동한 순간이었다. 출제위원 생활이 끝나고도 이들의 정기적, 비정기적 모임은 계속됐다. 신기하게도 세 교수의 집이 일산 근처였다. 학연에 이어 지연까지, 「위대한 유산」강의의 탄생은 우연보다는 필연이었던 것일까.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했던 강의가 명강의로 불리게 되기까지 세 교수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서홍원 교수가 세 명의 역할분담에 대해 짚어준다. “조대호 교수가 고대철학부터 중세까지 지식의 기반을 구축해줘요. 김응빈 교수가 다윈 진화론부터 과학의 발전과정을 전달하면서 이전의 지식세계를 총괄했던 철학과의 대립을 말하죠. 그 두 뿌리 안에서 저는 종교와 문학이 상상력 속에서 어떻게 발현됐는지 학생들과 함께 보는 겁니다.”

「위대한 유산」 강의가 본 궤도에 오르고 학생들에게 호응을 얻기까지 크게 네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강의준비가 첫 발을 수월하게 뗄 수 있었던 까닭이자 첫 번째 이유는 세 교수가 서로 다른 용어 이해부터 인정하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서로 너무 가깝지 않은 전공이어서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김응빈 교수가 예를 든다. “‘synthesis’를 생물학에서는‘합성’혹은‘광합성’으로 이야기해요. 그런데 철학에서는‘종합’이라고 보더라고요. 합성이라는 게 작은 물질에서 큰 물질을 만드는 거니까 과학자들은 합성이라고 하는데, 철학에서는 종합이라고 하니까 오히려 자연과학에서 합성보다 폭이 넓어지는 거죠.”철학은 철학자의 용어를, 생물학은 과학자의 용어를 받아들이기에 큰 충돌은 없었지만 그 개념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졌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는 토론자들과의 사전 검증단계다. 세 교수는 각기 다른 분야의 세 박사와 머리를 맞대고 강의 수준을 전공에서 교양의 단계로 낮출 수 있었다. 생명과 인간을 주제로 한 강의가 3부로 구성, 정착된 것도 이들과의 수많은 토론 덕분임을 부인할 수 없다. 전체적 흐름을 고려해볼 때 진화론이 생물학적 패러다임 자리잡기 전에 생명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던졌는지 역사적으로 훑어보는 게 1부다. 2부에서는 진화론과 현대생물학 이야기를 하고 3부에서는 다시 아리스토텔레스로 돌아가 동물행동학을 보며 인간, 동물, 기계가 21세기에 어떻게 구분이 될 것인가, 인간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며 강의를 마무리 짓는다.

세 번째 이유는 강의와 토론으로 이뤄진 수업이란 점이다. 코티칭이라는 명칭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위대한 유산」강의를 준비할 때 세 교수가 가장 주안점을 둔 것은 강의의 유기적 연결이었다. 전공이 다른 세 교수의 단절된 지식전달이 아닌 것. 그렇기 때문에 3학점 중 2시간인 강의 시간 강의 교수 외 2명의 교수와 3명의 토론자 박사가 꼭 참석한다. 학생들은 질문에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는다. 1시간으로 구성된 토론은 3명의 박사가 20명으로 구성된 10개의 분반을 책임지고 맡는다. 토론을 통해 학생들은 새 지식을 흡수하고 실천한다. 이 과정을 통해 교수들도 피드백을 받는다. 억지 융합이 아닌 그야말로 선순환이다.

마지막 이유는 이를 가능하게 했던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서홍원 교수는 “산술적으로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강좌를 학교가 끝까지 믿고 지원해줬다”며“1년간 경영학과에서 시범강의를 하는 펀딩시간을 겪을 수 있었기에 강의를 더욱 세밀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학교 측은 7년에 걸친 이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을 보고 이런 강의를 더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학교가 투자한 「위대한 유산」수업이 하나의 성공한 강의모델로 회수된 셈이다. 내심은 좋으면서도 정작 세 교수는 이 하나의 강의 준비가 전공 2, 3개 준비와 맞먹는 수준의 에너지를 쏟아야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식 전달’ 강의 넘어… 학생들이 ‘생각’하게 만들어 줘야

조대호 교수는 “이런 강의가 전공을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전공 이상으로 개설돼야 해요.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갈등 비용이 많은 게 서로 소통이 안 되기 때문인데요, 각자 단일전공 안에만 머무르는 시각으로는 타자를 절대 이해할 수 없거든요. 대학도 적극 지원하고, 연구자들과 학과 간 칸막이도 없어져야 하죠. 연구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무크 같은 형태의 오픈 강의도 대학가에서 늘어나고 있다. 대학의 미래가 그리 밝아 보이지 않는 지금 「위대한 유산」강의가 새삼 놀라운 지점은 지식 전달의 강의형태를 벗어나 학생들로 하여금 생각을 하게 만들어주는 강의였다는 것이다. 미래의 교수는 단순한 지식전달자를 넘어서 학생들이 스스로 답을 찾도록 보조하는 인도자가 돼야 한다는 것. 코티칭과 토론이 함께 이뤄져 학부에서 이런 지적 훈련을 마친 학생들이 석사, 박사 과정에서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의 학문여정을 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것이 바람직한 모습이 아닐까? 대학생들이 열광했던 이 강의의 현장은 어쩌면 강의실의 미래, 교수법과 대학의 미래를 시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더욱 눈길을 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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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2017-10-10 14:34:47
철학은 본질을 탐구하고 과학은 현상을 연구한다. 그들이 다른 길로 가지만 결국 만나야 한다. 왜냐하면 본질을 발견하면 현상을 이해하고 반대로 현상을 이해하면 본질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력과 전자기력을 하나로 융합한 통일장이론으로 우주와 생명을 새롭게 설명하는 책(제목; 과학의 재발견)이 나왔는데 노벨 물리학상 후보에 오른 유명한 과학자들(김정욱, 김진의, 임지순, 김필립)도 반론을 못한다. 그 이유가 궁금하면 그들에게 물어보거나 이 책을 보라! 이 책은 과학으로 철학을 증명하고 철학으로 과학을 완성한 통일장이론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