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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함' 실천하면서 '존중' 배운다.
'철학함' 실천하면서 '존중' 배운다.
  • 김성희 한양대·창의융합교양교육원
  • 승인 2017.02.14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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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교양교육이다 17. 과학철학

한국교양교육학회·전국대학교양교육협의회·한국교양기초교육원이 함께하는 기획연재 ‘다시, 교양교육이다’의 열일곱번째 주제는 ‘철학’이다. 김성희 한양대 교수는 「철학의 실천: 학습자 중심의 과학철학교육-과학(기술)철학 교양교육의 운영과 난점」을 통해 “철학의 핵심은 철학함에 있다”며 “대학 교육과정 중에서 ‘교양교육’의 분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철학함을 수행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다”고 말한다.

철학에 대한 오해 중 하나는, 철학은 ‘전문적’인 철학 교육을 받은 사람‘만’ 하는 것이다. 철학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 관심거리가 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는 학교 교육을 받고 있는 학습자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철학이 추구하는 최종목표는 ‘철학함(doing philosophy)’을 실천하는 것에 있음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20세기 들어 독일과 북미 일대의 철학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그러나 철학은 학습자들과 일반인들에게도 큰 영향력을 주는 분야이며, 일상의 문제에서 어떤 ‘선택과 결단’을 하느냐에 따른 고민 자체가 이미 철학함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철학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 관심을 주지 못한 이유, 혹은 철학이 학교 현장에서 학습자들에게 호감을 주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에게 사람들에게 철학은 어렵고, 따분하고, 일상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그리고 소위 ‘배운 사람들이 하는 학문’ 혹은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인 듯 평가됐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평가는 교육현장에서 철학교양교육에 대해 학습자들이 갖는 선입견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교양교육 분과에 ‘철학’이라는 이름 혹은 분류명으로 ‘철학’이 보이면, 학습자들에게는 기피대상 1순위 혹은 0순위의 과목이 돼버린다. 그러한 이유는 철학이 ‘철학을 위한 철학’에 매몰돼서, 철학함(doing philosophy)을 실천하지 못한 데 있다. 또한 철학을 실천하는 방법의 핵심이 되는 교육의 문제에 철학 및 철학과 관련한 분과에서 소홀했음을 반성해야 한다.

철학의 핵심은 철학함에 있다. 대학 교육과정
중에서 '교양교육'의 분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철학함을 수행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다.

철학의 핵심은 철학함에 있다. 대학 교육과정 중에서 ‘교양교육’의 분과는 다양한 방식으로 이러한 철학함을 수행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다. 그러므로 철학의 실천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갖는 의미는 첫째 철학함을 통해, 과학철학교육 및 과학기술 교양교육의 교육적 목표를 실천을 할 수 있다. 특히 과학철학 교양 혹은 과학기술 교양교육 분야를 통해서는 다양한 교수법과 주제들을 통해, 교양교육에서 철학이 갖는 의미를 학습자들에게 안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둘째 철학함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교양교육 교수법에 대한 고민할 수 있다. 철학의 실천에 중심이 되는 것은 개개인에 대한 존중이다. 과연 교양교육 분과 내에서, 그리고 학내에서 철학교육의 부재와 과학철학교육 분과가 학습자에게 매력을 끌지 못하는 이유를 굳이 찾아야 한다면, 그것은 학습자와 교수자 사이의 소통의 어려움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고대 철학자의 역할은 멘토(mentor)였다. 1981년 독일의 아헨바흐에 의해 ‘철학실천’이 대두된 순간, 역시 철학함의 본래 의미와 철학적 대화의 역동성을 살리는 데 철학의 역할과 목적이 있음을 되살리려 고안된 것이다. 철학의 실천으로서 교양교육, 특히 과학철학 및 과학기술영역의 교양교육이 실천하고자 하는 것 역시, 학습자 스스로 자신의 영혼을 돌볼 수 있도록 교수자가 돕는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와 교수자 사이의 ‘대화와 소통’이 있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와의 대화를 통해 아테네의 젊은이들이 각자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삶, 잘 삶, 가치 있는 삶을 살고자 노력”한 것처럼, 과학기술을 통한 철학교육을 기반으로 하는 교양교육의 목표 역시 “학습자 스스로 개인이 지닌 삶의 고민들에 대해 묻고 답하며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한” 노력을 강의실에서 ‘공부를 넘어 교육’으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교양교육의 목표를 이룩하면서 철학을 실천하는 것은, 성과와 더불어 어려움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도 철학실천으로서의 교양교육이 갖는 성과는 학습자 스스로 생각하는 힘과 자신의 문제를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 다양한 개인(강의실 내에서 혹은 다양한 전공의 수강생들을 만나 토론과 토의를 하는 과정)을 만나, 나와 다른 타인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소통과 대화의 방법을 익혔다는 점이다.

김성희 한양대·창의융합교양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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