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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호 새로나온 책
850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6.10.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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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게인스학파 경제학은 TINA(주류 경제학과 자유 시장 정책이 경제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라는 믿음)를 대체할 유효한 대안 중 하나다. 이는 포스트 케인스학파 이론이 실행 가능한 정책대안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주류 경제학과 긴축정책을 비판하는 근거가 될 만큼 그 이론적 토대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 포스트 케인스학파 이론은 근본적으로 다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나는 이 메시지가 더 바람직하고 흥미롭다고 믿는다. 즉 경쟁이나 대립보다는 협력이 더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사실상 희소성(scarcity)이라는 개념은 별 쓸모가 없는 단순한 지적 구성물에 불과하다.”
 -마크 라부아 캐나다 오타와대 교수, 『포스트 케인스학파 경제학 입문: 대안적 경제 이론』(김정훈 옮김, 후마니타스, 2016.10) 중에서

 

■가치관의 탄생, 이언 모리스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 480쪽, 22,000원
옳고 그름, 선과 악 혹은 아름다움과 추함, 신성시 여기는 것과 금기시 하는 것 등 개인과 사회가 공유하는 기본적인 생각, 즉 가치관은 어디에서 연유했을까. 사회가 아무리 복잡해 졌다고 해도 아직까지 인류가 최소한으로 공유하는 기본 ‘가치’는 여전히 존재하는데, 이것은 과연 절대 불멸의 것일까. 인류문명사의 대가인 이언 모리스는 ‘야수 같은 물질의 힘’이 어떻게 인류의 문화와 가치관, 신념을 한정하고 결정짓는지에 대해 야심찬 주장을 펼친다. 인간 가치관의 거시적 역사를 제시하기 위해 먼저 인류의 발전 과정을 에너지 획득 방식에 따라 수렵채집, 농경, 화석연료의 연속적 3단계로 나누고, 이 에너지 획득 방식들이 해당 시대에 득세할 사회적 가치들을 결정하거나 최소한 한정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통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각 시대는 결국 그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관을 정한다”는 그의 결론을 만나게 된다. 

 

■디자인과 인간심리(개정증보판), 도널드 노먼 지음, 박창호 옮김, 학지사, 400쪽, 17,000원
초판의 틀을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도, 초판 이후 25년 동안 일어난 기술과 산업 발전을 반영해 현대적인 사례들과 새로운 이슈들을 가지고, 그동안 경험과 숙고를 종합해 제시한다. 변경된 내용을 전반적으로 보면 초판에 제시된 디자인 원칙을 개정했으며, 디자인에서 감정의 역할과 문화의 비중을 크게 강조했으며, 인간 중심 디자인 과정과 디자인계 현장의 문제 그리고 비즈니스의 복잡한 국면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디자인의 고전인 이 책은 문, 온도 조절기, 자동차 등 일상용품을 통해 인간의 행동과 심리를 이해하게 도와주는 대중심리서로, 디자인의 심리학적 원리와 실제의 복잡성을 스케치해 주는 디자인 입문서로도 가치가 높다. 디자인을 중심으로 심리학, 공학, 경영학 등 여러 분과가 융합되는 종합과학으로서 디자인학의 비전을 제시한다.

 

■무엇이 아름다움을 강요하는가: 나오미 울프의 ‘아름다움의 신화’, 나오미 울프 지음, 윤길순 옮김, 이인식 해제, 김영사, 516쪽, 19,000원
제3의 물결이 막 시작되던 시기에 출간된, 페미니즘 운동의 성격과 관점을 대표하는 혁명적 저작이다. 사회비평가이자 페미니스트인 저자는 성·인종 차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알리기 위해 28세 때 이 책을 출간했는데, 일약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그녀는 대중적 인기와 함께 여성운동 제3의 물결의 대변인으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저자는 아름다움을 이용하는 정치적·상업적 음모와 ‘흠 없는 미인’이라는 사회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정신적·신체적으로 파괴돼 가는 여성의 실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성차별 문제를 정치적·경제적 속성과 연결해 왜 여성이 ‘아름다움의 신화(The Beauty Myth)’라는 사회적 덫에 빠져 끊임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지 그 고통스러운 메커니즘을 추적 및 고발하고 있다. 직장이라는 공적 영역에서부터 종교, 섹스라는 사적 영역까지 ‘아름다움’을 강요받고 이를 따르도록 학습됐던 여성을 향한 불편한 진실들이 밝혀진다.

 

■문명의 보고 라틴아메리카를 가다 1·2, 정수일 지음, 창비, 1권 520쪽, 2권 552쪽, 각권 27,000원
문명교류학의 세계적 권위자 정수일이 실크로드 오아시스로(육로)와 초원로 답사기에 이어 실크로드 대장정의 완결판으로 라틴아메리카를 일주하며 해상실크로드 답사기를 내놓았다. ‘정수일의 세계문명기행’ 시리즈의 첫 걸음이자, 라틴아메리카·아프리카·유럽 등 그동안 학계에서 실크로드와는 무관하다고 여겨온 주요 지역에서 문명교류의 개연성을 캐내려는 한 연구자의 답사 실록 그 첫 번째 책이다. 아시아와 유럽 간 교역의 육상 루트로만 여겨져온 실크로드의 개념을 전지구적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획기적이며 논쟁적인 발상을 라틴아메리카 곳곳에서 두 눈으로 확인하며, 인류문명의 다차원적 교류 통로를 구체적으로 복원해낸 역작이라 할 수 있다. 문명교류의 젖줄인 육로와 초원로에 이어 해로를 탐방한 저자의 여행은 라틴아메리카라는 실크로드의 또 다른 주요 거점을 거쳐 앞으로 아프리카(문명의 요람)와 유럽(문명의 용광로) 답사기로 이어질 예정이다.

 

■비판이론의 예술적 이해, 김문환 지음, 이학사, 499쪽, 28,000원
사회변혁과 해방에 관한 이론인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이 예술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조명한 책이다. 다시 말하면 “궁극적으로는 올바른 사회에 이르게 될 가능한 미래의 행동 노선을 위한 이론적 지침들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지고, 유럽의 부르주아 사상의 다른 요소들과 결합된 휴머니즘적 마르크시즘의 철학적·이론적 유산을 구출해내고자 했던” 비판이론을 중심으로 사회미학을 살펴보는 것이다. 비판이론은 한편으로는 사회 현실을 파악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을 초월한다. 때문에 사회 통찰과 관련, 예술을 주요하게 취급한다. 이 책은 40여 년간 비판이론을 연구하고 강의해온 한국의 대표적 미학자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주요 사상가들―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뢰벤탈, 마르쿠제, 벤야민, 하버마스―의 미학을 전체적, 포괄적으로 조명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 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개정판) 로버트 하일브로너·윌리엄 밀버그 지음, 홍기빈 옮김, 미지북스, 571쪽, 20,000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종언이 회자되면서, 자본주의가 앞으로 어떤 모습과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대해 많은 물음들이 있어 왔다. 이 책은 인류의 여명기에서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시장 경제와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봄으로써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대답하고 있는 책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하일브로너가 1962년에 초판을 펴낸 이래로 현대 자본주의의 변화에 발맞춰 50년이 넘는 세월 속에서 13번의 개정과 보증을 거친 살아있는 경제사 고전이다. 이 책의 목적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조금씩 만들어왔던 물질적 생산과 분배를 둘러싼 극적인 사회적 힘들을 다시 생생하게 재현해내는 것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자본주의는 경제학 교과서의 추상적이고 완결된 이론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언뜻 모순돼 보이는 여러 아이디어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며, 지난 역사에서 맞닥뜨린 수많은 문제들과 정치적 사회적 압력에 대처하며 자신의 모습을 유동적으로 변모시켜 왔음을 독자들에게 상기시켜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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